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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사 경내를 내려다 보고 있는 천년 바위. 사람의 얼굴 형상을 하고 있다.
 장안사 경내를 내려다 보고 있는 천년 바위. 사람의 얼굴 형상을 하고 있다.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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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묘한 고승 바위 만나고 봄비도 만나고...

지난 14일, 새벽 일찍 등산 가방에 도시락을 싸서 넣고 일찍 길을 나섰다. 그런데 하늘이 그다지 맑지 않았다. 나는 장안사에서 삼각산으로 해서 시명산까지 산행할 계획인데, 장안사 가는 마을 버스(마을버스 시간표는 덧붙이는 글 참조)를 놓치면, 1시간 이상을 늘 기다려야 했던 경험이 있어,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길을 나섰다.

장안사에 도착하니 봄비가 마치 밭에 뿌리는 씨앗처럼 하늘에서 뿌려지고 있었다. 장안사 입구 개울 건너 화장실 옆의 등산로를 따라 올라왔다. 약간 숨이 찼다. 그래서 삼각산 전망대 바위(높이324.3m)에서 호흡을 가다듬었는데 여기서 아주 신묘한 흉상의 고승을 닮은 바위를 만났다.

자주 이 산길을 오르내렸는데도 그 동안에는 왜 이 바위의 흉상이 내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일까. 이리저리 바위를 살펴 보니 그 흉상이 마치 원효 대사처럼 내게 다가왔다. 그러고 보니 불광산에는 장안사, 척판암(擲板庵) 등 원효스님을 연상시키는 장소가 적지 않다. 장안사는 원효스님이 창건한 절이고, 척판암은 원효스님이 당나라 종남산 운제사 대웅전이 장마로 무너질 것을 알고 소반을 던져 대웅전 안에 있던 천 명의 사람을 구한 것에서 유래된 암자의 이름이다. 이 천년 바위가 장안사 경내를 우두커니 내려다 보는 풍경이 정말 예사롭지 않게 여겨졌다.

아무리 봐도 사람 얼굴 모양인듯...
 아무리 봐도 사람 얼굴 모양인듯...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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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사 전경
 장안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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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산만 올라와도 조망이 빼어나

기장군의 장안사에서 삼각산-시명산으로 이어지는 이 등산코스는 전문 등산가라도 약간 긴장하는 산이다. 그냥 무명의 산이름만 보고 쉽게 생각하면 안되는 산이다. 삼각산은 해발 469m, 시명산은 676m이지만, 이어지는 산행코스가 복잡한 골목계단처럼 오르내려야  하는 산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대신 먼 동해의 풍광을 바라보며 오르는 전망때문에 산행의 힘듦을 말끔히 잊게 해 주는 산행코스이다.

장안산의 삼각산에서 시명산의 산행 상세코스는 이렇다. 장안사 입구 주차장(화장실)에서 산행의 들머리로 잡아, 삼각산-창녕 성씨묘-551봉-564봉-시명산-불광산(660봉)-424봉-척판암-백련암 갈림길-도로-장안사 주차장으로 하산하면 된다.

이 산행을 완주하려면 자그만치 5시간 30분이 걸리니 결코 만만치 않는 산행인데 비가 부슬부슬 뿌리고 있어서, 나는 삼각산까지만 오르기로 산행 계획을 바꾸었다. 이 산행코스는 생각보다 기암절벽이 많아서 비가 계속 내릴 경우 바위가 미끄러워 위험할 수 있었다. 다행히 삼각산에 올라가는 급경사의 오름길에는 손잡이용 밧줄이 설치 되어 있어 약 20여 분 만에 삼각산의 첫 암봉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곳까지만 올라와도 산맥 저 편에는 넘실대는 동해의 조망이 빼어났다.

삼각산 표지
 삼각산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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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산의 천년 소나무
 삼각산의 천년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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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봄 봄
 봄 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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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사 대웅전
 장안사 대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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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사는 절 자체가 문화유산

기장군에 소재하는 장안사는 원효 대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그리고 불광산 척판암은 원효 대사의 설화가 깃든 암자다. 장안사는 신라 문무왕 13년(673년) 원효대사가 창건하여 당시 쌍계사로 부르다가 애장왕(800~809 재위)이 다녀간 후, 장안사라 개칭하였다고 한다.

고려시대의 역사는 분명치 않으나,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으로 불탄 것을 1638년(인조16) 대의대사가 중건하였다고 한다. 효종 5년(16544) 원정, 학능, 충묵 스님이 대웅전을 중건하였다고 한다.

대웅전의 대웅이란 부처의 덕호이며, 항상 사찰의 중심을 이룬다. 중앙에 불단을 설치하고 그 위에 석재로 조성된 세 분의 부처님이 모셔져 있는데 중앙에 석가모니불을 모셨고 좌우로 아미타불과 약사여래를 모셨다.

대웅전 중심에 불상을 안치하고 있는 불단을 수미단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세계의 중심인 수미산 꼭대기에 부처님이 앉아 자비와 지혜의 빛을 발하고 있다는 불교의 세계관을 상징하는 것이다.

경내에는 대웅전, 명부전, 응진전, 극락전, 산신각 등이 있다. 대웅전은 부산광역시 기념물 제 37호로 지정되어 있고, 대웅전의 석조삼세불좌상은 제 94호로 지정되어 있다. 후불 탱화인 석가영산회상도는 시지정 문화제 제 87호이다. 장안사는 귀중한 우리의 문화유산 그 자체이기도 하지만, 주말이면 전국 및 부산 근교의 시민 등이 즐겨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

관광의 명소 '장안사'
 관광의 명소 '장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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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사에서 인기 높은 부처님
 장안사에서 인기 높은 부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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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소리를 들으며 넓적 바위에서 한 행복한 점심 식사
 물소리를 들으며 넓적 바위에서 한 행복한 점심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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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군 장안사의 숨은 매력은 물맛이 좋다는 것이다. 크고 작은 폭포도 장관이지만 그 물맛은 정말 일품이다. 나는 가지고 온 막걸리와 도시락을 꺼내 넙적 바위에 앉아 신선처럼 행복한 점심식사를 했다. 약간 뿌리는 봄비에도 개의치 않고.

덧붙이는 글 | 장산사의 삼각산 가려면, 우선 대중교통은 기장군 동부리 기장시장으로 가서 9번 마을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기장시장 교통편은 해운대에서 39, 180, 181, 1003번을 타야하고, 동래 쪽에서는 183, 반송에선 188번을 타야 한다. 기장시장 앞에선 일해교통 9번 마을버스를 타고 장안사 입구 상장 안마을 슈퍼 앞에서 하차한다. 버스 시간표는, 오전 6시45분, 7시10분, 8시20분, 9시15분, 10시5분 11시. 소요시간은 약 20분 걸리며, 차비는 1000원. 장안사에서 나오는 교통시간표는, 오후 2시30분, 3시40분, 4시30분, 5시30분, 6시15분, 7시10분, 8시10분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를 따라서 송정해수욕장 입구~기장체육관~울산 온양~장안사에 도착하면 된다.



태그:#장안사, #삼각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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