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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이 어느 한 세력에게도 전폭적 신뢰를 주지 않는 상황이라면 여러 정치세력은 연합하는 게 맞다. 그것이 국민 요구에 부응하는 길이다. 혹자는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연합은 절대 안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절대 안 될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성사된다면 큰 감동을 준다. 다만, 연대의 시늉만 내는 정치세력이 있다면 그들은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게 될 것이다."

 

2010년 지방선거를 135일 앞둔 29일 오후 시민정치운동을 선언한 '희망과 대안'이 신년사를 발표했다. 이명박 정부 중간평가 성격이 짙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연합정치에 소홀한 세력이 있다면 그들은 외면 받게 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누구든 연합정치의 판을 깨면 그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는 비수가 꽂힌 발언이다. 그만큼 내년 선거에서 연합정치가 중요하다는 역설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로 촉발된 반MB 촛불행렬이 노무현,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 서거 당시 추모행렬로 이어졌다고 평가한 이들은 "국민들이 지금 횃불 들고 나설 분노가 없어서 조용한 게 아니다"라면서 "다가오는 선거에서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이미 국민들은 다가올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며 "한국 민주주의가 힘들여 쟁취한 선거공간이 활짝 열리는 내년, 국민들의 준비에 제값을 할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움직임이 중요하다"고 일갈했다.

 

"2012년을 생각한다면 2010년부터 연대해야"

 

국민들이 표로 MB를 심판하겠다고 나섰는데 정작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제 밥그릇에만 눈독 들여서는 안 된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준) 등 야5당은 자기욕심만 내세우지 말고 내년 선거에서 어떻게 연대할 것인지 전략을 내놓으라는 주문도 담았다.

 

또한 이들은 "정치인들에게 무작정 정치적 욕심을 버리고 희생하라는 것이 아니다"며 "2012년까지 멀리 내다보고 연합정치의 획기적 승리를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적어도 2010년 지방선거에서 그 기틀을 닦으라는 주문인 셈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교두보를 마련하지 못하면, 2012년 선거에서도 집권 가능성을 열기 어렵다는 관측을 담은 분석이다.

 

정치권 못지않게 시민운동에 대한 주문도 내놓았다. 이들은 "시민운동 역시 패배의식과 정치권에 대한 무조건의 불신을 떨쳐버려야 한다"며 "정치적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사고하고 파당적으로 행동하려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머뭇거리는 시민운동에 행동을 촉구한다"

 

시민사회가 힘을 갖고 정치권에 압력을 가할 때 국민들도 연합정치에 신뢰를 보낼 것이라는 판단이다. 국민의 참여로 정치연합의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는 게다. 국민 참여 없이, 시민사회가 배제된 가운데, 정치 공학적으로 연합정치가 이뤄진다면 진정성에는 상당한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는 게다.

 

성공한 연합정치의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시민사회의 적극적 참여가 수반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들은 "국민의 참여로 정치연합을 이뤄내야 한다"며 "한국 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심각한 불균형상태의 민주주의를 회복해내는 길을 외면하는 정치세력에는 분명한 경고도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머뭇거리는 시민운동에 행동을 촉구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또한 이들은 "2010년 새해는 지난 2년간의 ▲민주주의 후퇴 ▲서민경제의 위기 ▲남북관계의 파탄이라는 퇴행을 막아내야 한다"며 "공동체의 방향을 미래지향적으로 되살려내는 역사적인 해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역별로 한 개 정당이 독점했던 지방정치를 끝내야 한다는 주문도 곁들였다. 이들은 "지난 4년간 일당에 의한 독점적 정치로 지체된 풀뿌리 지방자치도 되살려 내야 한다"고 밝혔다. 영남은 한나라당, 호남은 민주당에서 독주하고 있는데 이를 깨지 않고는 풀뿌리 지방자치를 살려낼 수 없다고 강조한 셈이다.

 

특히 이들은 "어떤 정부라도 국민들이 만들어가는 미래지향적인 희망의 물줄기는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입증하는 한 해가 돼야 한다"며 "내년은 국민의 선택으로 다시 한 번 물줄기를 바꾸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희망 그것은 스스로 만드는 것입니다"

[전문] '희망과 대안' 신년사

2009년의 수많은 좌절은 좌절이 아닙니다.

