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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18일 서울을 방문한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분주한 일정을 소화했다. 당시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18일 이용준 외교부 차관보와 만난 뒤 기자들에게 북한이 불가역적인(irreversible) 비핵화 조치를 취한다면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북한이 매력을 느낄 포괄적 패키지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으며, 20일 아침 중견언론인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는 "포괄적 패키지 내용은 한국과 중국, 일본 등과 조율 과정을 거쳐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5월 25일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긴박하게 돌아가던 당시 정세를 고려하면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었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으며,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언론들은 포괄적 패키지에는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만이 아니라 북-미 관계 개선(북-미 수교)까지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도했다.

그런데 최근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문서의 내용을 전하면서 국내 언론들은 한국 방문 마지막 날인 7월 20일 캠벨 차관보를 만난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김정일이 2015년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의 미국대사관이 워싱턴에 보낸 전문을 보면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또한 국내 언론들이 캠벨이 현인택 장관을 만났다는 내용을 보도하지 않은 것으로 봐서 회담은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7월 24일에 작성된 전문번호 Seoul 001171은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가 작성한 것으로 캠벨 차관보도 전문내용을 승인한 것으로 되어 있다. 전문에 따르며, 현인택 장관은 김정일의 건강문제와 후계, 6자회담, 북한의 정세와 주요인물, 개성공단 등 광범위한 문제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전문의 <요약>에는 "비록 김정일이 지금은 체제를 확고하게 장악하고 있지만 그는 2015년을 넘겨 살지는 못할 것 같다(Although Kim Jong-il(KJI) remained firmly in control of the regime for now, he was unlikely to live beyond 2015.)"라고 되어 있다.

또한 면담 내용을 자세하게 보고한 부분에는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현 장관은 김정일의 전반적인 정치권력은 강고하지만 그의 건강은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지금까지는 잘 버텨왔지만 김정일은 3-5년 이상 살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While KJI's overall political power remained "firm and strong," his health was weakening, Hyun said. South Korean analysts believed that KJI was unlikely to live more than 3 to 5 years, although he seemed to be doing better lately.

현 장관은 김정일의 건강이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을 뿐이며, 스티븐스 대사가 평소 국내 북한 전문가들과의 의견교환을 통해 얻은 내용을 전문에 반영했던 것으로 보인다.


태그:#김정일, #현인택, #커트 캠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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