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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립미술관 다목적홀에서는 오는 7월 18일까지 <손으로 보는 조각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선천성, 혹은 후천성 시각장애인은 물론 비장애인 등 많은 관람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2000년도 경남국제조각심포지엄' 때 제작된 모형작품 가운데 재료와 형태가 다른 작품 10점과 소장품 1점을 선정해 선보이고 있다. 국내작가 6명과 해외작가 5명이 이 전시에 참여했다. 해당 전시 작품들의 실물은 도청광장과 미술관 주변에서 만날 수 있어 매우 흥미롭다.

 

이번 전시는 4년의 준비과정을 거쳐 이뤄진 것으로 시각장애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점자와 묵자가 혼용된 도록을 제작하였고, 촉지도 안내판과 이동의 편리를 위한 점자유도블록 등을 설치했다. 더불어 타원형의 좌대를 제작하여 안전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배치하였다.

 

비장애인 관람객의 경우 입구에 비치된 안대를 착용 후 장애체험을 하거나 안내 보행법과 시각장애인들에 대한 에티켓 등을 교육 받을 수 있다. 주최측은 시각장애인들의 감상방법과 반응을 보면서 앞으로 체험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요 작품으로는 리날도 비지의 <경남의 몬티벨로/ 대리석>, 김영욱의 <푸가/대리석, 자연석>, 한창조의 <창원 2000/스테인리스, 스틸> 등이 있다.

 

창원에 있는 천광학교의 장애학생들이 지난 25일 일일체험학습을 하게 되었는데 때마침 경남영화협회가 준비하고 있는 다큐멘터리 제작에 필요한 전시 관람 장면을 같은 날 찍게 되어 학생들의 재미를 한층 더해주었다.

 

학생들이 조각을 샅샅이 만져보고 두드려보고 안아도 보면서 온몸이 눈이 되어 관람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순수 청각장애를 가진 천광학교 학생 승이(가명)양은 조각품을 만지면서 입술이 바르르 떨릴 정도로 희열에 차 있었는데, 함께 한 도우미의 가슴도 울컥할 정도였다.

 

조각을 체험하고 4층으로 올라가 이미 감상한 조각품을 초콜릿과 아트 클레이를 통해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다 만든 후에는 자신의 작품을 뽐내며 직접 맛볼수도 있었다.

 

만들기 체험이 끝난 후에는 한국 작가의 팝아트가 전시되고 있는 1전시실에서 5전시실까지 꼼꼼히 관람하였다. 평소 친숙한 영화 주인공인 배트맨이나 마이클 잭슨, 도라이몽 등의 이미지를 볼 수 있어 즐거운 전시 관람이 됐다.

 

전시 관람을 마친 천광학교의 인솔 선생님은 아이들이 매우 즐거워한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전시가 많이 마련돼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더 많은 관람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장애인은 물론 비장애인들에게도 미술관은 쉽사리 발걸음을 들여놓기가 어려운 곳이었다. 도에서 관장하는 도립미술관이 먼저 발 벗고 나서 도민이 스스로 찾아와 마음의 양식을 얻고 심신의 수양처가 될 수 있는 친숙한 장소가 되길 바란다.

 

이밖에 경남도립미술관에서는 <인체에 대한 현대적 해석>이 2011년 2월 20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열린 미술공간으로 손색이 없는 이 전시도 여름의 뜨거운 열기를 식힐 수 있어 좋을 듯하다.


태그:#손으로보는조각전, #시각장애체험, #한국의팝아트, #조각모양 초콜릿만들기, #경남도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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