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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밥 해먹어 봤는데 며칠 만에 포기했어요. 돌 씹는 것 같아서 못 먹겠더라고...'

현미밥이 건강에 좋으니 먹어보라고 했는데 며칠 만에 포기했다는 후배의 하소연이다. 흰쌀이 한 톨도 안 들어간 순수 현미 쌀로만 흰 쌀밥 짓듯이 했다고 하니 당연히 입안에서 돌 씹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며칠씩이나 참고 먹었을 녀석을 생각하니 웃음이 나온다.

나의 집 밥상에 현미밥을 내놓기 시작한 것이 3년쯤 되는 것 같다. 처음에는 나도 후배처럼 현미로만 밥을 했다가 차마 밥상에 올리지 못하고 흰밥과 섞어서 먹었던 적이 있다. 흰쌀 밥맛에 길든 입맛은 시급한 건강상의 이유가 아니라면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쉽지 않다.

처음에는 한주먹 정도를 흰쌀에 섞어서 밥을 하다가 조금씩 그 양을 늘려가는데도 몇 달이 걸렸다. 차츰 흰쌀과 현미의 비율이 1:1정도로 늘어가자 아이들이 불평해댔다. 한마디로 밥맛이 없다는 거다. 여기에다 검은콩(서리태) 한주먹까지 넣게 되자 슬슬 눈치를 보며
콩을 골라내거나 밥을 남겼다.

'아빠, 내 밥에는 콩 넣지 말아 주세요. 그리고 흰 쌀밥으로 먹으면 안돼요?'

어떤 날은 특별히 흰 쌀밥이라도 해주면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그렇게 1년, 2년이 지나자 아이들도 현미 밥맛을 느끼기 시작했는지 더는 밥에 대해 불평을 하지 않았다. 콩도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현미로만 지은 밥과 된장국. 조금씩 현미 비율을 높여준다.
 현미로만 지은 밥과 된장국. 조금씩 현미 비율을 높여준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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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로 밥을 하면 거칠어서 오래 씹게 되고, 오래 씹을수록 고소함과 단맛이 느껴진다.
오히려 흰 쌀밥은 맹숭맹숭해서 밥맛이 느껴지지 않게 되는 때가 온다. 현미는 속껍질과 씨눈이 남아 있어서 표면이 딱딱하기 때문에 물에 대여섯 시간은 불린 후에 밥을 해야 거친 느낌이 덜하다.

아침밥은 전날 저녁에 물에 불려 놓으면 압력밥솥이 아니더라도 고소하고 찰진 현미밥을 먹을 수 있다. 처음에는 한주먹부터 넣어서 서서히 현미밥의 먹는 느낌을 입맛에 길들이면서 현미와 백미의 비율을 똑같이 하고 경우에 따라 비율을 조정한다. 예를 들면 김밥처럼 부드러운 식감에는 흰쌀비율을 높이고, 오래 씹게되는 비빔밥에는 현미의 비율을 높인다.

건강식으로 현미를 넣어서 밥을 한다면 20kg 기준으로 1-2만원 정도 더 지급하더라도
이왕이면 친환경으로 재배된 현미쌀이면 더 좋을 것 같다. 현미쌀이 백미보다 비싸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던데, 같은 품종의 쌀이라면 현미와 백미는 도정 방식이 다를 뿐 가격은 똑같다.


태그:#현미, #백미, #건강, #밥상, #현미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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