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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억원이 투입되어 민간인 통제구역에 건립된 DMZ박물관. 사회적 우려에도 불구하고 강행되어 현재 수십억원의 적자운영 되고 있다.
 450억원이 투입되어 민간인 통제구역에 건립된 DMZ박물관. 사회적 우려에도 불구하고 강행되어 현재 수십억원의 적자운영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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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14일 개관 이후의 'DMZ박물관 월별 운영 수입·지출 예산내역'을 분석한 결과, 매월 평균 1억 2천만 원 이상의 예산이 낭비되고 있었다. 올해 운영실적까지 합산한 경우 개관 반년 만에 그 금액이 수십억 원에 달한다.

그에 반해 수입은 매월 600만 원에 불과해 심각한 적자와 부실운영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다목적센터는 개관 이후 단 한번 이용에 수입마저도 25만 원에 불과했다. 140억 원을 들여 지었으나, 민간인 출입통제선 안이라는 위치와 인지도 제고 부족 등으로 인하여 이용실적이 거의 없었다.

일 1만명, 년 100만명의 관람객 예상... 실제 방문은 3% 수준

텅빈채로 운영되고 있는 박물과 내부모습과 유네스코 명칭도 모른 채 전시되고 있는 현황판
 텅빈채로 운영되고 있는 박물과 내부모습과 유네스코 명칭도 모른 채 전시되고 있는 현황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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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남북교류타운'으로 추진되었던 DMZ 박물관은 2006년 기준으로 일일 8090~9522명, 년 100만 명의 방문객 추정치를 예상해 왔다. 그러나 강원도의 'DMZ박물관 관람현황'을 분석한 결과, 일일 337명, 년 7만 명의 수요만 발생하여 애초 추정치의 3% 수준에 불과했다.

관람객 유치 실패원인으로는  통일전망대 시설이용료의 이중부과, 타 지역과 차별 없는 안보 전시관 수준의 전시물 구성, 민간인통제구역에 위치해 출입절차가 번거로운 점이 원인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타당성이 크다고 발표됐던 '남북교류타운조성(DMZ박물관) 기본구상 및 타당성조사'는 결국 사업추진을 위해 부풀린 자료였음이 증명되었다. 2004년 당시 정부가 구성한 '동해선 철도, 도로, 임시도로 환경생태공동조사단'이 개진한 민통선 내 착공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이 고스란히 현실화 되고 있다.

DMZ 생태·자연사 박물관의 핵심 전시물 곳곳에서는 표기 등에 오류가 발견되었다. 현장모니터링 결과, 대형 DMZ 지리 모형에서 위치 표기가 세 곳, DMZ 박물관 2층 제1전시실은 단어표기 1곳, DMZ생태영상물에서도 1곳의 오류가 발견되었다.

제 1전시실은 확정되지 않은 정부 개발 사업만 전시해 놓고 텅 빈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박물관의 전시 및 연구 기능이 제대로 검토되지 않은 채 부실 추진된 결과이다. 현재의 운영 상태로는 박물관으로서의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렵다. DMZ 관련 연구기관들의 성과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될 수 있는 시스템이 시급이 적용되어야 한다.

최대 철새 도래지에 수만 평 광장과 주차장 조성

평화·문화광장사업은 6만 6000평의 광장(9만7442㎡), 주차장(2만4964㎡), 평화기념관(1동)이 비무장지대 일원에 들어서는 사업이다. 현재 30% 공정이 진행되었으며 총사업비는 264억 원이다. 사업권역 일대는 전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두루미와 재두루미의 국내 최대도래지다.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에서는 불과 100m 정도 떨어져 있다.

