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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오근량 후보측이 무단으로 상영한 '소녀시대'의 <오!> 뮤직비디오 (화면 캡쳐)
ⓒ 최경준	관련사진보기

6·2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후보가 최고 인기 걸그룹인 '소녀시대'의 뮤직비디오를 무단으로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선거법 위반은 물론 저작권법 위반이라는 지적이다.

전북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오근량 후보는 지난 20일부터 '소녀시대'의 <오!> 뮤직비디오를 유세차량에서 방영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유세차량은 후보와 관련한 홍보 동영상만을 방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오 후보측은 <오!> 뮤직비디오 하단에 오근량 후보의 이름을 자막으로 집어넣은 영상을 제작해 유세차량에서 상영하고 자신의 홈페이지에도 게재한 것. 특히 노래하며 춤추는 소녀시대의 뒤편에 "사랑해요! 참교육감 오근량!"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어, 마치 소녀시대가 오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듯 한 상황을 연출했다.

선관위 "선거법 위반 맞다"... 오근량 후보측 "사소한 실수"

이와 관련 상대후보 중 한 명인 박규선 후보 측은 "소녀시대는 대한민국에서 출연료 등이 가장 비싼 그룹 중 하나"라며 "오 후보가 과연 그렇게 비싼 대가를 지불하고 뮤직비디오를 유세차량과 홈페이지에 사용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공개 질의하기도 했다.

이후 전북도선관위가 단속반을 내보내 선거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자, 오 후보측은 24일 오후부터 유세차량에서 문제의 영상 상영을 중단하고, 홈페이지에서도 영상을 삭제했다.

이에 대해 도선관위 측은 28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오근량 후보 측이 상영한 영상은) 후보자의 경력, 정견, 활동사항 등과 무관한 내용으로서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것은 맞다"며 "오 후보측 관련자 등에 대한 조사를 마쳤지만, 처벌 내용은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처벌 규정에 근거, 고의 여부 등을 판단해 형사처벌까지 할 수 있지만, 경미하다고 판단할 경우 주의·경고 등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다.

오근량 후보 측도 선거법 및 저작권법 위반 사실 등에 대해 인정했다. 오 후보 측 한 관계자는 "<오!> 작곡가와 작사자에게 100만 원을 주고 개작동의서(개사에 따른 승인서)를 받았기 때문에 (뮤직비디오를) 홍보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문제가 없을 것 같아서 아무 생각 없이 자막을 넣고 패러디를 만들어 사용했다"며 "그것이 법을 위반하는 것인지 몰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의도적으로 그랬다면 모르겠지만 모르고 했다면 크게 문제가 안 된다고 하더라"며 "사소한 실수라도 선거법 위반은 맞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선거가 정책 대결로 가야 하는데, 우리가 실수라고 인정하고 상영을 중단했음에도 (상대 후보측에서) 마치 엄청난 범죄라고 하는 것은 실망스럽다"고 항변했다.

"'선거법 위반' 오근량 후보, 해명도 거짓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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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교육감 선거에서 오근량 후보가 소녀시대의 뮤직비디오를 무단으로 사용한 것과 관련 김승환 후보가 28일 전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법 및 저작권 위반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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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쟁 후보들은 즉각 오근량 후보의 도덕성을 문제 삼고 나섰다. "자녀들의 미래 교육을 책임질 교육 수장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김승환 후보는 28일 전북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시대 최고 인기그룹의 뮤직비디오를 무단으로 사용한 것은 간단한 실수가 아니다"며 "다른 사람이 찍은 사진 한 장을 사용하더라도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것은 상식인데, 이를 몰랐다는 것은 오 후보 측의 해명이 스스로 거짓임을 자임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 후보는 "오 후보 측이 야기한 뮤직비디오 사건은 매우 심각한 선거법 위반이자 저작권과 초상권을 침해한 것으로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위법 사실을 몰랐다'는 이야기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행동으로 교육감 후보자의 자격과 판단력을 의심케 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앞서 박규선 후보 측도 보도자료를 내고 "교육감은 다른 공직선거와 달리 '도덕성'이 생명"이라며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부도덕한 사람이 전북교육의 수장이 되는 것을 도민들이 과연 용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