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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트·콜텍을 아시나요?

콜트·콜텍은 한국에서 제일 유명한 기타 회사입니다. 30년 동안 기타를 만들었고 세계 기타 시장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이름난 회사이지요. 2004년 한 해에만 이윤 200억 원, 국내 영업이익만 50억을 남겼을 정도로 잘 나가는 회사입니다. 수출기업리라 IMF 이후 환율이 올라가 또 막대한 이윤을 남겨, <월간조선>이 선정한 50대 알짜기업순위 41위이고, 대표이사 박영호는 재벌순위 120위 천억대 부자랍니다.

그런데 그렇게 잘 나가던 회사가 갑자기 공장을 닫았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통기타를 만드는 대전 계룡시의 콜트공장과 전자기타를 만드는 인천 부평의 콜텍 공장은, 2007년 7월과 2008년 8월, 적자와 노사갈등을 이유로 덜컥 폐업을 해버렸습니다. 노동자들은 여느 날과 다름없이 출근을 했고, 문 닫힌 공장 문을 멍하니 바라봐야 했습니다. 콜트의 56명, 대전의 67명 모두 정리해고를 당했고, 이들의 천일야(野)화는 그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노동자들이 자꾸 밖을 쳐다보면 딴 생각을 한다며 창문이 없는 공장,
이년 저년 소리는 예사였던 공장,
12년 만에 가장 높은 임금을 받았을 때조차 최저임금보다 백 원 높았던 공장,

노동자들은 말합니다. "뼈가 으스러지도록 나무를 깎아 내고 사포를 문질렀던 내 손이, 손목이 불쌍해 죽겠다"고. "이대로 물러나면 자존심이 상해 죽을 것만 같다"고.

이들은 지금 4년 째 길바닥에서, 하늘 위 고압 송전탑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리얼 야생이 예능프로그램의 대세인 오늘, 이들의 야(野)화는 눈물 없이 볼 수도 들을 수도 없을 만큼 고통스럽습니다. 그런데도 이들은 웃습니다. 왜? 어떻게?

함께하는 문화예술인들 이야기

콜트·콜텍 이야기를 알게 된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수, 아티스트, 뮤지션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지요. 이들은 문화예술인이라는 그럴듯한 이름 대신 '문화노동자'라고 자신들을 불렀습니다. 이들은 노동자들의 아픔이 담긴 기타로 노래할 수 없다며, 삶의 소중한 동반자인 기타를 만들다 내팽개쳐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기타 만드는 노동자들에게 삶의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 했습니다.

고명원, 김광석, 꽃다지, 나M, 날과이분의일, 더실버라이닝, 도둑새, 루네, 문진오, 보드카레인, 블랙홀, 서기상, 소히, 손병휘, 손세실리아, 송경동, 시와, 아나야, 아일랜드시티, 야만적낭만, 어베러투모로우, 에브리싱글데이, 이한철, 연영석, 오지은, 와이낫, 우리나라, 윈디시티, 윤미진, 이영훈, 이지상, 재클린, 캐비닛싱어롱즈, 킹스톤루디스카, 치즈스테레오, 하이미스터리메모리, 한음파, 흐른, 김선우, 김별아, 김해자, 박후기…그리고 더… 

이들이 바로 ' 콜트·콜텍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와 함께해온 문화예술인들입니다.
이들은 기타 만드는 노동자들과 함께 천일야(野)화를 써가고 있습니다. 이들은 다달이 홍대 앞 클럽에서 작은 콘서트를 열고, 집회장, 농성장, 해외원정투쟁에도 함께 합니다.

독일·일본·미국 : 이들의 원정 투쟁 이야기

콜트·콜텍 노동자들이 처음 해외 원정 투쟁에 나선 건 2009년 4월 독일의 메쎄악기쇼 때였습니다. 그곳을 찾은 뮤지션들은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놀랐습니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즉석에서 지지 공연을 해주었고, 주최 쪽의 노력으로 박영호 사장과 면담도 하였습니다.

한국에선 그렇게 싸워도 얼굴 한 번 볼 수 없었던 박영호 사장은 '더 이상 공장 돌릴 일은 없다'고 하며 짧은 만남을 끝냈습니다.

그리고 그해 11월, 쌈짓돈을 털어 요코하마 국제악기박람회에 또 갔습니다. 가와이 악기 노동자들이 연대해 주었고, 일본에서 지지모임이 만들어졌습니다.

