메뉴 건너뛰기

close

이혜경 인천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이 '사라져가는 송도갯벌에 대한 기록'을 발표하고 있다.
 이혜경 인천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이 '사라져가는 송도갯벌에 대한 기록'을 발표하고 있다.
ⓒ 이병기

관련사진보기


전 세계에 개체수가 불과 2300여마리에 불과한 저어새(멸종위기 1급, 천연기념물)의 200일간 모습을 담은 기록과 이들이 서식하는 송도갯벌의 미래를 고민하는 소중한 시간이 마련됐다.

인천저어새네트워크는 21일 연수구 인천평생학습관에서 '2010 저어새섬 200일간의 기록, 송도 저어새 보전을 위한 포럼'을 열고 송도 저어새 번식현황과 향후 보전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저어새 모니터링 결과와 저어새 번식을 위한 시민들의 보전활동, 저어새섬 이야기, 그림으로 보는 저어새섬, 특별영상 등 다양하고 따뜻한 내용들이 발표됐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한국물새네트워크 이기섭 박사는 '2010년 한국의 저어새 번식현황과 남동유수지' 강연에서 "최근 10년 간 15개의 저어새 번식섬이 발견되고 번식수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 중 6개 번식섬이 2010년에 사라져 저어새 번식지 부족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우려했다.

이 박사는 "남동유수지 저어새섬은 올해 저어새의 4대 중요 번식지가 됐으며, 사람의 작은 개선 노력에도 큰 효과가 있음을 입증한 사례"라며 "송도갯벌은 국내 저어새 도래수의 15% 이상을 수용하는 곳으로 이동경로로도 중요한 지역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조영길씨가 만든 '저어새 특별 영상'
 조영길씨가 만든 '저어새 특별 영상'
ⓒ 이병기

관련사진보기


남동유수지의 중요성이 해마다 급부상 하는 이유로 ▲북한쪽 번식지가 없어지면서 남쪽 번식지 증가 ▲유도 번식지 사라지면서 강화남단 번식지 생김 ▲번식장소 축소에 따른 결과 등이 언급됐다.

이 박사는 또 "송도에서 태어난 어린 저어새들은 이소(자리를 옮김) 후 인근 송도 갯벌에서 3개월 정도 머물며 먹이를 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11공구 매립은 저어새 번식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발표에 따르면 남동유수지 저어새는 송도 갯벌 외 시화 남측, 영종도, 강화 등에서도 발견돼 서로 서식지가 연결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어린 저어새의 발목에 가락지를 부착해 생태를 연구한 결과, 저어새섬의 새끼들은 월동지 전역으로 퍼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참가자들이 동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참가자들이 동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 이병기

관련사진보기


모니터링 결과 올해 남동유수지에서는 저어새 38쌍이 번식하고 53마리가 이소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번식성공률은 둥지 당 1.4마리로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으며, 봄철 둥지 자리를 만들어준 활동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의 경우 남동유수지 번식 시도는 24쌍이었으며 이소한 새끼 수는 단 6마리에 불과했다. 또 둥지 별 이소한 평균 새끼 수도 0.25마리로 적게 조사됐다.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인천교사모임 남선정씨는 '2010년 남동유수지의 저어새 번식생태 모니터링 결과'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는 더 많은 수의 저어새가 와서 많은 새끼를 키워냈다"면서 "우리는 그들을 위해 해 준 것도 없는데 고맙게도 또 와서 잘 살아줬다"고 말했다.

남씨는 "그러나 이제 그들과 함께 사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전혀 모르는 인간들에 의해 이곳에서 쫓겨날 상황이 됐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마지막 희망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기록은 체계적이지 못해 산만하고 엉성하지만, 마지막 희망을 위해 하루 하루 행복한 마음으로 남긴 기록의 결과"라며 "이어지는 새로운 희망을 위해 잘 쓰일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이번 모니터링은 하루 세 번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각 시간대별 모니터링 담당자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와서 저어새 섬과 남동유수지 전체 상황을 파악했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저어새의 먹이터를 확인하고, 갯벌의 다른 물새류 조사를 위해 송도갯벌과 주위 습지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이날 포럼에선 김보경(송도갯벌을 지키는 시민모임)씨가 '저어새 번식을 위한 사람들의 보전활동'을, 이혜경(인천환경운동연합)씨가 '사라져가는 송도갯벌에 대한 기록'을, 김형문(인천저어새네트워크)씨가 '푸른숲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저어새섬 이야기'를, 박영란(가톨릭환경연대)씨가 '바람잘 날 없는 저어새섬' 등을 발표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신문 <인천in>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저어새 , #인천환경운동연합, #송도저어새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