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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4일 투기자본감세센터, 쌍용자동차지부, 쌍용차 제2의 졸속매각 저지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쌍용자동차 회계조작을 폭로하고 파산법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상하이자동차와 경영진 그리고 회계법인이 공모하여 2646명 정리해고와 법정관리를 위해 회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드러났다.

2008년 12월 31일 안진회계법인은 손상차손(유형자산의 급락이 예상될 때 미리 기록해 두는 장부상의 손실)계상 회계보고서를 작성하였는데 당시 쌍용자동차의 부동산 가격은 5252억원이었다. 이를 근거로 2009년 1월 9일 쌍용자동차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회계조작을 통한 쌍용자동차 법정관리와 정리해고 의혹

그리고 2009년 3월 31일 삼정KPMG(회계법인)은 안진회계법인 보고서에 근거하여 쌍용자동차 경영정상화방안을 보고하고, 2009년 4월 8일 쌍용자동차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삼정회계법인은 쌍용자동차와 파산법원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본 보고서에 포함되어 있는 회사에 관한 각종 정보 및 자료의 작성 책임은 회사에게 있으며, 삼정KPMG는 회사로부터 제공받은 정보 및 자료가 삼정KPMG가 용역수행과정에서 이용할 수 있었던 다른 정보 및 자료와 모순되는지 여부에 대해 가능한 한도내에서 검토를 수행하였으며, 동 정보 및 자료의 정확성 및 신빙성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증 절차없이 용역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명시하고 있다.

2009년 5월 6일 삼일회계법인이 법원에 보고한 쌍용차 부동산가격은 1조 197억원이다. 삼일회계법인은 실사조정을 통해 정리해고 정당성을 부여한다. 따라서 안진회계법인과 당시 쌍용자동차 재무담당자는 이례적인 유형자산 손상차손계상 근거를 밝혀야 한다. 그리고 파산법원, 삼정KPMG, 삼일회계법인은 조작된 회계상 부실조작을 인정한 경위를 밝혀야 한다. 그리고 책임져야 한다. 삼일회계법인과 파산법원은 부동산 가격 조정에도 불구하고 정리해고를 강행한 근거를 밝혀야 한다.

쌍용자동차의 법정관리 승인과 정리해고가 조작된 의혹이 있는 회계부정에 의해 강행되었다면 명백한 범죄행위이고 정리해고는 원천무효다. 2009년 5월 21일부터 시작한 77일간의 파업은 노동자들 스스로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파업이었지만 의혹이 있는 회계조작을 통한 불법 정리해고와 파업유도라는 범죄행위다. 1999년 신자유주의 구조조정과정에서 벌어진 조폐공사 파업유도사건과 흡사하다.

분식회계가 판을 치고 있다!

2010년 8월 24일 코스닥 시장본부는 상장폐지 실질심사 위원회를 열고 분식회계로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오른 '투미비티'를 상장폐지한다고 선언했다. 2009년 7월 증권선물위원회는 투미비티의 2008년 재무제표 검사결과 매출과 매출원가가 허위로 계상되었고 증권신고서도 허위기재한 것이 드러났다. 2009년 6월 코스닥 상장법인이던 모노솔라와 합병하고 같은 10월 우회상장에 성공할 때만 해도 시가총액 6600억원으로 코스닥시장 13위였던 '네오세미테크'는 2010년 3월 2009년 결산 때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위험 기업으로 전락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시가총액은 4083억원에 26위였다.

지난 8월 23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최종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다. 그리고 2010년 8월 26일 현재 시가총액은 76억원으로 급감했고 시총순위도 984위로 곤두박질쳤다. 네오세미테크는 2009년 12월 지식경제부에 의해 '2009년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됐고 올해 2~4월에 태양광 잉곳(ingot : 제련된 후에 압연, 단조 등의 가공이나 재용해에 알맞도록 거푸집에 넣어 굳힌 금속덩이)과 웨이퍼 공급계약을 잇따라 체결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네오세미테크가 상장폐지되는 과정에서 분식회계 의혹이 있어 불공정거래혐의를 받고 있는 회사경영진과 부실한 재무제표를 승인한 담당회계법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등은 오는 9월 2일 '우회상장 관리제도 선진화 방안'에 관한 공청회를 열고 제2의 네오세미테크와 같은 분식회계와 횡령에 따른 상장폐지로 투자자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라고 한다.

회계조작의 희생자는 땀흘려 일하는 노동자

분식회계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주식회사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2000년 초 엔론, 월드컴, 머크 등 미국의 다국적기업들에서 잇단 분식회계와 회계부정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그 결과 다우존스와 나스닥지수가 폭락하고 세계경제에도 큰 영향을 끼친 바 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면에는 역시 뉴욕월가에서 벌어지는 검은 거래와 회계부정이 도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언론은 이런 사건을 두고 '스캔들'이라고 하지만 자본에 의한 조직적이고 지능적인 범죄행위다. 분식(粉飾)이란 실제보다 좋게 보이도록 화장을 한다는 뜻이다. 영어로는 진열장 장식하기(window dressing) 또는 회계사기(accounting fraud)로 표현한다.

분식회계는 경영자가 기업재무제표에 자산이나 이익을 실제보다 부풀리는 방법으로 회계장부를 조작하는 것이다. 다르게는 세금을 줄이기 위해 매출액을 줄이고 비용을 높여 이익을 줄이는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또 투기자본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헐값에 매각하기 위해 자기자본비율(BIS)을 실제보다 낮추는 회계조작을 할 수도 있다.

이 때 외환은행 경영진과 법무법인은 현재는 건실하지만 미래에 부실할 수 있다는 가정을 내세워 숫자를 조작했다. 쌍용자동차의 경우도 부동산 가격이 급락할 것이라는 가정을 세우고 손상차손방식을 택해 법정관리와 정리해고라는 범죄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태그:#투기자본, #분식회계, #회계조작, #정리해고, #파업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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