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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 10월 27일 T옴니아2와 옴니아팝을 비롯해 올 하반기 국내 시장에 출시되는 '옴니아 패밀리'의 스마트폰 신제품 5종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27일 T옴니아2와 옴니아팝을 비롯해 올 하반기 국내 시장에 출시되는 '옴니아 패밀리'의 스마트폰 신제품 5종을 공개했다.
ⓒ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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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아팝은 네스팟 이용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무슨 소리냐, 맥 인증 받으니 네스팟 잘만 터지더라."

지난 10월 출시된 삼성전자 스마트폰 옴니아팝(SPH-M7200)을 놓고 KT와 사용자간에 수수께끼 같은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KT는 옴니아팝에 자사 무선랜 '네스팟' 접속 기능이 없다고 밝혔는데, 거꾸로 사용자가 접속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옴니아팝, 네스팟 접속 수수께끼

충무로에서 일하는 회사원 조아무개(29)씨가 옴니아팝을 구입한 건 지난 12월 초. 아이폰이 출시된 뒤였지만 스마트폰이면서 거의 '공짜폰' 수준인 저렴한 가격 때문에 옴니아팝을 선택했다. 삼성전자 옴니아 시리즈의 하나인 옴니아팝은 보급형이긴 했지만 출시 당시 '인터넷전화'로도 동시 이용할 수 있는 첫 FMC폰으로 관심을 모았다.

발단은 스마트폰 사용자 대상 정액요금제인 i요금제였다. KT는 i요금제 가입 고객에겐 자사 무선랜 서비스인 네스팟을 무료로 제공하는데 '네스팟 서비스가 가능한 기종에 한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자연 옴니아팝은 그 대상에서 배제된 것이다.

그런데 네이버 스마트폰 카페에는 옴니아팝도 맥 인증을 받으면 네스팟 접속이 가능하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네스팟은 wi-fi와 같은 무선랜이기 때문에, wi-fi 접속이 가능한 휴대폰이라면 기술적으로 네스팟 접속이 안 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18일 옴니아팝 사용자를 만나 직접 실험까지 해봤다. 결론은 옴니아팝도 네스팟 접속이 '가능'했다. 그렇다면 KT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네스팟 사이트에서 맥 인증을 받은 옴니아팝으로 네스팟에 접속해 인터넷에 연결하고 있다.
 네스팟 사이트에서 맥 인증을 받은 옴니아팝으로 네스팟에 접속해 인터넷에 연결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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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휴대기기로 네스팟에 접속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다. 우선 네스팟 '커넥션 매니저(CM)'란 프로그램을 깔아 매번 로그인 절차를 거쳐 접속한다.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KT 주장도 옴니아팝에는 이 CM이 안 깔려 있다는 것이다.

CM이 없으면 네스팟 접속 자체가 불가능한 것일까? 네스팟 CM이 없더라도 아이폰이나 옴니아팝처럼 고유의 맥 주소가 부여된 스마트폰은 네스팟에 가입한 뒤 홈페이지에서 맥 주소를 인증 받는 절차를 거치면 로그인 절차 없이 네스팟에 접속할 수 있다. 18일 기자와 제보자가 실험한 방식도 후자다.

▲ 옴니아팝 네스팟 접속 실험 맥 인증을 받은 뒤 옴니아팝으로 네스팟에 접속하는 과정입니다.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 화질이 안 좋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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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기술적으로 불가능'→'가능'→다시 '불가능' 말 바꾸기

조씨가 고객센터에 문의하는 과정에서 KT는 계속 말을 바꿨다고 한다. 처음엔 옴니아팝은 네스팟 접속이 불가능하다는 대답이었다. 이후 맥 인증을 통한 접속 사례를 제시하자, 이번에는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옴니아팝은 네스팟 무료 서비스 대상이 아니라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오마이뉴스> 취재 과정에서 KT 공식 입장은 다시 "옴니아팝으로 네스팟 이용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로 정리됐다.

KT 홍보실 함영진 대리는 "옴니아팝에는 CM(커넥션 매니저)이 없어 네스팟 접속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보급형 제품인데다 서둘러 출시하는 과정에서 기능을 빠뜨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근 출시된 쇼옴니아폰(SPH-M8400)에는 CM 기능이 들어갔고 아이폰은 CM이 없는 대신 KT 자체에서 맥 인증 작업을 거쳐 네스팟 이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KT 단말기전략담당 부서 관계자 얘기는 약간 다르다. "옴니아팝에는 사용자 인증을 위한 맥 값을 부여하지 않아 맥 인증을 통해 네스팟에 접속하더라도 사용자를 확인할 방법이 없어 비정상적인 접속이나 부정 사용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적어도 맥 인증을 통한 접속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은 셈이다. 

IT칼럼니스트인 김인성씨는 일종의 '휴대폰 리콜'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KT가 옴니아팝 맥 주소를 기록하지 않아 인증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다면, 옴니아팝 사용자를 대상으로 맥 주소를 일괄적으로 수거해서 아이폰처럼 따로 인증해 주는 과정을 거치며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KT는 "네스팟 무료서비스는 i요금제 고객 대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여서 옴니아팝도 네스팟 접속이 가능하다면 제공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추후 네스팟 접속이 가능하도록 옴니아팝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결국 아이폰이나 쇼옴니아 등 새 모델 중심의 마케팅 전략에서 옴니아팝은 뒷전에 밀린 셈이다.

네이버 스마트폰 카페에선 '버림받은 폰'이라는 자조 섞인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서 '나이쑤만두'라는 필명을 쓰는 제보자 조씨는 "같은 돈 내는 사용자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애매모호한 기술적 이유를 들어 막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기존 고객은 이미 따놓은 열매이고 신규 고객만 늘리겠다는 계산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태그:#옴니아팝, #스마트폰, #아이폰, #KT, #네스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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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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