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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리더 남양연구소 시승행사
 오피니언리더 남양연구소 시승행사
ⓒ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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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현대자동차의 5번째 준중형차인 신형 아반떼 MD(이하 아반떼 MD)가 공식 출시됐습니다. 현대차의 간판 모델인 만큼 인터넷과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새차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한 가족의 패밀리카가 되기도, 어머님들의 장보기용 차가 되기도, 사회 초년생의 첫 차가 되기도 하는 가장 중요한 세그먼트가 준중형이기 때문이죠(아반떼MD 주행영상).

사실 이 준중형이라는 단어는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애매한 용어입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엄연한 소형차지만 1990년에 현대자동차가 엘란트라를 출시하며 엑셀보다 커진 차체를 강조하기 위해 '중형에 거의 근접했다'라는 의미를 지닌 준-중형 이라는 마케팅을 위한 용어를 만들어낸 것이 그 시초입니다.

사실 엘란트라는 개발 당시 현대의 간판 소형차였던 엑셀의 후속 모델로 준비되고 있었습니다. 당시 경쟁차였던 르망과 프라이드를 의식해 엑셀보다 훨씬 커진 차체로 출시되었고 결국 엑셀과 혼류생산되며 엑셀의 후속이 아닌 한급 위의 모델로 우연찮게 포지셔닝 된 셈입니다.

폭은 그대로, 높이는 낮추고, 길이는 늘린 아반떼MD

당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모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이 자신의 차인 엘란트라를 사내 직원들에게 소개하며 "내 차는 소형차도 중형차도 아니야"라고 자랑하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어찌보면 근간의 국산차 차체 키우기 경쟁은 현대 엘란트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금의 베르나보다도 작았던 엘란트라는 구형 아반떼와 아반떼 XD를 거치며 차체 크기를 키워 패밀리카로도 부족함 없는 공간을 자랑했습니다. 특히 4세대인 아반떼 HD에서는 3세대 아반떼 XD에 비해 차체가 엄청나게 커져 폭은 예전 중형차인 쏘나타2에 근접했고 높이는 쏘나타2보다 오히려 커진 기현상까지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아반떼 MD는 폭은 그대로 둔 채 높이는 낮추고 길이만 30mm 늘렸다고 합니다. 외형적인 크기는 HD에 비해 큰 차이가 벌어지지 않아 콤팩트해 보이지만 실내 바닥을 낮추는 설계와 효율적인 실내 공간 활용으로 인해 HD는 물론이고 현재 준중형차량들 중에선 수치상으론 레그룸, 헤드룸, 숄더룸 모두 가장 큽니다.

이러한 우위는 실내에 들어서도 쉽게 체감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 상 공간감이 타이트한 느낌이지만 이는 그저 느낌일 뿐 실제 공간은 넉넉하며 특히 뒷좌석에 앉았을 때 성인 남성 기준으로도 다리 공간이 충분해 답답한 느낌이 적습니다. 스포티한 스타일을 위해 희생한 낮은 루프라인은 플로어를 대폭 낮추는 설계와 시트 엉덩이 부분을 파놓는 방식을 통해 극복하여 머리공간도 충분합니다.

아반떼MD 이벤트 현장 (인사동 쌈지길)
 아반떼MD 이벤트 현장 (인사동 쌈지길)
ⓒ 장소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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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높은 벨트라인으로 인한 작은 창으로 인해 뒷좌석에 앉은 이는 시야가 다소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습니다. 쿠페형 스타일을 위해 트렁크 라인이 매우 높아서 후방 주차시 주의를 요하지만 이러한 이유인지 후방 주차보조 시스템이 전 사양에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 사양에 운전석, 동승석 에어백은 물론이고 사이드 & 커튼 에어백까지 기본으로 장착되어 진다는 점과 VDC(차체자세제어장치)를 가장 기본형인 DELUXE에서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점은 칭찬해 줘야 할 것입니다.

