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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종렬 한국모바일인터넷(KMI) 컨소시엄 대표가 6일 낮 서울 프레스센터 18층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4이동통신'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공종렬 한국모바일인터넷(KMI) 컨소시엄 대표가 6일 낮 서울 프레스센터 18층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4이동통신'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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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브로 서비스 안하는 사업자도 허가할 것 같으면, (KMI에) 빨리 허가 내면 많은 발전이 있을 텐데 안타깝게 생각한다."
"내가 (정보통신부) 공무원 생활 중 통신 몰랐던 장관도 주무 부처로 왔지만 잘하고 나갔다. 얼마 전 삼성전자 사장 인사에도 그 회사 경험 없이도 옮겨간 사람 많더라."

'제4이동통신사' 첫 신청에서 고배를 마신 공종렬 한국모바일인터넷(KMI) 컨소시엄 대표가 작심하고 쓴 소리를 날렸다. 지난달 2일 KMI의 기간통신사업 신청을 '불허'한 방송통신위원회와 KMI를 견제해 온 기존 이통3사를 겨냥한 것이었다.   

'제4이통' 1차 고배 KMI, 첫 공식 기자간담회 열어

KMI는 6일 낮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18층에서 첫 공식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계획서 주요 내용과 그 근거 자료들을 공개했다. 1차 신청 탈락 이유 가운데 하나가 일부 대주주들의 '먹튀' 의혹, 자금 조달 논란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공개 간담회를 자청한 것이다.

KMI는 '와이브로(광대역 무선인터넷)' 주파수를 할당 받아 전국 휴대인터넷망을 구축한 뒤 이를 주요 주주로 참여한 MVNO 사업 제휴사에게 제공하는 사업 모델을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달 2일 방통위는 KMI의 시장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어서 자금 조달 능력이 의심되며, MVNO 참여사들의 통신 사업 경험도 일천하다며 '부적격 통보'했다. 이에 KMI는 지난달 17일 사업계획서를 일부 보완해 재허가를 신청한 상태다.(관련기사: 통신요금 20% 깎는 '제4이통사' 꿈 멀어지나)

공종렬 대표는 지난 심사 결과를 의식한 듯 발행 계획조차 없다는 국민주 투자 의향 설문조사 결과까지 공개하며 자금 조달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주식 개인투자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5.9%가 KMI 국민주에 관심을 보였고, 48.9%가 액면가 3배(1만5000원) 이상 할증 발행하더라도 매입 의사를 보였다는 것이다. 이는 2009년 개인 투자자 투자 현황을 대입하면 최대 7조 8335억 원에 달하는 규모라는 주장이다.

공 대표는 "국민주를 발행하겠다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일각에서 해외 자본 유치나 향후 자본 조달이 잘 안 될 거라는 생각을 바꾸기 위해 조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KMI는 내년 10월 상용서비스 후 필요한 자금 6조 2552억 원 가운데 4조 2897억 원은 자체 매출로 감당하고 나머지 1조 9655억 원을 설립 자본금과 해외 자본 유치로 충당할 계획이다. 

"6년간 동일 지분 유지 의무화... '먹튀' 없을 것"

또 대주주가 시세 차익만 노리고 '먹튀'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공 대표는 "먹튀식 지분 매각을 막기 위해 구성 주주간 계약을 통해 동일 지분 유지를 의무화하고 회사 설립 후 6년이 경과해 제휴사들이 합의한 경우 외에는 지속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KMI 주요 주주로 참여한 MVNO 제휴사는 현재 6개로, 앞으로 1차 증자시 총 자본금 8500억 원 중 800억 원씩 4800억 원을 출자해 9.41% 지분을 똑같이 보유하게 된다. 

또 기존 이통사와 경쟁해 전체 통신시장의 20%를 가입자를 확보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심사위원들의 의문을 감안한 듯, 기존 이통사들과 요금, 서비스 경쟁이 아닌 와이브로 기반의 '휴대인터넷'이란 새로운 사업 영역임을 강조했다. 

공 대표는 "이통3사 노하우를 신생업체가 하루아침에 따라갈 수 없다"면서 "통신요금 20% 인하는 초기 런칭 레버리지 개념으로 지속적으로 요금 경쟁을 하겠다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KMI는 와이브로 기반 서비스로 유선, 음성 기반의 기존 이통사 서비스와 달라 서비스 경쟁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KT-SKT, 3G 때문에 와이브로 투자 적극적으로 안해"

와이브로는 국제표준기술로 인정받은 국내 개발 기술이지만 그동안 국내 이통사들의 투자가 부족해 수도권과 대도시에서만 서비스가 돼 왔다. 사진은 지난 9월 30일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KT-인텔 와이브로 사업 제휴 행사.
 와이브로는 국제표준기술로 인정받은 국내 개발 기술이지만 그동안 국내 이통사들의 투자가 부족해 수도권과 대도시에서만 서비스가 돼 왔다. 사진은 지난 9월 30일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KT-인텔 와이브로 사업 제휴 행사.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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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공 대표는 "KT와 SK텔레콤에게 와이브로 사업권을 줬지만 WCDMA(3G) 투자와 겹쳐 활성화되지 않았다"면서 "미국 클리어와이어는 최근 와이브로 가입자가 360만을 넘었고 일본 UQ 역시 1년 만에 전국 70% 지역에서 서비스하며 연말까지 8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와이브로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를 KT와 SKT에 돌렸다.

공 대표는 "우리나라 (와이브로 가입자) 55만은 의미 없는 숫자"라면서 "와이브로로 서비스 안 하는 사업자를 허가할 것 같으면 (KMI에) 빨리 허가 내면 많은 발전 있을 텐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또 기존 이통사들의 폐쇄적 유심(USIM) 정책을 겨냥해 "기존 이통사들은 유심을 단말기와 연관 짓는데 우리는 유심을 완전히 공개할 것"이라면서 "대용량 유심으로 개인 정보 기능을 넣어 단말기를 바꿀 때 유심만으로 모든 절차를 끝내게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략적 제휴 협력사로 참여한 삼성전자와 단말기 스펙을 협의하고 있으며 3D(3차원) 10인치 태블릿도 구상 단계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주요 주주업체들의 통신 사업 경험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서비스 초기부터 MVNO가 독자적으로 상품을 구성해 가입자 유치하는 게 가능할 것이냐는 점을 간과했다"면서 "초기 일정 기간 통합 마케팅으로 가입자를 유치해 각 MVNO에 똑같이 나누는 형태로 가겠다"고 밝혔다.

KMI는 서비스 2년차부터 전국 서비스가 가능하고 기존 이통사 요금 대비 20% 저렴하다는 것을 전제로 2016년까지 가입자 수를 1046만 명으로 추정했다. 특히 KMI는 그 근거가 된 시장 조사 설문지 전문을 공개하기도 했다. 수요 조사 결과에 대한 오해를 없애겠다는 의지 표시였다.

노영규 방통위 통신정책국장은 지난달 2일 KMI 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업계획서도 바꾸지 않고 현재 주주 구성 그대로 한다면 '팩트' 자체가 바뀌지 않는 상태에서 심사위원이 바뀐다고 65점에서 70점으로 갈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KMI는 주주 구성 등 '팩트'에 큰 변화를 시도하기보다 '공개' 전략을 택했다. 과연 KMI의 시도가 2차 심사 과정에 어떻게 반영될지는 앞으로 두고볼 대목이다.


태그:#KMI, #제4이동통신, #와이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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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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