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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과 국내 대학에서 동시에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대학원생이 진주 경상대에서 나왔다. 국내 처음으로 같은 논문을 갖고 두 대학에서 동시에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것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정미선(30)씨다. 정씨는 지금 경상대 응용생명과학부와 미국 퍼듀대학교(Purdue) 원예학과(Department of Horticulture)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정씨는 20일(현지시각) 퍼듀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내년 2월 25일 경상대 졸업식 때 박사학위를 받는다. 국내 최초 복수박사학위(Dual Ph.D)를 받게 된 셈이다.

 

정미선씨가 미국-한국 대학에서 동시에 박사학위를 취득하게 된 것은 두 대학이 '복수박사학위제'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경상대와 미국 퍼듀대는 2005년 5월 '복수박사학위제 운영 협정'을 체결했다.

 

경상대와 퍼듀대는 국내 최초로 상호 학점인정·교류협정을 체결, 경상대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하는 학생에게 퍼듀대 정규과정으로 입학한 학생과 동등한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복수박사학위를 취득하려면 2년과정(Course work)을 경상대에서 마치고 퍼듀대에서 1년 간 강의를 들으면서 연구해야 한다.

 

또 IF(imfact factor) 5.0 이상의 SCI 등재저널에 제1저자로 논문을 발표해야 한다. 두 대학은 경상대 2명과 퍼듀대 2명, 외부교수 1명으로 복수박사학위제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1997년 경상대 자연과학대학 생화학과에 입학한 정미선씨는 수학을 복수 전공했다. 그는 2005년 9월 경상대 박사과정에 진학했고 2007년 8월 BK21사업에 의해 개설되어 있던 퍼듀대의 복수박사과정에 입학했다.

 

정미선씨가 이번에 낸 학위논문은 "SIZ1의 특정 부분이 아브시스한, 살리실산, 그리고 스트레스에 의한 반응을 조절한다"(specific domain structures control abscisic acid-, salicylic acid-, and stress-mediated SIZ1 phenotypes)라는 제목이다. 이 논문은 IF 6.11의 <식물생리학>(Plant Physiology)이라는 학술잡지에 게재하기도 했는데, 이 잡지는 식물과 관련한 논문을 출판하는 데서는 가장 많이 인용되는 세계적 저널이다.

 

정미선씨가 수행한 연구는 식물환경 스트레스에 관한 것이다. 식물은 이동을 할 수 없으나 외부 환경변화를 인식하고 적응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정미선씨는 식물의 환경 스트레스 적응에 핵심 역할을 하는 유전자의 기능 해석에 관한 연구를 수행한 것이다.

 

정미선씨의 경상대 지도교수인 윤대진 교수와 퍼듀대 지도교수인 레이 A. 브레산(Ray A. Bressan) 석좌교수는 정미선씨가 연구하는 식물환경스트레스 연구 분야의 세계적인 학자다. 레이 교수는 BK21 겸임교수 및 WCU 해외학자로 경상대학교에 매년 1학기 동안 체류하면서 연구와 강의를 해오고 있다.

 

두 교수는 지난 10여 년간 공동연구를 수행했고 이를 통해 생명과학분야 세계적 저널에 2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윤대진 교수는 2008년 12월 WCU 사업 선정 당시, 처음 실시한 해외동료평가(International Peer Review)에서 30점 만점(해외동료 평가 1위)을 획득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경상대에 따르면, 정미선씨는 "경상대의 연구 환경이 다른 어느 대학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지도교수를 너무나 잘 만나 행운"이라며 "퍼듀대에서 한국을 아는 모든 사람들은 경상대학교를 알고 있었다. 이보다 더 자랑스러운 기억은 없을 듯하다"고 말했다.

 

윤대진 교수는 "퍼듀대와 복수박사학위제를 조인하는 데 큰 역할을 했는데 그 첫 복수박사를 배출하게 돼 무척 뿌듯한 마음이다"며 "정미선씨는 한번 시작한 일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주어진 과제를 풀어나가는 강한 정신력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미선씨와 두 대학 지도교수는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이며 내년 2월에 귀국할 예정이다.


태그:#경상대, #미국 퍼듀대학교, #정미진, #복수박사학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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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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