이번 아반떼 MD에서는 다양한 안전 옵션의 기본 탑재에도 불구하고 DELUXE 모델의 가격을 1340만 원으로 묶어 '현대차의 내수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비난을 어느정도 피해가고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실제로 각 사양별로 경쟁차인 르노삼성 SM3나 GM 대우 라세티 프리미어와 비교했을 때 20만 원 정도 저렴하거나 거의 같은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경쟁차에 아반떼 MD에 기본 탑재된 각종 안전 및 편의사양을 옵션으로 적용하면 가격이 역전되기도 하니 가격 경쟁력은 충분해 보입니다.

아반떼MD, 출시 전 미리 타 봤더니

저는 아반떼 MD의 공식 출시 전인 지난달 29일에 현대차 남양 연구소에서 열린 오피니언 리더 시승행사에 참석하여 아반떼 MD를 짧게나마 타보고 자세히 관찰해 볼 수 있었습니다(7월 29일 오피니언리더 참가자 인터뷰 동영상). 남양연구소 내에서는 출시되지 않은 차량들이 테스트 중이기 때문에 보안을 위해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연구소의 크기는 상암월드컵 경기장의 500배라고 하며 실제로도 규모가 어마어마해 보였습니다. 도착 후 개발진의 간단한 프리젠테이션을 듣고 R&D 역사관을 관람한 후 본격적으로 아반떼 MD의 시승에 임했습니다.

익스테리어 디자인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고 있지만 아반떼 MD를 실물로 본 행사 참석자들 대다수는 호평했습니다. 사진에 비해 훨씬 더 입체적이고 다양한 인상을 연출해 주었으며 특히 헤드램프의 디테일은 박수쳐줘도 아깝지 않아 보였습니다. 사견으로는,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떠나서 심심하고 존재감 부족했던 HD에 비해 또렷한 개성을 뽐내는 모습을 높이 사고 싶습니다. 대중차라고 해서 무난하고 몰개성적일 필요는 없으니까요. 

옆모습과 뒷모습은 윗급인 YF 쏘나타와 거의 비슷한 느낌이며, 뒷모습을 한동안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으면 YF 쏘나타와 헷갈릴 정도입니다. 앞모습은 헥사고날(6각)그릴 적용을 통해 기존에서 보지 못했던 독특한 인상을 풍기고 있는데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앞으로 쏘나타 이하의 승용 차량은 모두 이러한 헥사고날 그릴을 유지할 것이라고 합니다.

아반떼 실내계기판
 아반떼 실내계기판
ⓒ 장소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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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디자인 또한 외관에서 느껴지는 유기체적인 흐름을 이어가며 높은 디자인 완성도를 보여주는데요. 특히 감성품질과 스위치 조작품질이 HD에 비해 상당부분 상승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쉬보드와 도어트림 상단부분에까지 말랑말랑한 우레탄 재질을 확대 적용해 감성품질을 높였고 계기판의 경우 4인치 TFT LCD(스마트팩 적용)가 들어있어 차급에 비해 다소 과분하지 않나 싶을 정도입니다.

시트는 딱딱한 편이지만 몸을 잘 잡아주고 센터페시아와 높은 벨트라인이 운전자를 감싸주는 듯한 푸근한 느낌을 제공하여 스포티한 차를 좋아하는 필자의 취향에 잘 들어 맞았습니다. 특히 스티어링 휠의 질감과 사이즈가 매우 이상적이고 슬라이딩 센터콘솔의 암레스트 기능도 위치와 사이즈가 적절해 순항 시 편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주차 조향 시스템, 여성들에게 상당히 유용할 듯

금번 신형 아반떼에 달려있는 주목할 만한 각종 옵션 중 주차 조향 시스템(SPAS)을 간단히 사용해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결론 먼저 말하자면 손쉽게 주차하시는 분들에게는 쓸일이 없으며, 아반떼를 첫 차로 구입하는 분들이나 여성분들께 상당히 유용할 것 같습니다.

