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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가 1일 오전 인천 남구 학익사거리 유세에서 한 지지자와 만나 부둥켜안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가 1일 오전 인천 남구 학익사거리 유세에서 한 지지자와 만나 부둥켜안고 있다.
ⓒ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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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1일 오전 송영길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는 길가에 서 있었다. 그는 끊임없이 도로 위를 달리는 차 안의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때론 허리 숙여 인사도 하고 승리의 'V'자를 그려보였다.

반응이 좋았다. 일반 시민들은 멋쩍어하면서도 고개 숙여 송 후보에게 인사했다. 지나쳐 가는 버스 안에 탄 이들은 고개를 돌려 송 후보의 모습을 보았다. 가장 적극적으로 호응하던 이들은 택시 기사들이었다. 대다수의 택시기사들이 송 후보에게 승리의 'V'자를 맞보여주며 그를 지나쳐갔다.

송 후보는 이에 멈추지 않고 인하대학교 후문 앞 횡단보도를 오가며 대학생들의 손을 맞잡았다. 보행자 신호에 빨간 불이 들어와 학생들이 발걸음을 멈췄을 땐, 인사하며 투표를 호소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송 후보는 기자에게 "승기를 잡았다"고 말했다. "택시기사들이 굉장히 적극적으로 호응한다"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택시 기사뿐만 아니라 주부층에서도 저를 좋아해주신다. 원래 안상수 후보보다 제가 덩치가 커서(송 후보의 키는 182cm로 상당히 큰 편) 주부층에서 인기가 뒤지고 있었는데 토론회 이후 뒤집혔다. 안 후보는 저와의 구도를 '인천' 대 '중앙'으로 만들려 했지만 실패했다. 8년간 시정을 돌보면서 쓰레기봉투 값도 모르니 할 말을 다한 것이다." 

송 후보의 자신감은 곧바로 확인됐다. 인하대 앞을 막 떠나려던 찰나, 한 시민이 다가와 송 후보에게 "수고하신다"며 음료수를 건넸다. 남구 학익사거리 유세에 나섰을 땐 교차로에 선 트럭 조수석에 앉아 있던 여성 한 분이 송 후보를 향해 손을 흔들며 반가움을 표했다. 한 아주머니는 송 후보를 껴안으며 "이길 것"이라고 격려했다.

'안정론'과 '심판론'이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인천. 그렇지만 송 후보가 가는 곳에서는 '심판론'이 '안정론'을 압도하고 있었다.

"운전기사 끌어내릴 수 없다면 브레이크라도... 여러분의 한 표가 태풍 만들 것"

송영길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가 1일 오전 유세 과정에서 만난 시민과 손을 맞잡고 승리를 기원하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가 1일 오전 유세 과정에서 만난 시민과 손을 맞잡고 승리를 기원하고 있다.
ⓒ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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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가 1일 오전 학익사거리 유세 과정에서 만난 노점상에게 조갯살을 구입하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가 1일 오전 학익사거리 유세 과정에서 만난 노점상에게 조갯살을 구입하고 있다.
ⓒ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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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후보 측은 이번 인천시장 선거의 이슈를 자신들이 선도해왔다고 판단하고 있다. '천안함 발(發) 북풍'으로 인해 '전쟁' 대 '평화' 구도로 변한 서울·경기와 달리, 재정위기·교육·안상수 3선 피로감 등 지역의 이슈를 적극 이끌어내면서 시민들의 동의를 얻어내고 있단 설명이다.

그러나 긴장은 놓지 않고 있었다. 이날 오전 6시 30분 주안역 출근인사로 일정을 시작한 송 후보는 유세차를 타고 인천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막판 표심 잡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송 후보는 특히 안상수 후보가 송도신도시 사업에 주력하며 인심을 잃은 구도심 지역과 구월동 건어물시장, 간석동 올리브백화점, 모래내시장, 만수시장 등 재래시장 지역에 막판 전력을 쏟아 부을 예정이다. 또 오후 7시부터 부평역 지하상가와 로데오 거리에서 마지막 집중 유세를 하기로 했다.

젊은 층의 투표율 제고와 심판론 확산에도 주력하고 있다.

송 후보는 이날 오전 인하대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 '나비효과(Butterfly effect)'가 되듯, 여러분의 한 표가 국민의 가슴을 때리고 민주주의를 되살릴 태풍 'Votefly effect'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송 후보는 "불도저의 운전사를 끌어내릴 수 없다면 브레이크라도 달아주어야 한다"며 "6월 2일은 인천시 재정을 자신의 재산처럼 쓰며 7조 원 대의 부채를 만든 권력을 이제 시민들에게 돌리는 날"이라고 말했다.

송 후보를 지원 사격하러 인천에 출동한 정동영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도 "인천의 판세가 뒤집히고 있다"며 "내일 인천시민이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고 안상수 시정을 심판해 송영길 후보에게 승리의 장미꽃을 달아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내일로 500일을 맞는 용산참사를 심판하고 싶다면, 4대강 죽이기 사업을 중단하고 싶다면, 아이들의 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 송영길 후보를 인천시장으로 세워달라"며 "반칙을 일삼는 선수에겐 엘로우 카드를 내밀어야 한다, 투표로 선출된 권력은 투표로 심판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승리의 'V' 그린 송영길, 구도심·재래시장 다니며 막판 표심 잡기 주력

송영길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가 1일 오전 인하대학교 후문에서 투표 참여 대국민호소 기자회견에서 승리를 자신하는 듯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가 1일 오전 인하대학교 후문에서 투표 참여 대국민호소 기자회견에서 승리를 자신하는 듯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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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학생들은 바쁘게 걸음을 옮기다가도 잠시 멈춰 "6월 2일 투표"라고 적힌 종이를 붙인 뿔을 쓰고 있는 송 후보의 모습을 봤다. 일부 학생들은 멀찍이 떨어진 채 팔짱을 끼고 기자회견을 지켜보며 옆의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인하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기자회견이 오전 9시에 열려 아직 학생들이 많이 나오는 시간도 아닌데다 수업도 있고 해 호응이 적었다"면서도 "하지만 분명 학내에선 투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가 볼 땐 야권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상당히 높다"며 "아직 불명확한 이들의 표심을 잡는 게 선거 결과를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송 후보는 그러나 이들의 표심이 자신에게 향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가수 '수와 진'의 안상수씨가 제 10년 친구라 선거를 돕고 있는데 가수협회로부터 '송영길 옆에 서지 말라'는 모종의 압력이 들어온다고 한다. 김제동, 김미화, 손석희…. 국민들은 자신들을 옥죄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다들 피부로 느끼면서 내일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내일이 인천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될 것이란 것을 확신한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태그:#지방선거, #인천, #송영길 , #안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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