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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아직 왕실이 이어지고 있고 덕택에 그들이 사는 집 역시 도쿄 시내에 존재하고 있다. 이름하여 황거라 불리우는 곳이다. 본래 왕가는 교토의 고세가 본궁인데 메이지 유신 이후 도쿄로 내려와 현재의 자리에 왔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우리의 왕실혈통은 끊어놓고 자기들만 천황이니 뭐니 하는 모습이 우습고 불쾌하지만 황거는 도쿄 관광에서 한번쯤 가볼만한 스팟이기도 하다.

그나마 황거 내부가 가장 가깝게 보인다.
▲ 황거의 궁 그나마 황거 내부가 가장 가깝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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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거는 에도시대 도쿠가와 막부가 소유하던 성을 거점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해자라던가 성곽이라던가 일부가 그 시대의 모습으로 남아있다. 황거의 주소는 도쿄도 치요다구 치요다 1-1번지(東京都千代田区千代田1-1)인데, 우리네 종로 1번지와 비슷한 느낌이다.

왕실에 대한 애착이 있는 일본인들은 그 주소를 본적지로 사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아무튼 그래서인지 굉장히 큰 규모인데 혼마루(本丸), 니노마루(二の丸), 산노마루(三の丸), 니시노마루(西の丸) 등의 지역으로 나뉘고 거기에 후키아게(吹上)라는 큰 정원도 있다. 정원은 과거에는 저택지로 사용했지만 대화제이후 그냥 녹지로만 조성되어 현재는 왕실의 정원처럼 사용되고 있다.

출입구가 여러개인 황거는 여러개의 역들과도 연결되어 있는 교통의 요지다. 위로는 짐보초나 구단시타, 옆으로는 오테마치나 도쿄역, 아래로는 히비야나 유락초역들이 연결되어 구경하러 가기에 매우 용이하다. 내부는 참관 신청을 해야만 볼 수 있지만 히가시교엔이나 여러 공원들은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조깅이나 산책로로도 쓰인다
▲ 니쥬바시앞 조깅이나 산책로로도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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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거를 보며 유일하게 부러움을 느낀 부분은 바로 넓은 녹지들이다. 도쿄나 황거 뿐 아니라 해외여행을 하며 느끼는 부분이지만, 커다란 공원이 시민들을 위해 오픈이 되어 있다는 것은 배울 점인 듯하다.

해자 주변의 조깅코스나, 히가시교엔등의 커다란 녹지는 시민들이 편히 쉬거나 운동을 하기에 적격으로 보인다. 그리고 평범하게 많은 사람들이 그 녹지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의 멋진 문화재인 경복궁 역시 좁지는 않은 곳이지만 언제라도 시민들이 들어가 쉴 수 있는 녹지는 좀 부족하지 않을까. 사실 서울 전체가 공원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항상 있다.

해자에 비친 모습이 멋지다
▲ 사쿠라다몬 해자에 비친 모습이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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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보이는 왕실의 건물은 그나마 사진 속 모습이 전부다. 그나마도 접근이 불가능하게 지키고 있는 경비원들이 많다. 덕택에 다리 앞이나 이런 건물들의 앞은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늘 붐빈다.

하지만 일본의 건물들이란, 특히 에도풍의 건물들에는 알 수 없는 심심함이 있다. 오테몬에서 시작해서 혼마루를 둘러보고 사쿠라다몬으로 나왔음에도 불구 다리가 아플 정도로 넓은 공간이다. 만약 작정하고 둘러보자면 짧은 시간으로는 모자를 듯하다.

제대로 참관을 원하는 사람은 인터넷을 통해 미리 신청이 가능한데 약 1시간 15분 정도의 코스로 설명과 비디오 관람을 포함하고 있다.

현대와 과거가 함께 공존하는 듯하다.
▲ 유락초의 모습 현대와 과거가 함께 공존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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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왕실도 여러가지 뒷 이야기들을 잔뜩 담고 있는 곳이고 늘 세간의 관심을 받는 곳이지만 그 왕족들은 얼마나 답답한 생활을 할까. 모든 일을 담당하는 궁내청의 감시를 받으며 생활하는 것이란 정말 싫을 듯하다. 그 답답함은 참관신청의 까다로움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는 듯하다.

사쿠라다몬을 나오자 다시 현실의 세계로 돌아온 듯 빌딩숲이 반긴다. 아래로는 히비야, 위로는 유락초, 유락초를 통과하면 긴자로 이어지는 빌딩숲이다. 전부 도보로 이동이 가능한 지역들이라 황거 관광을 계획하고 있다면 위의 지역들로 코스를 이어 잡으면 편리하다.

오래된 건물로는 보이지 않는다.
▲ 제국극장과 유락초 오래된 건물로는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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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거를 나오면서 우리의 궁궐들에 대해 생각해봤다. 정말 멋진 곳들인데도 불구하고 나라에서 제대로 관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복원이 이루어지고 앞으로도 많은 변화가 생기리라 믿는데, 그 중 시민들을 위한 녹지조성도 빼놓지 않았으면 한다.

역사적으로야 좋을 게 없는 곳이라지만, 자신들의 역사를 관리하고 미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배울 필요가 느껴진다. 전통을 잘 지키는 민족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특히나 우리처럼 멋지고 장대한 역사를 가진 민족이라면 말이다.

덧붙이는 글 | ▲ 이 기사는 제 티스토리(http://twalk.tistory.com/117)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태그:#여행, #일본, #도쿄, #동경, #황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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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업계에서 근무하면서 이쪽의 이야기를 싣어보고 싶었습니다. 여행지 소개나 안내, 그리고 제가 관심있는 분야인 뮤지컬에 관한 내용들도 써보고자합니다. 좋은 기사와 좋은 정보로 여러분들에게 많은 내용을 전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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