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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불심이 시간이 갈수록 폭발하고 있다. 9일 조계종 총무원이 한나라당의 새해 예산안 날치기 통과와 정부의 종교편향을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데 이어, 조계종 중앙종회 종책모임과 불교단체가 잇따라 성명을 발표하는 등 분노의 목소리가 불교계 전체로 퍼져 가고 있다.

 

'산문폐쇄'한 불교계의 분노... "다른 국가지원 예산도 반환 추진해야" 

 

조계종의 최고 의결기구인 중앙종회의 여러 종책모임(국회 정당과 유사한 스님들의 모임)은 총무원의 정부여당 규탄 성명이 발표된 직후 연이어 지지성명을 발표했다. 종책모임 보림회는 지난 9일 오후, 가장 먼저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여당에 대한 산문폐쇄와 4대강 사업에 대해 반대한다는 조계종의 방침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10일 오전에는 종책모임 화엄회와 법화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역시 정부 여당을 규탄하며 조계종의 방침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한나라당을 향해 "4대강 사업이 포함된 새해예산안과 4대강주변 개발권을 보장하는 특별법(친수구역활용에 관한 특별법) 등 법률안을 민주적 절차를 생략한 채 폭력적으로 날치기 통과 시켰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국민의 안위보다 자신들의 정치적 야욕에 목적이 분명했음을 여실히 드러낸 만행과 오만"이라며 "국민과 불교계를 기만한 이명박 정부와 여당은 더 이상 존립의 가치가 없다"고 못 박았다.

 

화엄회와 법화회는 또 "템플스테이 예산도 이러한 폭력적 행태와 한나라당의 정치적 이기주의 앞에 전면 삭감됐다"며 "조계종 총무원은 국가지원 예산의 일체 반환을 추진해야 하며, 전국의 사찰들도 이명박 정부 및 한나라당 관계자들의 사찰 출입을 엄격히 통제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불교계에서 4대강 반대에 앞장 서 온 불교환경연대(상임대표 수경스님)도 이날 오후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여당을 규탄하는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이처럼 '산문폐쇄'까지 시행하는 등 초강경 태도를 보이는 불교계의 분노는 정부 여당과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008년 촛불집회 때보다 더 심각해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정부 여당과 불교계의 마찰은 지속돼 왔지만, 최근 KTX 통도사역 역명 변경과 템플스테이 예산 삭감, 4대강 예산 날치기 통과 등이 연이어 터지면서 양측의 관계는 악화될 대로 악화됐다.

 

새해 예산안 날치기와 4대강 사업에 격렬하게 반발해 온 야당, 시민사회에 불교계가 합세한다면 정국이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렵게 혼란스러워질 것으로 보인다.

 

뭉치는 야당·시민사회·종교계, 대정부투쟁 '시동'

 

 

불교계의 행동은 벌써 시작됐다. 불교계를 선두로 한 종교계는 이날 오전 "정부가 종교계의 4대강 갈등 중재 노력을 무시했다"며 대정부투쟁에 시동을 걸고 나섰다.

 

조계종 화쟁위원회를 비롯해 '4대강사업 국민적 논의위원회'에 참여했던 기독교와 원불교 대표들은 서울 종로구 조계사 역사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규탄의 한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여당의 예산안 날치기 통과는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외면하는 처사"라고 규정한 후, "사회 통합을 위한 논의라는 합리적 명분을 무시한 정부 여당의 부당함을 좌시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알리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 도법 스님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국장 이훈삼 목사, 원불교 문화사회부장 김대선 교무가 각각 종단을 대표해 참석했다.


태그:#4대강, #불교, #4대강 예산, #날치기, #출입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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