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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해, 8일(현지시각) 북한을 공격 주체로 명시하지 않는 상태에서 천안함 침몰공격을 비난하는 의장성명(Presidential Statement)을 채택하기로 합의했다.

 

안보리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에서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상임이사국 5개국과 한국, 일본이 잠정합의한 초안을 회람했으며 9일 오전 9시 30분(한국시간 9일 오후 10시30분) 다시 전체회의를 열어 최종 성명을 채택할 예정이다.

 

이들이 합의한 의장성명 초안은, 천안함 침몰을 '공격(attack)'에 의한 것이라고 명시했다.

 

"민군합조단 조사결과에 비춰, 깊은 우려"

 

침몰 원인과 관련 "북한에 천안함 침몰 책임이 있다고 결론 내린 한국 주도하에 5개국이 참여한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에 비춰(in view of)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express the Security Council's deep concern)"고 합동조사단의 결과를 인용했으나 북한을 천안함 공격 주체로 명시하지는 않았다. 북한을 공격 주체로 명시하는 것을 반대해 온 중국과 러시아의 의견이 반영된 대목이다.

 

이어 초안은 "안보리는 이번 사건과 관련 없다고 하는 북한의 반응 그리고 여타 관련 국가들의 반응에 유의한다"는 대목을 넣어,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의견도 반영했다. 그러면서 "결론적으로(therefore) 안보리는 천안함 침몰을 초래한 공격(attack)을 규탄한다(condemn)"고 했다.

 

이와 함께 초안은 "안보리는 인명의 손실과 부상을 개탄하며(deplore), 희생자와 유족 그리고 한국 국민과 정부에 대해 깊은 위로와 애도를 표명한다, 유엔 헌장 및 여타 모든 국제법 관련 규정에 따라 이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하여, 이번 사건 책임자(those responsible for the incident)에 대해 적절하고 평화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또 "안보리는 한국 정전협정의 완전한 준수를 촉구하고, 분쟁을 회피하며 상황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적절한 경로를 통해 직접 대화와 협상을 가급적 조속히 재개하기 위해 평화적 수단으로 한반도의 현안들을 해결할 것을 권장한다"고 해, 남북간의 대화도 촉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회의에서 초안 발표자로 나선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이 문건이 직접적으로 북한을 비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성명은 매우 명확하다"면서 "천안함 공격은 비난받아야 하며 한국을 향한 추가 도발은 없어야 한다는 안보리의 판단을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관계자는 이 초안이 그대로 채택될 가능성에 대해 "최근 안보리 주요국간의 합의가 전체회의에서 뒤바뀐 전례도 있어 내일 전체회의 결과를 지켜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6월 4일 천안함 사건을 안보리에 회부하면서 결의안(Resolution) 채택, 천안함 사건의 범인으로 북한 지목, 북한 규탄, 사과, 재발방지, 책임자 처벌 등을 명시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의장성명으로 낮춰졌고, 북한도 범인으로 지목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이 임박하면서 정부 당국자들은 "전체 맥락의 앞뒤를 연결해 해석해야 할 것"이라며, 기대 수준을 낮추는 모습을 보여왔다. 정부의 천안함 외교 결과를 놓고 상당한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강경대응 입장을 천명해온 북한의 대응도 주목된다. 북한은 "안보리가 남측의 천안함 조사결과를 인정하면 초강경 대응할 것"(지난 4일 외무성), "안보리에서 우리를 조금이라도 걸고 드는 모략문서가 조작되는 경우, 정의의 결사대전을 불사할  것"(지난 7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아래는 안보리 의장성명 초안 전문의 외교부 비공식 번역문이다.

 

'천안함 사태 안보리 의장성명 합의문안(7.8)

 

1. 안보리는 2010년 6월4일자 대한민국(한국) 주유엔대사 명의 안보리 의장 앞 서한(S/2010/281) 및 2010년 8월 8일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주유엔대사 명의 안보리 의장 앞 서한(S/2010/294)에 유의한다(note).

 

2. 안보리는 2010년 3월 26일 한국 해군함정 천안함의 침몰과 이에 따른 비극적인 46명의 인명 손실을 초래한 공격(attack)을 개탄한다(deplore).

 

3. 안보리는 이러한 사건(incident)이 역내 및 역외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4. 안보리는 인명의 손실과 부상을 개탄하며(deplore), 희생자와 유족 그리고 한국 국민과 정부에 대해 깊은 위로와 애도를 표명하고, 유엔 헌장 및 여타 모든 국제법 관련규정에 따라 이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하여, 이번 사건 책임자(those responsible for the incident)에 대해 적절하고 평화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

 

5. 안보리는 북한이 천안함 침몰의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한국 주도하에 5개국이 참여한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에 비춰(in view of)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express the Security Council's deep concern).

 

6. 안보리는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하는 북한의 반응, 그리고 여타 관련 국가들의 반응에 유의한다.

 

7. 결론적으로(therefore), 안보리는 천안함 침몰을 초래한 공격(attack)을 규탄한다(condemn).

 

8. 안보리는 앞으로 한국에 대해, 또는 역내에서 이러한 공격이나 적대 행위를 방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underscore).

 

9. 안보리는 한국이 자제를 발휘한 것을 환영하고, 한반도와 동북아 전체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stress).

 

10. 안보리는 한국 정전협정의 완전한 준수를 촉구하고, 분쟁을 회피하고 상황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적절한 경로를 통해 직접 대화와 협상을 가급적 조속히 재개하기 위해 평화적 수단으로 한반도의 현안들을 해결할 것을 권장한다.

 

11. 안보리는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을 지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재확인한다.


태그:#천안함 사건, #유엔 안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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