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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산갓은 토종 갓과는 그 생김새부터가 다르다. 얼핏 보면 상추 같기도 하고 배추 같기도 하다. 여수시의 특산품 중 하나인 돌산갓은 약 40년 전 '만생평경대엽종'을 일본에서 도입하여 돌산도에서 재배하였다고 한다.

 

따뜻한 해양성 기후와 알칼리성 사질토인 여수 돌산도에서 재배된 갓은 매운 맛이 적고 부드럽다. 또한 쉽게 시지 않아 오래 보관해 두고 먹을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봄과 가을철에 담근 갓김치가 저장성이 좋다고 한다.

 

이렇듯 좋은 토양과 충분한 일조량, 남해바다의 해풍이 돌산갓의 재배환경이다. 특유의 향과 맛을 지닌 것은 이런 천혜의 자연조건 덕인 것이다.

 

국내산 순수100% 신선재료와 천연조미료만을 사용하여 '웰빙돌산갓김치'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업체를 지난 5일 찾아갔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지정한 <전남여수지역자활센터>다.

 

잘 손질한 갓은 소금물에 4시간여 담아 절인다. 이렇게 하면 간이 적당하게 배어 들고 약간 매운 맛과 톡 쏘는 맛이 순화되어 맛이 좋아진다.

 

갓김치는 새우젓보다는 멸치젓이 더 잘 어울린다. 이곳 갓김치는 생멸치 젓과 곰삭은 멸치젓을 이용해 맛의 조화를 잘 맞췄다. 은근하고 깊은 갓김치의 맛이 살아 있다.

 

그저 보기만 해도 입안에 군침이 돈다. 한입 '쏘옥~' 먹어보니 알싸하고 상큼한 맛이 대단하다. 개운하게 이어지는 뒷맛의 여운도 좋다.

 

"다시마와 디포리를 끓인 물과 천연재료만으로 만든 양념으로 버무려 게미가 담겨 있어요."

 

돌산갓김치에는 '게미'가 담겨 있다는 이화자(52)씨의 말이다. 게미는 음식 속에 녹아있는 독특한 맛을 일컫는 전라도 방언이다.

 

이씨의 김치담기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솜씨로 식당운영과 20여 년의 내공이 쌓여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아주머니들 대부분이 다 빼어난 솜씨를 자랑했다.

 

이곳 사업단은 여수시에서 일부 지원을 받는다. 그래서일까. 이들은 "이윤추구보다는 맛을 판다"고 강조했다. 하루 생산량은 80~100kg, 명절 전에는 300kg 이상까지 주문이 밀려든다고 한다.

 

사찰음식으로도 이름을 날리고 있는 이곳은 전국 20여 곳의 사찰에 백김치와 갓김치를 납품하기도 한다. 이들 음식에는 불교에서 금기시하는 오신채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오신채는 자극이 강하고 냄새가 많이 나는 특징을 지닌 마늘, 파, 부추, 달래, 흥거 등 다섯 가지다. 사찰에 보낼 갓김치는 다시마, 표고버섯, 늙은 호박, 매실즙으로 맛을 낸다고 한다.

 

이곳 갓김치 맛은 유난히 아삭거린다. 양념을 많이 넣지 않았는데도 돌산갓김치 특유의 맛이 그대로 살아있다. 그렇다면 직접 담그는 아주머니들은 돌산갓김치 맛을 어떻게 느낄까.

 

"톡 쏘는 맛이에요."

"알싸한 감칠맛이 넘 좋아요."

"아삭하고 개운해요."

 

돌산갓김치는 남해바다의 해풍을 맞고 자라 특유의 향과 맛을 지녔다. 알싸하고 톡 쏘는 개운한 맛, 돌산갓김치의 맛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돌산갓김치, #돌산갓, #여수 돌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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