해당 시스템은 평행주차에 한해 적용되며 작동시킨 채 평행주차 라인을 따라 차를 서서히 몰고 가면 계기판에 주차가 가능한 공간이라는 메시지가 표현됩니다. 이때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뗀 채 기어만 D와 R로 바꿔주면 차가 알아서 주차를 완료해 줍니다. 능수능란한 베테랑 운전자의 주차에 비해 속도는 다소 느리지만 정확하고 완벽한 주차가 가능해 여러모로 환영 받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아반떼 MD를 통해 새로이 적용된 감마 1.6 GDI 엔진은 140 마력의 출력을 내며 6속 자동변속기가 적용되어 효율적인 동력 전달이 가능합니다. 기어비는 1,2단은 가속 위주로 세팅되어 있으며 3단 이상은 연비 위주의 다소 긴 기어비를 갖고 있는 듯합니다. 제원상의 0-100km/h 가속은 10.3초로 아반떼 HD의 12초와 SM3의 13초에 비해 압도적인 수치를 자랑하는데, 실제로 수차례 테스트 해 본 결과 가속감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으며 특히 정지가속 보다 추월가속 시 동력성능이 뛰어나다고 느껴졌습니다. 1.6 MPI 엔진에 비해 높아진 출력과 HD에 비해 오히려 가벼워진 1190kg의 무게 탓에 해당 세그먼트에서 달리기 성능에 비견될 수 있는 차량은 현재로선 없다고 봐도 좋을 듯합니다.

수치 상의 출력 상승 뿐만 아니라 GDI 엔진답게 전 영역에서 고른 토크가 나와 인상적이며 직분사 엔진 특유의 연료 분사 소음도 상당히 억제되어 있습니다.

하체 세팅은 단단함보다는 부드러움에 가깝습니다. 스포티한 차를 좋아하는 필자의 취향에는 맞지 않았지만 편안한 승차감을 원하는 대중의 요구에는 적절히 부합된다고 보여집니다. 다만 후륜 CTBA(커플드 토션빔) 서스펜션의 적용으로 인해 뒷좌석에서 느껴지는 승차감은 앞좌석에 비해 다소 거칠게 느껴지는 편입니다. 그러나 CTBA로 인한 독립형 서스펜션 대비 조종 안정성의 손실이나 차체 안정성의 저하는 극한 한계 상황을 제외하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어 세팅의 완성도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NVH(진동, 소음)의 경우 엔진룸 쪽의 방음은 잘 이뤄진 듯하지만 타이어 소음이 다소 들려 오는 편이며 기타 풍절음이나 잡소리 등은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현대차 노하우가 모두 녹아든 작품 아반떼MD

아반떼 실내대시보드
 아반떼 실내대시보드
ⓒ 장소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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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아반떼 MD의 연료탱크는 전 세대 아반떼 들의 연료 탱크 용량 52L에 비해 7L나 적어진 45L입니다. 이는 곧 연비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해석됩니다. 공인연비 16.5KM/L 로써 높은 연비로 호평받았던 아반떼 HD의 15.2KM/L 대비 10% 가까이 향상된 연비를 보여주고 있으니 가득 주유 후 달릴 수 있는 거리는 거의 같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특히 6단 변속기는 탑 기어에서 엔진 회전수를 매우 낮게 유지하기 때문에 고속 주행 시 연비가 아반떼 HD에 비해 획기적으로 좋아졌을 것입니다. 아반떼 HD의 경우 엔진 자체의 연소 효율은 좋았지만 4단 오토의 짧은 탑기어 기어비로 인해 고속주행 시 연비에서 손해를 보는 단점이 존재했었습니다.

5세대 아반떼는 그간 현대차의 노하우가 모두 녹아든 작품이라고 보여집니다. 근간 소형차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각종 편의장비와 안전 옵션의 기본 탑재는 현대가 소비자의 여론을 상당히 인식하며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앞으로도 아반떼는 가격을 올려버리는 배신만 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그래왔듯 많은 이들에게 두루 사랑받는 대중차가 될 것입니다. 그동안 사랑받아왔던 선대 모델들처럼 이번 아반떼 MD 또한 사랑받을 만한 자격이 충분해 보입니다(7월 27~29일, 아반떼 미디어 설명회 및 시승인터뷰 동영상).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Car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아반떼, #신형아반떼, #아반떼MD, #AVANTE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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