2009년 11월엔 미국에 갔습니다. 미국 애너하임 더 남쇼 2010(The NAMM Show 2010)입니다. 그 곳에서 이들은 '콜트가 만든 죽음의 기타를 구매하고 있는 미국의 휀더, 일본의 아이바네즈 등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미국에서도 이들을 지지하는 모임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2009년 3월에는  "미국 콜트.콜텍 기타노동자 위원회" 와 미국 철강노조의 초청으로 다시 미국에 갔습니다. 콜트, 콜텍이 주문자상표부착제작(OEM)방식으로 기타를 납품하는 가장 중요한 바이어 기업이자, 핵심 거래 업체 Fender는 콜트사태에 대해 공정하게 조사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2010, 후지락(Rock)페스티발 초청 두 번째 일본 원정 투쟁

 한국 콜트/콜텍 기자타를 만드는 노동자들의 '후지락페스티발 초청 일본원정투쟁' 기자회견이 26일 오전 서울 등촌동 콜텍 본사 앞에서 열렸다.
 한국 콜트/콜텍 기자타를 만드는 노동자들의 '후지락페스티발 초청 일본원정투쟁' 기자회견이 26일 오전 서울 등촌동 콜텍 본사 앞에서 열렸다.
ⓒ 이선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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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27일, 일본 후지락 페스티발의 초청으로 또 한 번의 국제 연대 투쟁에 나섭니다. 후지락 페스티발은 해마다 12만 명이 넘게 모이는 세계적인 축제입니다. 이들이 이런 세계적인 축제에 초청 받을 수 있었던 건 미국의 지지모임이 노력한 결과입니다. 일본의 지지모임은 이들의 9박 10일 일정동안 연대해 줄 예정입니다. 인터내셔널이란 무엇인가를 깨닫게 됩니다. 

이들은 수많은 뮤지션과 시민들 앞에서 콜트·콜텍의 진실에 대해 이야기 할 것입니다. 콜트사의 긴밀한 사업 파트너인 일본 아이바네즈 기타사와 면담을 통해 콜트 사의 부당한 해고, 열악한 노동환경 등을 알릴 것이며,  8월 3일에는 일본의 '콜트?콜텍 쟁의를 응원하는 모임'과 연대하는 일본 시민들과 함께, 도쿄 콘서트 "No Workers. No music"를 열 것입니다. 예정입니다

유명 뮤지션들의 연대도 큰 힘이 됩니다.
세계적인 뮤지션 잭 데라 로차(Zack de la 깨촘), 그룹 오조매틀리(Ozomatli) 는 콜트·콜텍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에 대해 공식으로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오조매틀리는 이번 후지 락 초청 공연에서 자신들의 무대에 "콜트·콜텍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들을 초대하여 수많은 팬들 앞에서 연대를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프로젝트 밴드 'One Day as a Lion'으로 이번 후지 락 페스티벌에 초청된 잭 데라 로차는 후지 락 공연과 일본 투어 기간 동안 콜트·콜텍 기타 노동자들에 대해 다양한 지지 활동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아름다운 연대, 동등한 연대, 국경을 넘은 노동자들의 진정한 연대

콜트·콜텍 투쟁은 한국 사회에 새로운 이야기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 자신이 만든 생산물에서 소외된 노동자들의 현실과, 이들을 다시 생산물의 주인으로 설 수 있게 한 소비자의 아름다운 연대란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른 바 중심운동으로 취급 받는 노동운동과 주변부 운동으로 인식되었던 문화운동이 동등하게 만났고 아름답게 연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문화노동자들은 기타노동자들을 후원하고 있지 않습니다.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고 동등하게 연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깊게, 이토록 길게 문화운동과 노동운동이 만난 사례는 흔치 않습니다.

일본과 독일, 미국의 원정 투쟁을 통해 콜트·콜텍 노동자들은 진정한 국제연대가 무엇인가를 깨달았습니다. 자본은 국경을 넘나들며 노동자들을 고통에 몰아넣는데, 노동자들은 국가의 울타리에 갇혀 자신들의 문제에 대응하는 것도 버거운 상황입니다. 신자유주의라는 괴물이 세계를 휩쓴 결과입니다.

그러나 콜트·콜텍 투쟁을 통해 우리는 세계 노동자들의 모든 문제는, 바로 지금 여기 내 문제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노동자들의 진정한 국제연대를 경험했습니다. 

기타가 다시 아름다울 수 있도록, 노동자들이 다시 일 할 수 있도록, 오늘도 콜트, 콜텍 기타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문화노동자들, 그리고 미국, 일본 등의 국제연대는 멈추지 않습니다.

기타가 전 세계 노동자들에게 사랑과, 우애와, 연대와, 평화와, 나눔을 노래할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할 것입니다.

저는 이들의 여정을 기록하는 일로 제 노동을 값지게 쓸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이선옥 기자는 르포작가이며, 원정투쟁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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