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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작가회의(이하 작가회의)는 최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시위 불참 확인서' 제출을 요구한 것과 관련 "정부의 지원금을 받지 않겠다"며 "앞으로 이명박 정부의 문화, 환경, 여성, 도시개발 등 비민주적이고 반인권적 정책이 멈출 때까지 저항의 글쓰기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작가회의가 추진하는 '저항의 글쓰기 운동'에는 시인 고은·신경림·도종환,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소설가 현기영 등 문인 168명이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또 작가회의는 전체회원 2500여 명을 대상으로 추가 동참을 요청한 뒤 저항의 글쓰기 운동에 참여하는 문인들의 명단을 공개하기로 했다.

결국 지원금을 주면서 '시위 불참 확인서'를 요청한 정부의 정책은 문인들의 집단 반발과 저항의 불씨가 된 셈이다.

"시위 불참 확인서 내라고? 차라리 지원금 안 받겠다"

작가회의는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중부여성발전센터 강당에서 정기 총회를 열고 "이명박 정부의 정책 전반에 대해 '저항의 글쓰기' 운동을 펼치겠다"고 의결했다. 이 총회에는 시인 고은·신경림, 소설가 최일남·현기영 등 원로 문인을 포함한 200여 명의 회원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동안 작가회의 사무총장을 맡았던 시인 도종환은 "지난 17일 문화예술위원회 윤정국 사무처장 등이 찾아와 '시위 불참 확인서' 요청은 사려 깊지 못했고, 지원금 3400만원을 예정대로 지원하겠다고 했다"고 그동안의 과정을 설명했다.

20일까지 작가회의 이사장을 맡았던 소설가 최일남은 "한 1~2년쯤 잡지 안 내고 외국 작가 초청 안하면 안되나? 이번 일은 상징적이고 정치적인 문제다"며 "현 정부의 문화정책이 얼마나 황당한가를 보여주는 건데 작가회의가 이걸(정부 지원금) 받아야 하나"고 정부 지원금 거부 의견을 나타냈다.

이어 그는 "익명의 70대 문인이 작가회의의 결정을 지지한다며 사재를 털어 3400만원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여러 작가들도 "작가회의는 정부 탄압을 받고 있는 다른 단체의 문제도 함께 푸는 열쇠 구실을 해야 한다"며 "이번 문제의 책임은 문화예술위가 아니라 정부에게 있다"고 정부 비판 의견을 밝혔다.

"집단적인 저항의 글쓰기 운동 시작... 민주주의 후퇴에 대응하자"

이런 문인들의 분위기에 대해 시인 도종환은 "앞으로 많은 문인들이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 획기적으로 바뀔 때까지 신문, 잡지, 인터넷 등에 집단적인 저항의 글쓰기 운동을 펼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작가회의는 이날 총회에서 제18대 이사장으로 평론가 구중서(74), 부이사장에 평론가 최원식, 시인 도종환·나종영·이은봉, 그리고 새 사무총장에 소설가 김남일을 선임했다. 이들은 앞으로 2년 동안 작가회의를 이끌어 간다.

구중서 신임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국가의 정신적 지위를 높이는 사업에 국민 세금을 전달하는 의무를 가진 정부가 일어나지도 않은 불법 시위와 연계해 지원금 반환을 운운하는 것은 시비를 가리기조차 민망한 일"이라고 혀를 찼다.

이어 구 신임 이사장은 "작가회의는 국내 문화예술, 시민운동 단체 중 대표 단체라는 사명감을 갖고 물질 중심, 권력 독주로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작금의 현실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좋은 언어를 통해 존재의 본질을 되새기고 비인간화한 현실을 정화하는 것이 문학인의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태그:#한국작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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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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