하지만 현재, 공사로 인한 소음과 논·습지의 대규모 매립으로 서식환경이 무차별하게 파괴되고 있다. 강원도는 사업권역 3km까지 철새가 도래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나, 공사 현장 불과 1km이내에서 수백 마리의 두루미와 재두루미가 먹이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보호대책 없이 현장이 파헤쳐지고 있어 시급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무리하게 사업이 추진된다면 중복투자로 인한 심각한 예산 낭비와 세계적 철새도래지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주차장으로 변해 버린 철새의 천국. 철원평야에 7만평 규모에 광장과 주차장이 조성되고 있다.
 주차장으로 변해 버린 철새의 천국. 철원평야에 7만평 규모에 광장과 주차장이 조성되고 있다.
ⓒ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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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평화문화광장은 DMZ 남방한계선 불과 100m앞에 위치한다. 이곳에서 각종 행사와 공연, 집회를 열겠다는것이 문화관광체육부와 강원도의 생각이다.
 철원평화문화광장은 DMZ 남방한계선 불과 100m앞에 위치한다. 이곳에서 각종 행사와 공연, 집회를 열겠다는것이 문화관광체육부와 강원도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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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투성이 행안부의 DMZ 자전거길 

DMZ 박물관은 민통선 내 설치에 대한 사회적 우려에도 불구하고 강행되었던 사업이다. 그 결과는 참담하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도 정부부처와 지자체에 개발 계획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특히 행정안전부가 추진 중인 'DMZ평화자전거 누리길' 사업이 타탕성과 계획이 부실한 대표적 경우다.

행안부는 비무장지대 일원의 495km의 자전거 길을 추진 중이다. 수백억 원의 예산을 들여서 민통선을 중심으로 접경지역 일원에 자전거 길을 내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자전거 길의 대상지역인 민통선 지역이 대부분 미확인 지뢰와 불발탄이 산재한 위험지대라는 것. 자전거를 달리다가 숲속으로 잘못 미끄러질 경우 지뢰밭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아울러 파주와 연천, 철원 일부를 제외한 김화부터 화천, 양구, 인제, 고성은 자동차 주행도 힘겨운 산악지형으로 되어 있다. 이런 곳에 자전거길 추진은 길만 만들고 이용은 없는 전형적인 예산낭비로 전락할 것이다. 행안부가 어떤 검토를 했는지는 몰라도, 민통선과 비무장지대의 실태와 현황을 파악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성급하게 발표한 졸속적인 사업계획이다.

DMZ를 국제적인 생태보고라 홍보하면서, 보호대책 하나 만들지 못하고 있는 정부. DMZ는 개발은 있고 보전은 없이 천이되고 있다. DMZ내부의 남대천 습지
 DMZ를 국제적인 생태보고라 홍보하면서, 보호대책 하나 만들지 못하고 있는 정부. DMZ는 개발은 있고 보전은 없이 천이되고 있다. DMZ내부의 남대천 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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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일원의 보전과 이용에 대한 기준과 원칙이 절실

이와 같은 각종 부실한 개발 사업이 줄을 잇는 것은 비무장지대가 가지고 있는 국제적 생태보고라는 근본적 가치에 대한 망각으로부터 비롯된다. 무엇보다 정부가 비무장지대의 보존과 이용에 대한 기준과 원칙에 입각한 정책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점점 더 이용 압력이 증가하는 민통선관리대책의 부재가 이런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DMZ 박물관과 평화문화광장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부실한 타당성검토로 진행된 과시적인 개발 사업은 국민세금만 낭비하고 DMZ의 생태와 환경만 파괴할 뿐이다. 향후 개발되는 사업들에 대해서는 철저한 검증 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할 대목이다. 녹색연합은 비무장지대 일원의 밀려드는 정부의 각종 개발 사업에 대해서 원칙 있는 보전과 이용대책을 마련한 이후에 추진해야 함을 강조한다.


태그:#DMZ, #DMZ박물관, #철원평화문화광장, #재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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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은 성장제일주의와 개발패러다임의 20세기를 마감하고, 인간과 자연이 지구별 안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초록 세상의 21세기를 열어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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