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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정규 수업에서 국어, 영어, 수학(국영수) '쏠림' 우려가 일고 있는 가운데 정규 수업이 끝난 뒤 진행하는 방과후학교도 국영수 쏠림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음악, 미술, 체육(음미체)과 기타 관련 방과후학교 비중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6년부터 명칭을 쓰기 시작한 방과후학교는 정규 수업이 끝난 뒤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참여정부 당시 "개방성이 확대된 교육체제에 맞게 정규 교육과정 이외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으로 방과후학교를 운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방과후학교의 '변질'

방과후학교 2007년, 2010년 개설 프로그램 비중
 방과후학교 2007년, 2010년 개설 프로그램 비중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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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교육과학기술위 소속 안민석 의원(민주당, 경기 오산)이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상반기 기준으로 '전국 초중고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개설 현황' 자료를 교과부로부터 제출받아 26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방과후학교 총 강좌수는 2007년 17만1936개(1만 961개교)에서 2010년에는 49만4965개(1만 1231개교)로 늘어났다.

그러나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개설 비율은 해마다 국영수 쏠림 현상을 보여주었다. 조사 기간 3년 사이에 국영수는 37.9%에서 49.8%로 비중이 커진 반면, 음미체와 기타 관련 프로그램은 35.8%에서 19.8%로 줄어들었다. 

2007년에는 수학 관련 방과후학교 강좌는 11.1%를 차지했으나 2010년에는 17.8%로 늘어났다. 영어 관련 방과후학교 프로그램도 13.0%에서 17.5%로 증가해 점유율이 높아졌다. 국어 관련 과목도 13.8%에서 14.5%로 올라갔다.

이에 따라 국어·수학·영어·사회·과학·제2외국어·컴퓨터·음악·미술·체육·기타 관련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등 11개로 분류했을 때 차지하는 비중 순위를 살펴보면 2010년 들어 수학이 1등이었고 영어와 국어가 차례대로 2등과 3등을 차지했다.

반면 음악 관련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8.2%에서 5.2%로, 미술 관련 프로그램은 6.9%에서 4.3%로 각각 줄어들었다. 체육 관련 프로그램도 7.5%에서 4.5%로 낮아졌다. 또한 교과와 직접 관련이 없는 다양한 기타 방과후학교 프로그램도 13.2%에서 5.8%로 떨어졌다.

결국 방과후학교 비중 순위도 2007년 2위였던 기타 프로그램은 2010년 7위로 떨어지고 음미체 관련 프로그램도 최하위권인 8∼10등을 차지하는 등 순위하락을 보였다.

일제고사 뒤 초등 영수 비중 1, 3등으로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2007년에는 6.2%로 비중 순위 6등이었던 수학 관련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2010년에는 15.8%로 2.5배 이상 늘어나 1등으로 뛰어올랐다. 2007년 10.6%로 5등을 차지했던 영어 관련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비중도 2010년에는 14.1%로 증가해 3위로 상승했다. 이 같은 현상은 국영수 위주의 일제고사(교과학습 진단평가, 학업성취도평가)가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영향을 준 결과로 해석된다.

안민석 의원은 "학교수업 시수도 국영수가 늘어나고 수능과 교원 임용도 국영수 중심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방과후학교까지 국영수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이는 과거 70, 80년대 보충수업을 연상시키는 일로 사교육의 역할을 장소만 바꿔 학교에서 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대해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08년 교과부의 4.15 학교자율화추진계획 발표 뒤 외부 학원과 연결된 강사들이 학교에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됨에 따라 고액 수강료를 받는 사례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방과후학교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태그:#방과후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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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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