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3일 밤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4대강 사업 중단을 위한 각계 연석회의(시민사회단체·종교계·야당 등 참여) 주최로 열린 '4대강 사업 중단 범국민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촛불과 손피켓을 들고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3일 밤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4대강 사업 중단을 위한 각계 연석회의(시민사회단체·종교계·야당 등 참여) 주최로 열린 '4대강 사업 중단 범국민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촛불과 손피켓을 들고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4대강 사업 중단 범국민대회'에서 어린이들이 4대강 사업으로 죽어가는 생물들의 그림을 쓰고 촛불을 들고 있다.
 '4대강 사업 중단 범국민대회'에서 어린이들이 4대강 사업으로 죽어가는 생물들의 그림을 쓰고 촛불을 들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이명박 정부가 독선과 오만을 버리지 않고 계속 4대강 사업을 고집하면 다시 촛불은 거대한 횃불이 될 것이다. 6.2지방선거에서 승리한 민심은 이제 자신감을 얻었다. 민심의 요구를 허투루 들으면 이명박 대통령은 처절한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을 겪을 것이다. 이 대통령이 2년 전 촛불이 어떻게, 왜 타올랐는지 잊지 않았으면 한다."

시민 김영숙(42)씨가 이명박 정부에 보낸 경고다. 김씨는 3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4대강 사업 중단 범국민대회'에 참석했다. 초등학교 3학년 딸, 1학년 아들과 함께였다. 김씨의 오른손엔 촛불이, 왼손엔 "민심에 승복하라"고 적힌 손 피켓이 들려 있었다.

행사 진행 내내 비가 내렸다 그쳤다는 반복했지만 김씨는 두 아이와 함께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시민 2만여 명과 함께 "흘러라 강물, 들어라 민심"을 외쳤다. 김씨 등 2만여 시민들이 일제히 바라보고 있는 무대에는 이런 현수막이 크게 걸려 있었다. 

"국민을 이기는 대통령은 없습니다."

정확히 2년 만이다. 서울광장에서 다시 대규모 촛불이 타올랐다. 민주당 등 야 5당과 시민사회단체, 종교계로 구성된 '4대강 사업 중단을 위한 각계 대표자 연석회의(이하 4대강 연석회의)'가 주최한 4대강 사업 중단을 위한 범국민대회에는 시민 약 2만(경찰추산 4500명)여 명이 참여했다.

2년만에 서울광장에서 타오른 촛불... "민심 역행하면 처절한 레임덕 겪을 것"

이날 행사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과 여러 모로 닮았다. 촛불을 든 시민들은 여전한 이명박 대통령의 독선과 오만을 비판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민심-정부 사이의 '불통'에 따른 고통도 호소했다. 그리고 그때처럼 청와대를 향해 국민의 목소리를 들으라고 경고했다.

달라진 게 있다면 2년 전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문제였고, 이번엔 4대강 사업 강행이 분노의 대상이라는 점이다. 어쨌든 민심에 역행하는 정부에 대한 분노라는 점은 똑같다. 그래서 2년 전에 비해 'MB OUT' 구호는 이렇게 조금 길어졌다.

"경고 최대 누적, MB OUT!"

3일 밤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4대강 사업 중단을 위한 각계 연석회의(시민사회단체·종교계·야당 등 참여)가 주최한 '4대강 사업 중단 범국민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촛불을 들고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3일 밤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4대강 사업 중단을 위한 각계 연석회의(시민사회단체·종교계·야당 등 참여)가 주최한 '4대강 사업 중단 범국민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촛불을 들고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안희정 충남도지사, 강운태 광주광역시장,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손피켓을 들고 결의를 밝히고 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강운태 광주광역시장,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손피켓을 들고 결의를 밝히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이날 행사에서 가장 큰 환대를 받은 이는 바로 김두관 경상남도지사, 안희정 충청남도지사 그리고 강운태 광주광역시장이었다. 이들은 '4대강 사업 반대'를 전면에 내걸고 당선된 광역단체장이기 때문이다.

무대에 오른 김두관 경남지사는 "세종시 원안을 지켜냈듯이, 다시 민주·개혁진영이 단결해 이번엔 4대강을 지켜내자"며 "내가 먼저 앞장서서 낙동강을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김 지사는 "시민들이 시간을 내서 4대강 사업 공사 현장을 꼭 다녀왔으면 좋겠다"며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함께 연대·단결해서 우리의 환경을 지켜내자"고 외쳤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민주주의와 선거는 바로 이런 맛 때문에 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회의 주류 교체"를 당부했다.

"이기고, 또 이깁시다. 인간의 가치, 사람의 연대·우애를 중시하는 문화가 대한민국 주류가 되게 합시다. 나도 그런 마음을 갖고 일하겠습니다. 국가 균형발전 의지가 세종시를 지켜냈습니다. 4대강을 지키는 일은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일입니다."

"4대강을 지키는 일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

이날 송영길 인천시장도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인천대교에서 발생한 버스 추락사고 때문에 발길을 병원으로 돌렸다.

6.2지방선거 승리로 자신감을 얻은 야당 대표들도 무대에 올라 이명박 정부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4대강 사업을 중단 시키겠다는 결의를 밝히며 손을 맞잡아 들고 있다.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4대강 사업을 중단 시키겠다는 결의를 밝히며 손을 맞잡아 들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6.2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이 민주·개혁 진영에 힘을 실어줘 이렇게 자유롭게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하게 됐다"며 "다시 국민의 뜻을 받들어 4대강 사업을 중단시키고 그 예산을 청년실업 해소, 비정규직 정규직화, 공교육 강화, 노인복지 확충 등에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이 대통령이 표심으로 나타난 민심에 승복하지 않고 있는데 그냥 둬야 하느냐"며 "이명박 정부가 오기와 독선으로 4대강 사업을 고집하면, 정권이 그 4대강에 침몰해 익사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역시 "현재 최고 민주주의는 4대강 사업을 중단시키는 것"이라며 "정부가 당장 4대강 사업을 중단시키지 않으면 국민들이 이명박 정권의 생명을 중단시키기 위해 일어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만이 아니다. 서울시의회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 의원 30여 명도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허광태 시의원은 "6.2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민주당의원 79명은 민심에 따라 오세훈 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한강운하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며 "이미 6월 27일 양화대교 상판 철거 작업을 중단시켰는데, 앞으로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한강운하를 저지시키겠다"고 외쳤다.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들이 한강운하 사업 중단을 결의하고 있다.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들이 한강운하 사업 중단을 결의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4대강 사업 중단 않으면 이명박 정부 4대강에서 익사할 것"

범국민대회를 주최한 4대강 연석회의는 공동결의문을 통해 이명박 정부에 아래와 같이 요구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국민을 이기는 대통령은 없다. 국민과 맞섰던 정권의 비참한 최후를 역사는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더 이상 국민과 싸우려 하지 말고 국민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여 4대강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

야간집회 허용 이후 처음 대규모로 열린 범국민대회는 가수들의 공연으로 정리됐다. 밴드 '허클베리핀', '우리나라'와 가수 한영애 등은 시민들 앞에서 노래를 불었다. 이들의 노래에 따라 촛불은 오랜만에 서울광장에서 춤을 췄다.

4대강 사업으로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대구경북지역 골재원 노조원들이 '4대강 사업 중단 범국민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대구경북지역 골재원 노조원들이 '4대강 사업 중단 범국민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촛불을 들고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들.
 촛불을 들고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태그:#4대강 사업, #범국민대회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1,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