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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물 제37호 실상사3층석탑(쌍탑)
 보물 제37호 실상사3층석탑(쌍탑)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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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자락의 남원시 산내면 실상사(實相寺)에 귀농을 준비하는 예비 농부들이 농업 현장실습을 나갔다. 평지의 논과 밭으로 둘러쌓인 실상사는 5년여에 걸쳐 3만리 길을 걸어 생명평화 탁발순례를 마치고, 또 다시 4대강 생명평화 수호에 나선 도법스님(실상사 회주)이 기거하는 곳이기도 하다.

주말 내내 이어진 가을 장맛비로 인해 농업 실습이 어긋나게 되어 예정에 없던 연잎차 만들기를 배우게 되었다. 사찰 근처의 연못에서 따온 연잎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닦은 후, 딱딱한 줄기는 빼고 부드러운 연잎만을 사용한다. 큰 연잎을 접어서 가늘게 썰어주는 것이 꼭 밀가루 반죽을 내서 칼국수 면발을 썰어주는것 같다. 가늘게 썬 연잎을 다시 2-3cm 크기로 다지듯이 썰어준다.

차분한 마음으로 연잎을 잘게 썰어준다.
 차분한 마음으로 연잎을 잘게 썰어준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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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에 달군 무쇠솥에 연잎을 넣고 양손으로 눌러서 연잎의 수분을 빼주는 작업을 해주는데 면장갑을 끼고 하면 장갑이 수분흡수를 도와 작업에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덥혀진 연잎은 골고루 펴고 식히면서 수분을 증발시켜 준다. 식은 연잎은 다시 무쇠솥에 넣어 덥히고 식히는 작업을 3~4회 반복하여 수분을 빼줘야 한다. 무쇠솥은 한번 사용할때 마다 솥 안에 물을 한두방을 떨어뜨린 후, 깨끗하게 닦아야만 좋은 차를 만들수 있다.

양손으로 눌러서 연잎의 수분을 제거하는 작업을 3-4회 반복한다.
 양손으로 눌러서 연잎의 수분을 제거하는 작업을 3-4회 반복한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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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을 제거후에는 덖는 작업을 5-6회 반복한다.
 수분을 제거후에는 덖는 작업을 5-6회 반복한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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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을 제거하고 덖은후 식혀서 다시 덖어주는 작업을 9번 반복한다.
 수분을 제거하고 덖은후 식혀서 다시 덖어주는 작업을 9번 반복한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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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을 제거한 뒤에는 다시 무쇠솥에 연잎을 넣고 덖는 작업을 해줘야 하는데, 잎을 태우지 않는 것이 중요하기에 약한불에서 빠른 손놀림으로 골고루 덖어준 후에, 골고루 펴서 식혔다가 다시 덖어주는 작업을 4~5회 반복한다. 모두 9번 정도 무쇠솥을 들락거리는 고된 과정을 마친후에야 연잎차가 완성된다.

냉수에 띄운 연꽃차는 향기가 그윽하게 올라온다.
 냉수에 띄운 연꽃차는 향기가 그윽하게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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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차는 연잎에 담아서 줄기를 빨대삼아 마시는 재미도 있다.
 연꽃차는 연잎에 담아서 줄기를 빨대삼아 마시는 재미도 있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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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잎 다듬기부터 덖는 과정까지 서너시간은 걸린 듯 하다. 차를 만들고 남은 연잎과 줄기는 효소로 만들었다. 뻐근한 몸을 풀어주며 대중방에 서로 마주앉아 차분한 마음으로 해강스님(실상사 주지)의 법문을 듣고 연잎차 시음을 했다. 데워진 물에 연잎을 넣고 우려내니 맑고 고운 색깔이 나왔다. 냉수에 띄운 연꽃차를 연잎에 담아 줄기를 통해 입속으로 넣어주니 향긋한 꽃향기가 피어 올랐다.



태그:#지리산, #실상사, #연잎, #연꽃, #연잎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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