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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역사를 뒤바꾼 1000가지 사건>(지식갤러리)은 인류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사건, 문화, 사물, 인물, 자연, 연구, 발명 혹은 발견, 제도 등 우리 인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을 다룬 책이다. 이야기는 모두 1000꼭지, 방대하다.

 

첫번째 이야기는 '생명의 시작'에 관한 것으로 시대는 38억 년 전, 마지막 이야기는 2007년, 유럽 과학자들에 의해 우연히 발견된 새로운 행성 '글리제 581c'에 대한 것이다. 이 행성은 인류가 발견한 행성 중 지구와 가장 유사한 행성인 '글리제 581'을 공전하는데, 천문학자들이 발견한 행성 중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첫 외계행성이라고.

 

서기 1962년: 레이첼 카슨은 <침묵의 봄>을 출판, 토지와 하천에 사용된 화학살충제 사용에 대한 결과를 조명했다. 현대의 환경 운동은 이 꼼꼼하게 연구된 저서가 출판되면서 시작된 것이다. 미국 어류 및 야생생물청 출판물 주간을 지내고 생물학을 전공한 카슨은 인간이 자연세계를 지배하는 중에 자연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피해 결과 측면에서 화학약품과 방사능을 동등하다고 생각했으며, 화학살충제가 지구 속으로 침투해 들어가는 '약물포화'상태를 고발했다. 또 그녀는 살충제는 해충이든 익충이든 모든 곤충을 죽일 뿐 아니라, 새와 물고기 그리고 궁극적으로 지구 전체 생태계를 교란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슨의 기념비적인 이 저서는 환경보존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을 촉발시켰고 결국 많은 국가가 화학살충제(DDT)사용을 금지시켰다.

-<세계의 역사를 뒤바꾼 1000가지 사건>-<침묵의 봄> 출판 전문

 

1962년 출판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꾸준히 출판되고 있으며 환경문제를 말할 때 반드시 회자되는, 세계 각국의 환경정책을 바꾸게 한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출간 이야기는 이 책의 898번째다. 이 책 덕분에 그나마 우리들의 건강과 지구의 건강이 어느 정도는 유지될 수 있는 것 아닌가. 이야기를 접하며 새삼 고마운 마음이었다.

 

이 외에도 <신과학>(비코,1725년 출간), <올라우다 에퀴아노의 재미있는 인생 이야기>(1789년 출판), <엉클 톰스 캐빈>(1852년 출판),<종의 기원>(1859년 출판) 등, 인류를 움직인 책 다수가 실려 있다.

 

이중 노예제도의 비참함을 제대로 표현했으며 미국 남북전쟁 발발(1861년) 촉매제가 된, <엉클 톰스 캐빈>(1852년)은 워낙 많이 알려진 책이니 생략하고, 책의 역사적 가치에 비해 덜 알려진 <올라우다 에퀴아노의 재미있는 인생 이야기>에 대한 설명을 덧붙인다.

 

저자이자 주인공인 올라우다 에퀴아노는 나이지리아 사람인데 11살 때 납치당해 미국에 노예로 팔려간다. 에퀴아노는 한 영국 해군 장교에게 팔려가 세계각지를 여행하며 읽고 쓰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여러 차례 사고 팔리기를 반복하면서 자유를 사기에 충분한 돈을 모으게 된다. 자유의 몸이 된 그는 런던에 살면서 노예제 폐지운동에 참여하게 된다.

 

에퀴아노의 인생 역정이 고스란히 담긴 이 책은 그의 생전에 영어로 9판까지 출판, 그를 부자로 만들었다. 그리하여 그가 노예제 폐지운동을 맘껏 할 수 있게 했다고 한다. <올라우다 에퀴아노의 재미있는 인생 이야기>는 노예였던 사람이 노예 거래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최초의 책으로 기록되고 있다.

 

서기 1989년: 최초의 전자우편 혹은 이메일은 미국 국방성이 구축한 아르파네(ARPANET)라는 네트워크상의 어플리케이션으로 개발됐다. 컴퓨터 공학자 레이 톰린슨이 볼트베라넥 앤뉴먼이라는 회사에서 아르파네트 구축에 참여하다 네트워크상에서 여러 대의 컴퓨터로 자료를 전송하는데 성공했다. '이메일의 아버지' 톰린슨은 이제 무척이나 친숙한 @(이 철자는 사람이름에 사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선택)라는 기호를 사용하는 이메일 주소를 개발하고, 인류 역사랑 처음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는 QWERTYUIOP(키보드 맨 윗줄의 알파벳)이 적힌 메일을 전송했다.

-<세계의 역사를 뒤바꾼 1000가지 사건>-'이메일 사용'전문

 

인류 최초 이메일은 이렇게 시작된다. 이 책 975번째 이야기다.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1990년 미국 국립 보건원에서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인간에 대한 유전자치료, 1990년 4월 25일, 미국 나사가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에 탑재한 허블망원경, 오늘날과 같은 인터넷 환경을 가능케 한 1990년의 전화접속서비스(The World) 사용 등에 대해서다.

