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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프로젝트는 개발이란 이름의 신기루가 법률을 회피하는 시도들에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The POSCO project is an example of how a mirage of development can be used in an attempt to bypass the law)."

<오마이뉴스>가 인도 환경부 산하 미나 굽타 위원회 조사단이 최근 내놓은 '다수보고서(Majority Report)'를 확인한 결과, 오리사 주정부가 포스코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공문서 날조 등의 방법으로 삼림주민보호법(FRA)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사업 인가 철회를 권고했다.

"포스코 프로젝트는 개발이란 이름의 신기루가..."

다수보고서 결론 대목 "포스코 프로젝트는 개발이란 이름의 신기루가 …"
 다수보고서 결론 대목 "포스코 프로젝트는 개발이란 이름의 신기루가 …"
ⓒ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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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인도 환경부는 삼림주민보호법 위반 여부를 조사한 삭세나 위원회 보고서를 토대로 오리사 주정부에 포스코 제철소 건설부지 매입 중단을 통보한 바 있다. 이에 오리사 주정부가 불복하면서 이뤄진 2차 조사에서도 다수 위원들이 포스코 제철소 건립이 부당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다수보고서는 "FRA는 주민 총회(그람사바)를 통해 동의를 얻은 후에 개발 프로젝트를 시행하도록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주민 총회를 개최하지 않았으면서도 오리사 주정부가 이를 날조(Fabricated)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에서 요구하는 핵심 근거를 조작했다는 결론이다.

또한 다수보고서는 "오리사 주정부가 주민들에게 사전에 공청회를 제대로 공지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자유롭게 참여할 수도 없었고, 그나마 시행한 환경영향평가 결과도 사전에 주민들에게 제대로 공지하지도 않았다"면서 "환경영향평가와 공청회를 거쳐 얻은 개발 허가 과정에 심각한 과실과 불법성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포스코 환경영향평가의 문제점도 언급됐다. 다수보고서는 "4개월이란 짧은 시간에 프로젝트 1단계에서만 발생할 수 있는 환경오염 여부를 측정한 것을 토대로 연간 1200만톤 철강을 생산하는 제철소 및 부대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해 개발허가를 내준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스코가 제철소 및 항구에 대한 종합 환경영향평가를 2007년 7월까지 제출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2010년 10월이 되어서야, 겨우 조사팀의 요구가 있고 나서야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포스코에 유리한 결정을 하기가 매우 힘든 상황"

미나 굽타 위원회 다수보고서 표지
 미나 굽타 위원회 다수보고서 표지
ⓒ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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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8일자로 작성된 이 보고서는 미나 굽타 위원회 소속 위원 4명 가운데 3명이 낸 것으로 미나 굽타 위원장 이름은 빠져 있다. 전직 환경부 장관인 미나 굽타 위원장은 그동안 포스코 프로젝트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에 대해 지난 9월 포스코 인도제철소 프로젝트 현지조사를 마치고 돌아온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차장은 "위원회 내에서도 합의가 되지 않아 따로 보고서를 낸 것으로 보인다"면서 "위원장이 단독으로 내놓은 보고서는 마이너리티 보고서로 불린다"고 설명했다.

또한 나 사무차장은 "환경부 장관은 포스코 프로젝트에 우호적인 발언을 했던 인물로, 미나 굽타 위원회를 만든 것도 사업에 면죄부를 주기 위한 것이란 시각이 현지에서 우세했다"며 "그러나 삭세나 위원회에 이어 다시 이런 보고서가 나옴으로써, 이들을 무시하고 포스코에 유리한 결정을 하기가 매우 힘든 상황"이란 의견을 내놓았다.

나 사무차장은 이어 "환경부의 최종 결정이 계속 늦춰지고 있는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면서 "설사 이 고비를 넘긴다 하더라도 문제가 있다는 증거가 이렇게 많이 나온 상황에서는 향후 사업 추진 자체가 더 큰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G20 정상회의 통해 정치적 돌파구 마련될까

올해 1월 이명박 대통령과 만모한 싱 인도 총리의 정상회담
 올해 1월 이명박 대통령과 만모한 싱 인도 총리의 정상회담
ⓒ president.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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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그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인도 환경부 삼림자문위원회(FAC)도 다수보고서와 같은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인도 현지 언론은 자문위가 오리사 주정부가 삼림주민보호법을 위반하고 공문서를 위조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인도 정부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다.

그러나 포스코 측은 5일 서면 답변을 통해 "현재 오리사주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중앙정부 환경부의 최종판결이 나오지 않았으며, 여러 언론도 10월 말, 11월 초 또는 11월 중순 등을 언급하며 결과가 나올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며 "중앙 정부 환경부의 최종판결이 나오는 것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란 원론적인 답으로 대신했다.

포스코 인도제철소 프로젝트 투자규모는 120억 달러. 한국 기업의 해외 단일 투자 사업으로는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인도에서도 사상 최대 규모 사업인 만큼, 이명박 대통령과 만모한 싱 인도 총리도 이제까지 수 차례 확약을 거듭했다.

다가오는 G20 정상회의를 통해 어떤 정치적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되는 것도 그래서다. 다만 '정치란 이름의 신기루'만으로 포스코 프로젝트가 순항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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