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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교육청 산하 지역교육청인 울산강북교육청이 오는 7월 13, 14일 치러지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앞두고 직접 문제지를 제작해 각 일선학교에 배부하고 공문으로 "수업시간을 활용해 문제풀이를 할 것"을 주문해 파문이 일고 있다.

 

울산강북교육청은 지난 6월 26일 관할 일선중학교들에 공문을 보내 "3학년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대비 예상문제를 제작·배부하니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달라"며 "평가문항을 담당교사에게 제공해 수업시간에 활용하고, 아침·저녁 자율학습 시간에 활용하라"고 지시했다.

 

이같은 지역교육청의 일률적 문제풀이 지시는 1일 취임식을 가진 김복만 울산교육감이 강조한 단위학교의 자율적 학교수업 운영과도 배치되는 일이라 파장이 일 전망이다.

 

이에 대해 전교조 울산지부는 1일 "교육청이 나서서 점수따기 교육을 부추기고 있다"며 "우리가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일제고사의 폐해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고 성토했다.

 

 

교육청, "오해 소지 있다" 다시 해명 공문보내 

 

울산강북교육청이 각 학교에 배부한 문제지는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각 200문항이다. 울산강북교육청은 공문에서 "1, 2학년 문제지는 추후 제공하겠다"고 학교에 알렸다.

 

이 문제지에는 그동안의 울산강북교육청 주관 합동평가와 국가수준 성취도평가 출제 문항, 일선 학교별 1학기 중간고사 문항 등이 들어 있다.

 

이같은 교육청의 문제지 배포가 알려져 논란이 일자 울산강북교육청은 1일 다시 일선학교에 공문을 보내 "제작 배부한 평가문제 활용에 대해 일부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어 평가문제를 활용한 문제풀이식 수업을 금지한다"며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대비를 위한 교육과정 파행 운영을 금지한다"고 사태를 무마하려 나섰다.

 

울산강북교육청 장학사는 1일 "검정교과서에는 다양한 출판사의 교과서가 있으므로 일선 학교가 사용하지 않는 다른 교과서의 내용도 파악해 교사들이 수업자료로 활용토록 한 것"이라며 "성적을 올리라고 한 취지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한 "수업시간에 모두 활용하라는 것이 아니라 담당 교사들이 먼저 검토하고 활용할 부분이 있으면 활용하라는 것"이라며 "일부 학교에서 오해하고 있어 공문으로 이를 바로잡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교조 울산지부는 이같은 교육청의 문제지 배포와 공문을 통한 사실상 지시는 온당치 않은 것이라는 입장이다.

 

전교조 울산지부 조용식 정책실장은 "교육청이 사설 학원도 아니고, 성적 올려보겠다고 기출문제 제작해서 배포하면서 문제풀이 수업하라는 공문을 보내는 것이 과연 온당한 일이냐"며 "교육청이 이러니 일선 학교는 말해 무엇하겠냐"고 성토했다.

 

이어 "전국적으로 서열이 매겨지니 지역교육청의 이런 행위가 일어나는 것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르지만 할 일이 있고 해서는 안되는 일이 있다"며 "이렇게 학교와 교육청이 성적 올리기를 위해 앞 뒤 안가리게 만드는 것이 성취도평가의 목적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또한 "왜 교사들이 밥줄 내놓는 것을 감수하면서도 일제고사에 반대하는지, 6·2 지방교육자치 선거에서 진보교육감 진영이 승리한 이유와 시민들이 그들을 지지한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 결과는 경쟁교육에 대한 심판이며 경쟁교육의 핵심은 바로 일제고사"라면서 "일제고사가 변화시키고 있는 것은 학교 뿐만이 아니며 그냥 두면 모두가 불행해진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일제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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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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