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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과 남학생이 50㎝ 이상 떨어져 있지 않으면 '윤리거리' 규칙 위반이래요. 학칙에도 없는 내용인데 선생님들이 지키길 강요하죠. 학교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남학생들이 앉은 자리 옆이 텅텅 비어도 여학생은 앉지 않아요. 앉았다가 윤리거리 규칙 위반에 남학생과 이성교제로 오해받으면 교내 봉사 등 처벌을 받으니까요."

이 지역 학생 제보에 따르면, 경기 안산 ㄷ고교는 학칙에도 없는 '윤리거리' 개념을 도입해 학생 이성교제를 막고 있다. 학생 이성교제 정황과 증거가 확보되면 3일 이상 수업을 들을 수 없는 것은 물론 이들이 속한 동아리를 없앨 수 있다.

전국 대다수의 중고교에서 학칙을 통해 청소년 이성교제를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인권행동 아수나로는 이 같은 학칙이 청소년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있다면서 이를 폐지하고 실효성 있고 인권적인 성교육을 실시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대다수 학칙, 사실상 이성교제 금지

 아수나로 활동가가 학교에서 겪은 이성교제 탄압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아수나로 활동가가 학교에서 겪은 이성교제 탄압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 강성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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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나로는 16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사랑은 19금이 아니야!'라는 주제로 청소년 연애탄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전국 8개 시·군·구에 위치한 중고교의 학칙을 표본 조사한 결과, 대다수 학교에서 청소년 이성교제를 탄압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서울 관악구의 경우. 총 32개 중 26개의 학교에서, 경기도 화성시는 45개 중 39개 학교가 청소년의 연애나 성행위 관련 징계·처벌 규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면 △이성간의 건전한 교제는 권장 △남녀학생 단 둘의 만남은 항상 개방된 장소를 활용 △성교육 이수 △남녀 학생간 서로 존중하고 양성평등 의식 △교내에서 신체 접촉 등 불건전한 이성교제는 규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아수나로는 "양성평등 의식을 고취하는 것 등의 내용은 긍정적이지만 남녀학생 단 둘의 만남은 개방적인 장소를 이용해야한다는 식의 조항들은 학생의 사생활 자유와 성적 자기 결정권을 인정하지 않으며 성행위를 금지하려는 의도가 담긴 조항"이라면서 "불건전한 이성교제를 신체 접촉으로 규정하는 부분 역시 청소년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순결교육, 이성교제 학생 치료전문기간 위탁도

아수나로가 공개한 학교별 학칙 실태를 살펴보면 이 같은 내용은 더욱 두드러진다.

서울 ㄱ 고교의 경우 이성을 교내에서 껴안으면 사회봉사 이하의 선도에 처할 수 있게 명시했다.

경기 ㄱ 외고 학생은 순결교육과 성교육을 반드시 이수해야 하며 이성 및 동성의 스킨십은 어떤 형태로든 불허하고 있다.

경기 ㅊ국제중은 이성교제 관련 '교우 이상의 관계'를 금하며 지속적이고 빈번한 이성간 만남을 금지하고 있다. 이성간 포옹, 키스 및 이성을 업는 행위, 연애편지 및 문자메시지 등에 벌점을 주는 학교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는 미혼모의 학습권을 보장하라는 권고를 냈지만 경기 포천 ㄷ고교는 임신, 출산 등에 해당하는 학생을 퇴학처분 할 수 있게 했고, 부산 ㅅ고는 '결혼한 학생 퇴학'이 명시되어 있었다.

이 밖에 이성교제를 한 학생을 병원이나 치료전문기관에 위탁해 장기 선도하는 학교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과도하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수나로는 성명서를 통해 "청소년의 성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높지만 청소년들의 올바른 성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논의는 부족하기만 하다"면서 "학교의 연애 탄압에 문제제기하는 것은 청소년의 성적 자기 결정권 시현을 위한 첫 걸음"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청소년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학칙 폐지 △실효성 있고 인권적인 성교육 실시 △임신·출산 청소년의 출산과 양육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사회적 장치 마련 등을 촉구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교육희망>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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