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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중 재해를 당한 노동자는 자신이 입은 재해가 산재보험에 적용되지 않을까봐 불안에 떨어야 한다. 지은 지 20년 가량 된 임대아파트에 사는 여성 노동자들은 낙후된 시설 보수를 받지 못한 채 불편한 생활을 감내해야 한다. 65세 이상 어르신 8만 명의 기초노령연금의 지급이 중단 될 위기에 처하게 됐다. 33만 명의 중증장애인에게 돌아가던 혜택도 감소 될 상황이다.'

'한나라당 날치기 소동에 따른 예산 변경 사항'들이다. 강행 처리된 예산안을 이 잡듯 뒤진 민주당과 진보신당은 한나라당의 예산안이 '반서민예산'이라며 그 증거들을 제시하고 있다.

법 위반해서까지 서민지원 예산 삭감한 한나라당

한나라당의 새해 예산안 단독 처리에 반발해 닷새째 장외 투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정부·여당의 예산안 날치를 비판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나라당의 새해 예산안 단독 처리에 반발해 닷새째 장외 투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정부·여당의 예산안 날치를 비판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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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전병헌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당 회의에서 "한나라당은 2011 예산안을 날치기 처리하면서 법령에 따라 정부가 의무적으로 국고에서 지원해야 할 금액 중 총 3803억 원을 지원하지 않아, 서민지원예산을 불법적으로 삭감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법을 위반해서까지 서민에게 지급하던 지원금을 깎아버린 셈이다.

이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는 '약자'에게 돌아간다. 우선, 노인에게 타격이 가해진다. 기초노령연금법 조항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70%에게 기초노령연금을 지급해야 하지만 한나라당 안은 법정소요예산 대비 611억 원이 부족해 노인 8만 명이 기초노령 연금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국민건강보험 역시 국고부담을 2789억 원 삭감해 정부의 법정분담비율인 20%에도 미치지 못하게 되었고, 결국 보험 가입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이 역시 '법' 위반임은 물론이다.

또 다른 피해자는 장애인이다. 장애인 연금에 대한 국고지원을 삭감해 중증장애인 32만 7천명에게 돌아가던 혜택이 감소될 예정이다. 장애인연금법에 따르면, 장애인연금 기초급여는 국민연금 수급 전 3년 간 평균소득액의 5%에서 10%로 인상토록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안은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삭감해버린 탓이다.

전병헌 의장은 "불법과 탈법의 종합 선물세트와 같은 날치기 예산이 반서민-불공정 예산임을 그대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회의에 참석한 박지원 원내대표 역시 "포악한 인질범들도 어린이, 여성, 노인을 배려하는데 이명박 정권은 형님 예산, 영부인 예산, 박희태 예산만 우선하고 있다"며 "이런 형님 예산을 지적한데 대해 청와대에서는 '저급정치'라고 하는데, 누가 할 말을 누가 하고 있는지 한심한 말은 차라리 안하는 것이 좋겠다"고 쏘아댔다.

"날치기에 날아간 산재보험과 여성노동자 임대아파트 보수비"

진보신당 정책위원회 역시 15일 "한나라당의 날치기에 산재보험급여와 여성노동자 임대아파트 보수비가 날아갔다"며 "고용노동부 예산이 총 1443억 원 삭감되고, 그 중 산재보험급여 389억 원 삭감돼 노동자들의 산재보험 혜택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진보신당에 따르면, 산재보험기금 지출의 경우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는 156억 원 증액 의견을 제출했으나 날치기로 인해 상임위 안이 전혀 수용되지 않아 오히려 산재보험급여가 389억 원이나 추가로 삭감됐다. 결국 상임위 의견에 비해 545억 여 원이 삭감된 셈이다.

정책위는 "산재보험급여 삭감으로 인해 내년 산재보험 기준이 더욱 까다로워져 노동자들의 산업재해 인정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또한 저소득층에게 지원되는 여성노동자 임대아파트의 낙후된 시설을 보수하는 데 드는 비용, 6억 원도 예산에 반영되지 않았다. 환노위가 근로복지기금 중 임대아파트 시설 보수예산 증액을 요구했지만 수용되지 않은 것. 더불어 환노위는 장애인고용촉진 기금 지출에 대해 200억 원 증액 의견을 제출했으나 이 역시 전액 미반영 되었다.

홍원표 진보신당 연구위원은 "산재보험 급여 삭감은 OECD 국가 중 산재사망율 1위의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도 전혀 보이지 않는 작태로, 형님예산에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이 날아간 셈"라며 "날치기 예산은 외국에 한식당 짓는데 50억을 배정하고 여성노동자 임대아파트 시설보수에 쓸 6억 원조차 아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날치기, #반서민, #예산안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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