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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명 트레일 관계자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과 올레 1코스와 3코스를 함께 걸으며 우정을 쌓았다.
 세계 유명 트레일 관계자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과 올레 1코스와 3코스를 함께 걸으며 우정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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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유명 트레일(도보여행길) 관계자들이 제주올레를 함께 걸었다. 트레일 관계자들이 공식협의 모임을 갖고, 걷기 축제를 함께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세계 유명 트레일 관계자들이 제주도를 찾은 이유는 한국 도보여행을 주도해온 제주올레가 걷기 축제를 열고 있기 때문이다. 사단법인 제주올레(이사장 서명숙)가 주최하는 축제의 테마는 '행복하라, 이 길에서(Be happy on the trail!)'. 오는 13일까지 열리는 축제 기간 동안에는 제주올레 1∼5코스(총 길이 92km)에서 시 낭송과 공연감상 등 다양한 문화체험도 함께 할 수 있다.

지난 2007년 제주올레 코스가 첫 길을 낸 이후 처음으로 연 '올레 걷기 축제'에 카미노 데 산티아고(스페인), 코츠월드 웨이(영국), 시코쿠 오헨로(일본) 등 전 세계 유명 트레일 관계자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들은 지난 7일 '월드 트레일 컨퍼런(World Trail Conference)스'를 개최하고 '월드 트레일 네트워크' 발족 등을 합의하는 성과를 냈다. 특히 제주올레는 캐나다의 브루스 트레일, 영국 코츠월드 웨이와 우정의 길 협약을 맺었다. 제주 올레가 세계인이 찾는 도보여행길이 되는 기초를 닦은 것이다. 제주올레는 지난 4월에도 스위스 정부 관광청과 '스위스-제주올레 우정의 길'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축제 첫날인 9일, 전 세계 트레일 관계자들이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과 함께 올레 1코스와 3코스를 함께 걸었다.

"제주 올레는 아름다움"... 전 세계 트레일 관계자들도 극찬

세계 유명 트레일 관계자들은 제주올레 3코스를 걸으며 환상적인 제주도 풍광에 연신 감탄했다.
 세계 유명 트레일 관계자들은 제주올레 3코스를 걸으며 환상적인 제주도 풍광에 연신 감탄했다.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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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3코스에 있는 바다목장 옆에선 주민들이 귤 껍질을 말리고 있다.
 제주올레 3코스에 있는 바다목장 옆에선 주민들이 귤 껍질을 말리고 있다.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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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코츠월드 웨이 책임자인 제임스 블록리는 "영국 코츠월드 웨이와 제주올레는 사람들이 걷기에 수월한 길이란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지만 제주올레가 자연경관이 더 빼어난 점에서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츠월드 웨이는 숲길 위주지만 제주올레는 걷는 동안 숲과 바다와 돌과 바람 등 자연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어 더욱 아름다운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주올레를 한마디로 표현해 달라는 부탁에 "아름다움"이라고 답했다. "1코스에 있는 알오름에서 바라보는 성산 일출봉과 바다의 풍광이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일본에서 온 타카야마 마사루 교수는 생태관광을 전공했다. 그는 "5월 봄, 11월 가을 이렇게 두 차례 제주올레를 걷는 기회를 가졌다"며 "제주올레는 한국의 대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일본 관광객들이 한국을 찾으면 먹고 쇼핑하는 것으로 일정을 채운다"고 지적하며 "제주올레는 한국을 찾는 세계 여행자들이 다른 한국을 발견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특히 타카야마 교수는 "도보여행자들이 제주도의 풍경과 생활, 문화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지역별 코스마다 지역 가이드를 두는 것도 좋겠다"며 애정 어린 조언을 남겼다. 

세노 케니치씨는 "전에 항공사 다녔던 경험 때문에 제주도는 다섯 번 방문할 수 있었다"면서 "제주올레는 공생"이라고 말했다. 세노씨는 "오래된 옛길을 재발견하여 걸으며 지역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을 크게 받았다"고 그 이유를 말했다. 즉 "사람과 길의 공생이 제주도를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로 만들고 있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제주 올레는 일상의 해방구"

억새 너머 보이는 제주 바다가 하늘색을 가득 품었다.
 억새 너머 보이는 제주 바다가 하늘색을 가득 품었다.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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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3코스에 있는 표선해수욕장 가는 길. 모래밭에 수맣은 도보여행자들의 발걸음이 그대로 남겨져 있다.
 제주올레 3코스에 있는 표선해수욕장 가는 길. 모래밭에 수맣은 도보여행자들의 발걸음이 그대로 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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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유명한 도보여행가인 김남희씨는 "제주올레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워낙 바람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제주올레를 걸으면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가며 실컷 바람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 까닭을 얘기했다.

그는 제주올레를 걷는 이들에게 "혼자 많이 걸으라"며 "걷다보면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며 올레를 걷는 이들이 있는데 가급적이면 음악보다는 자연의 소리를 듣고 온몸으로 풍경을 느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제주올레 관계자들과 지자체에도 "새로운 길을 빨리 내려기보다는 천천히 길을 내줬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서울에서 온 올레꾼 김미영씨는 "제주올레는 해방구"라고 말했다. "모든 일상의 굴레를 벗어나 제주올레를 걸으면서 자유로워지고 잡념이 없어지기 때문에 제주올레는 일상의 해방구"라는 것이다.

김씨는 "의도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매 순간 나의 역할과 나의 사회적 기능, 문명이라 불리는 것들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일상의 굴레가 있다"며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시간이 제주올레를 걷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바람 많은 섬 제주도에서 일기 시작한 도보여행 바람. 이 바람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다만 분명한 것은 제주올레는 그 바람의 진원지로서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 유명 트레일 관계자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트레일 네트워크 구성을 합의 하는 등 많은 성과를 냈다. 제주올레 3코스에서 서명숙 이사장이 제주 돌담 이야기를 전해주자 진지하게 듣고 있는 트레일 관계자들.
 전 세계 유명 트레일 관계자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트레일 네트워크 구성을 합의 하는 등 많은 성과를 냈다. 제주올레 3코스에서 서명숙 이사장이 제주 돌담 이야기를 전해주자 진지하게 듣고 있는 트레일 관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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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제주 올레, #제주도, #트레일,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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