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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국 100주기를 맞은 매천 황현 선생 영정
 순국 100주기를 맞은 매천 황현 선생 영정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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亂離滾到白頭年 난리곤도백두년

幾合捐生却末然 기합연생각말연
今日眞成無可奈 금일진성무가내
輝輝風燭照蒼天 휘휘풍촉조창천

어지러운 세상에 떠밀려 백두의 나이에 이르도록
목숨 버리려다 그만둔 것이 몇 번이던고.
오늘에야 참으로 어쩔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바람 앞에 촛불 번쩍번쩍 창천에 비추누나.
- 황현, 매천야록/임형택 옮김

지난 9일은 매천 황현 선생(1855~1910)이 순국한 지 100년이 되는 날이다.

전남 구례군 광의면 수월리 매천사에서는 서기동 구례군수, 강춘석 순천보은지청장, 정동인 매천황현선생기념사업회장을 비롯하여 구례군 유도회 소속 많은 유림들이 참석한 가운데 매천 황현 선생 100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매천 황현선생 100주기 추모식에서 재배를 하는 제관과 유림(구례 매천사)
 매천 황현선생 100주기 추모식에서 재배를 하는 제관과 유림(구례 매천사)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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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추모식에서는 구례유도회 주관 하에 서기동 구례군수가 초헌관(初獻官) 자격으로 매천사 사당에서 제례를 봉행하였다.

조선의 마지막 선비이자 시인인 매천 황현 선생은 1910년 9월 10일, 일제의 강제병합 소식을 듣고 이곳 구례군 광의면 월곡마을 대월헌에서 절명시(絶命詩) 4수를 남기고 자결하였다.

매천 황현 선생은 1855년(철종6년) 광양 땅 서석촌(지금 광양군 봉강면 석사리)에서 태어나, 28세 때인 1882년 과거시험 초시에 1등으로 뽑혔으나, 변방 출신이라는 이유 때문에 합격이 취소되었다.

 매천 황현선생 100주기 추모식에 초헌관으로 헌향을 하는 서기동 구례군수
 매천 황현선생 100주기 추모식에 초헌관으로 헌향을 하는 서기동 구례군수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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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34세 때인 1888년에는 생원시에 합격하였으나, 구한말 당시 시대 상황이 '도깨비 세상에 미치광이'꼴로 돌아가자 구례군 백운산 자락 간전면 수평리 만수동 산골에 '구안실(苟安室)'이란 서실을 세우고 저술활동을 하며 제자들을 가르쳤다.

매천은 이곳 구안실에서 17년간 기거하며 '오하기문', '매천야록' 등 가장 왕성한 저술을  활동을 하다가 48세 때인 1902년에 만수동 생활을 청산하고, 1910년 자결을 할 때까지 지금의 매천사가 있는 광의면 월곡마을로 이사를 하여 살았다.

鳥獸哀鳴海岳嚬 조수애명해악빈
槿花世界易沈淪 근화세계이침륜
秋燈奄券懷千古 추등엄권회천고
難作人間識字人 난작인간식자인

조수도 슬피 울고 강산도 찡그리오.
무궁화 이 세계는 망하고 말았구려.
가을 등불 아래 책을 덮고 지난 역사 헤아리니
세상에 글 아는 사람 되기 어렵기도 합니다.
- 황현, 매천야록/임형택 옮김

 매천 황현 선생 100주기 추모제(구례 매천사)
 매천 황현 선생 100주기 추모제(구례 매천사)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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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천은 1910년 음력 8월 5일, 한일 합병령이 군아(구례군청)에서 민간에 반포되자, 바로 그 날 밤에 아편을 먹고 이튿날 숨을 거두었다. 국가와 운명을 같이하여 죽음을 선택한 것이다. 매천은 죽기 전에 따로 유언을 남겼다.

"나는 죽어야 할 의리는 없다. 다만 국가가 선비를 기른지 5백년인데 나라가 망하는 날 몸을 바친 자가 한 명도 없다면 어찌 통석한 일이 아니랴! 나는 위로 하늘의 병이(秉彛)의 아름다움과 아래로 평소 읽은 책의 의미를 저버릴 수 없다. 눈을 감고 영영 잠들면 참으로 쾌할 것이다."

그가 결행한 살신성인은 관념적 충이 아니라, '글을 아는 사람', 즉 선비의 양심과 자각이며, 근대적 지식인의 뼈아픈 각성으로 통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나라가 어지럽고 시끄러울 때 매천이 남긴 정신을 우리는 뼈아픈 교훈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제2회 매천황현문화제 학술세미나(섬진아트홀)
 제2회 매천황현문화제 학술세미나(섬진아트홀)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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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구례군은 매천황현선생 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제2회 매천 황현 문화제'를 개최하고, 매천 관련 시낭송회, 매천정신 추앙 시조경창회, 학술세미나 등을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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