 

201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해를 보낼 때마다 어려웠던 한 해의 일들을 보내고 밝은 마음으로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법입니다. 그러나 밝게 맞아야 할 새해 아침에 희망에 찬 각오보다 결의에 찬 각오를 다져야 하는 현실이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일년이 되어가도록 장례도 치르지 못한 용산참사도, 대운하사업이 아니고서는 그토록 많은 예산을 쏟아 넣는 것이 이해가 안 되는 4대강 사업도, 헌재의 판결에 따라 재논의해야 마땅한 미디어법도,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진행되었던 철도파업도 대통령의 말 한마디와 국책사업 혹은 미래지향적인 녹색성장이라는 언술로 정부의 일방적인 의지만 관철되고 있습니다. 민주적 절차에 의해 선출된 정부라는 미명 아래 어떤 합법적 저항도, 어떤 반대 의견도 묵살하고 아예 무시하면서 국가권력이 가진 폭력적인 힘들을 동원하는 일방통행식의 국정운영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좌절하고 있습니다. 무엇을 말해도 어떤 행동을 해도 무시되고 배려하지 않는 현실에 무력감마저 느끼고 있습니다. 어느 곳에서도 희망을 발견하기 어려워서 더욱 답답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과연 원하는 대로 얻고 있는 것일까요? 용산문제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묻혀버리고 있습니까?  미디어법이, 4대강사업이 잘되고 있는 것일까요? 언론장악을 위해 감행한 일련의 불법행위는 사법부의 단죄를 받지 않았습니까? 정부의 입장에서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룬 것은 없는 셈입니다.

 

국민들이 겪는 좌절은 단지 좌절일 뿐일까요? 아닙니다. 좌절의 연속이지만 우리는 희망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그 수많은 좌절은 희망을 향한 행동 때문에 생겨난 것이기 때문입니다.

 

희망의 큰 물줄기는 이미 형성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진정한 반성을 얻어내지 못했지만 '강부자・고소영' 정권의 속도전을 패퇴시킨 2008년의 촛불이 그러했습니다. 2009년에는 두 번의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들은 정부의 일방적 국정운영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주었으며, 두 전직 대통령의 서거를 보며 몰려든 추모물결은 국민의 그러한 의지를 더욱 다져놓았습니다. 국민들 스스로 희망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국민들은 이미 다가올 선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이미 다가올 선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촛불과 횃불을 들고도 남을 분노가 없어서 조용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올해는 한국의 민주주주의가 힘들여 쟁취한 선거공간이 지방자치단체의 차원에서나마 활짝 열리는 해입니다. 이제 희망의 물줄기에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합류해 들어올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국민들의 준비에 값할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움직임이 어떤 때보다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어느 한 세력도 국민들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여러 정치세력의 연합이야말로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길입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연합은 절대 안 될 거라는 소리가 있습니다. 오히려 절대 안 될 것처럼 보이는 일이기에 성사된다면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절대 안 될 일이라고 지레 포기하고 시늉만을 내는 세력은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을 것입니다.

 

정치인들에게 정치적 욕심을 버리고 무작정 희생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민심을 제대로 읽고 움직이라는 것이며, 2012년까지 멀리 내다보고 연합정치의 획기적 승리를 준비하면서 당장 2010년에도 모두가 승리하는 길을 찾으라는 것입니다.

 

2010년을 한국 민주주의의 새 장을 여는 해로 기록되게 해야 합니다.

 

시민운동 역시 패배의식과 정치권에 대한 무조건의 불신을 떨쳐버러야 합니다. 무엇보다 국민을 믿어야 합니다. 국민들이 준비한 희망으로 우리 사회가 한걸음 더 진전하는 위대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자부심을 국민들과 공유하며 더욱 북돋우어야 할 것입니다.

 

하여 국민들과 함께 다시 한 번 나서야 합니다. 여전히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사고하고 파당적으로 행동하려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해야 합니다. 국민의 참여로 정치연합을 이루어내야 합니다. 한국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심각한 불균형상태의 민주주의를 회복해내는 길을 외면하는 정치세력에 분명한 경고를 보내야 합니다. 여전히 머뭇거리고 있는 시민사회에 행동을 촉구해야 합니다.

 

2010년 새해는 지난 2년간의 민주주의 후퇴, 서민경제의 위기, 남북관계의 파탄이라는 퇴행을 막아내고 미래지향적 공동체의 방향을 되살려내는 역사적인 해가 되어야 합니다. 동시에 지난 4년간 일당에 의한 독점적 정치에 의해 지체된 풀뿌리 지방자치도 되살려 내야 합니다. 어떤 정부라도 국민들이 만들어가는 미래지향적인 희망의 물줄기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입증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합니다.

 

2010년 새해는 우리 국민들의 선택이 다시 한 번 한국 사회의 물줄기를 바꾸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희망과대안 역시 겸손한 자세로 자신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며 국민 모두와 함께 2010년을 희망에 찬 해로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태그:#진보대연합, #연합정치, #2010 지방선거, #촛불행렬, #희망과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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