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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에서 강수욕하는 여름풍경 유등천 복수교 구간은 식생이 풍성한 하중도와 자갈밭 사이로 흐르며 자정작용을 하기에 안심하고 들어가 놀 수 있는 물놀이공원이 형성됐었다.
▲ 2007년 8월 도심 속에서 강수욕하는 여름풍경 유등천 복수교 구간은 식생이 풍성한 하중도와 자갈밭 사이로 흐르며 자정작용을 하기에 안심하고 들어가 놀 수 있는 물놀이공원이 형성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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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해서 바닥의 둥근 돌이 선명하게 보였던 복수교 아래.
▲ 3년 전 투명해서 바닥의 둥근 돌이 선명하게 보였던 복수교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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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피크닉 최적의 친수공간.
 3년 전, 피크닉 최적의 친수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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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맑기로 유명한 충남 유등천과 대전의 복수교 구간은, 금산의 진산과 복수 일대를 달려 수달이 살고있는 뿌리공원과 자연형하천구간이 있는 안영리를 통과하는 동안 자연스레 정화가 되어 더 없이 깨끗한 곳이다. 하여 여름이면 옛부터 멱 감는 이 많았고, 최근 주변에 들어선 아파트단지 주민들로부터 동네 물놀이터로 각광받을 만큼 최적의 피서지였다.

친수공간 확보가 생태하천복원사업의 가시적 성과라 여기는지 대덕구에선 금강변에 수영장을 만들어 영업을 시작했고, 유성구에선 유성천하류에 수영장을 만들고 있지만, 이 모두 조성비와 운영비용이 막대하게 들어가는 인위적인 시설물들이다.

그러나 바로 몇 해 전까지만해도 복수교 주변은 하천의 물길이 스스로 만들어낸 자연적 수영장, 한마디로 '강수욕'을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천혜의 장소였다. 하천바닥은 둥글둥글한 돌멩이요, 물은 위에서 봐도 투명하기 그지없고, 때로는 하중도 수풀사이의 물고기가 장단지를 간지럽히고 지나가는 등 동식물이 인간과 어우러져 하나가 되는 장소였다.

올 여름, 매끄럽게 정비된 후 노는 이들이 없어졌다. 2007년 준설된 후 3년이 지나 또 다시 하중도가 있던 자리는 퇴적이 되어간다. 물길은 정직하고 순수하며 하중도 또한 인위적으로 만들지 못한다. 물은 자신의 힘으로 돌과 모래를 실어와 섬을 만들고 식물의 씨앗과  생물의 알도 실어와, 그 섬 속을 터전으로 하며 자생하는 각양의 동식물을 키워낸다.
 올 여름, 매끄럽게 정비된 후 노는 이들이 없어졌다. 2007년 준설된 후 3년이 지나 또 다시 하중도가 있던 자리는 퇴적이 되어간다. 물길은 정직하고 순수하며 하중도 또한 인위적으로 만들지 못한다. 물은 자신의 힘으로 돌과 모래를 실어와 섬을 만들고 식물의 씨앗과 생물의 알도 실어와, 그 섬 속을 터전으로 하며 자생하는 각양의 동식물을 키워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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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성이 살이있는 곳에 억지로 분칠한 어색한 모습. 금년에도 어김없이 물은 둔치를 치고 올라왔다. 물길을 이기려고 하면 할 수록 더 어색할 뿐이다.
 자연성이 살이있는 곳에 억지로 분칠한 어색한 모습. 금년에도 어김없이 물은 둔치를 치고 올라왔다. 물길을 이기려고 하면 할 수록 더 어색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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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뜻한 색의 자전거도로와 석산의 바윗돌로 치장한 멋진 유등천이지만, 정작 물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탁해서 발을 담글 수 없다.
 산뜻한 색의 자전거도로와 석산의 바윗돌로 치장한 멋진 유등천이지만, 정작 물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탁해서 발을 담글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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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하게 달라진 것은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던 그 복수교에 더 이상 사람이 찾아들지 않는다는 사실. 꼬맹이가 앉아 돌담을 쌓고 놀던 자리는 수위를 알 수 없을 만큼 깊어졌고, 투명해서 더욱 반짝이던 바닥자갈은 탁한 수질로 인해 들어가고 싶지 않은 곳으로 변했다.

강수욕은 물을 접하고 물속 생물과 대화할 수 있는 '친수' 본연의 뜻에 충실한 행위이다.

대전시의 '3대 하천복원사업'은 물 속 환경은 철저히 배제된 물 밖 환경사업이다. 때문에 사람이 보기좋고, 이용하기 좋고, 편리해야 좋은 사업으로의 일방통행일 수밖에 없다. 멀쩡한 강수욕장을 파헤쳐서 물에서 나오게 한 후, 붉은 립스틱으로 짙게 분장한 길을 걷고 달리게 하는 것이 마냥 잘하는 줄 안다.

게다가 한 술 더 떠 달리기 좋은 자전거도로를 더 즐기면서 달리게 하기 위해 손대지 않기로 약속한 안영동 자연하천구간에도 분칠을 하고있다.

상류는 보존지역으로, 중류는 친수지역으로, 하류는 복원지역으로 하기로 한 합리적 약속도 지키지않는 대전시. 생태복원이라는 명분으로 시민을 우롱하고 말 못하는 생명들을 유린하는 대전시. 금강살리기라는 이름 아래 진행되는 모든 생명 죽이기 사업은 대전의 깊숙한 곳까지 그 마수를 뻗치며 시민의 유등천 즐길 권리를 빼앗고 있다.

원인 모르게 죽어있는 쇠살모사
 원인 모르게 죽어있는 쇠살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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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교부터 공사중인 유등천 자연하천구간. 쇠살모사 등 생물다양성이 입증된 이곳을 기어코 파헤쳐야 하나?
 안영교부터 공사중인 유등천 자연하천구간. 쇠살모사 등 생물다양성이 입증된 이곳을 기어코 파헤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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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도저가 밀어버린 하중도와 준설된 하천바닥. 최적의 물놀이터로 여름을 보낸 그 해 가을, 큰 비로 호안이 터지자 불도저는 호안보축공사와 더불어 하천바닥을 완전히 초토화해버렸다. 언제 이곳이 물놀이터였는지 실감할 수 없다.
 불도저가 밀어버린 하중도와 준설된 하천바닥. 최적의 물놀이터로 여름을 보낸 그 해 가을, 큰 비로 호안이 터지자 불도저는 호안보축공사와 더불어 하천바닥을 완전히 초토화해버렸다. 언제 이곳이 물놀이터였는지 실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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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동 자연하천구간은 절대 손대지 않기로 했었다. 유등천의 자연하천구간이라 할 수 있는 안영동구간에서 자전거도로와 제방보축 공사가 슬며시 진행되고 있다.
 안영동 자연하천구간은 절대 손대지 않기로 했었다. 유등천의 자연하천구간이라 할 수 있는 안영동구간에서 자전거도로와 제방보축 공사가 슬며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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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최수경 기자는 대전충남녹색연합 공동대표입니다.



태그:#유등천, #복수교, #금강살리기, #강수욕, #생태하천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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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교육, 생태관광을 연구 기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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