 

외에도 ▲인류 최초의 외과수술이나 수혈은? ▲알파벳 문자개발은 누가? ▲동전과 지폐의 시작은 언제부터? ▲가부키극의 시작▲최초의 휴대용 시계 제작이나 계산기 개발 ▲첫 병원과 은행 설립 ▲인쇄신문, 텔레비전, 라디오 방송 등의 시작▲시력의 원리를 알아낸 이야기 ▲여행비둘기 멸종▲최초의 자동 피아노 연주는? ▲재봉틀, 플라스틱, 나이론, 합성수지, 레아온 등의 역사▲현금 인출기의 등장▲아르메니아 대학살 ▲영화의 시작 및 역사, 여성 참정권 시위 ▲비타민은 어떻게 발견했을까? ▲유전자조작식품과 광우병 등에 대한 이야기▲와이드맵의 시작 ▲외국인들이 기술한 임진왜란, 경술국치 등과 같은 우리의 역사 등, 전세계 인류를 둘러싼 모든 분야의 다양한 역사가 실려 있다.

 

방대한 인류역사 한 권에 압축한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내공

 

사실 <세계의 역사를 뒤바꾼 1000가지 사건>은 워낙 방대하다. 저자는 '내셔널지오그래픽 편집부', 지난 100년 동안 전세계 인류의 사건 현장들을 누비며 인류가 알아야 할 것들을 객관적이고 명확하게 보도했던 내공이 실감날 만큼 내용들은 인용한 글들처럼 짧다. 하지만 핵심적인 것들을 객관적이고 명확하게 알려주고 있다.

 

 

<세계의 역사를 뒤바꾼 1000가지 사건> 편집의 말

 

 

지금 매우 독특한 역사책의 첫 장이 열렸다. 이 책은 무한정 페이지를 늘릴 수 없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모든 대륙에 걸쳐 일어난 전세계의 역사를 담았다. 이 책은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실들을 17만 5천자로 요약한 것이다.…위대한 역사적 순간에 대해서는 거기에 직접 관여했던 당대 인물들의 생생한 목격담을 발췌해 수록했다. 마르코 폴로의 중국 견문록,14세기 아시아와 유럽을 휩쓴 흑사병 시대 생존자의 증언,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을 때의 일기,엘리자베스 여왕이 왕권 수행의 고민에 대해 서술해 놓은 자료, 아이작 뉴튼의 저작들이 그런 사례다. 이와함께 훈족의 왕 아틸라, 사를마뉴, 칭기즈칸, 이반, 마키아벨리 등 역사인물들의 간략한 전기가 들어있다. 물론 전쟁은 정당화 되는가라는 문제처럼 본질적인 역사논쟁들도 다뤘다. 석탄채굴법, 현미경, 신문, 지폐, 손목시계, 방향타, 화장지 등 인류의 생활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 발명에 관한 이야기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태양흑점의 발견, 도도새의 멸종, 첫번째 지도제작, 첫작곡법 등 흥미롭지만 작은 지면에는 담기 힘든 사실들에 대한 설명도 접할 수 있다. -퓰리처 상 수상자 제레드 다이아몬드

독자로서 한마디 보태자면, 편집 또한 뛰어난 것 같다. 책을 통해 수많은 사건들을 접하며 그동안 인류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것들은 무엇인지, 그동안 궁금해 했던 사물들은 언제 어떻게 누구에 의해 시작되었으며 수 천 년 혹은 몇 백 년 동안 어떤 발전을 해왔으며 그것이 왜 중요한지 등을 명쾌하게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책은 7부로 구성, 각장마다 전체적인 개요와 함께 세계 연표를 실었다. 또한 이미지로 보는 역사, 최초 인물 기록, 깊이보기, 덧붙이기 등을 한 사건과 관련된 페이지 중간 중간에 배치, 역사의 전체적인 흐름과 깊이를 함께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의 강점인 생생하고 뛰어난 화보도 400여 컷이나 실려 있어 책을 읽는 재미는 훨씬 크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다. 각자 원하는 대목부터 읽어도 된다. 특정 시대에 대해 읽을 시간이 1~2분밖에 없을 경우에도 바로 이 책을 집어 들면 된다. 이 책을 읽은 시간이 단 1분밖에 안 되더라도 오늘 저녁 회식 자리에서 화장지를 누가 발명했는지를 설명해 줄 수 있다면 그곳의 대화를 주도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런 식으로 이 책의 전체를 음미할 때쯤 역사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될 것이고, 뿌듯한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마 그때쯤 누구나 역사를 진정으로 즐겁게 대할 수 있고, 더 많은 독서를 원하게 된다는 사실이다.-서문 중에서

 

서문 맺음말이다. 솔직히 이런 출판, 참 부럽고 탐난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런 책을 낼 수 있는 출판 환경과 저자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내공, 저자들의 열정 등이 말이다. 책은 다소 비싸다. 하지만 그 값어치 이상이다. 수백 권의 책을 대신할 수 있다고 하면 지나칠까? 자신 있게 말하자면, 이런 책 한권 가까이 두고 틈틈이 읽으면 교양과 상식을 쑥쑥 쌓을 수 있을 거라는.

덧붙이는 글 | 내셔널지오그래픽 편집부(엮은이)|오승훈 (옮긴이)|지식갤러리 |2010-05-28 |값:58,000원


세계의 역사를 뒤바꾼 1000가지 사건

내셔널지오그래픽 편집부 엮음, 오승훈 옮김, 지식갤러리(2010)


태그:#내셔널지오그래픽, #침묵의 봄, #제레드 다이아몬드, #세계사, #인문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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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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