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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원 "산 권력은 보호하고 죽은 권력은 인격 모독"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회의에서 한명숙 전 총리의 비자금 수수 의혹 보도과 관련,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예를 들며 검찰의 행태를 비판했다.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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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성해운의 국세청 로비 사건 조사 과정에서 한상률 전 국세청장과 서울지방검찰청 고위 간부에게 로비자금을 건넸다는 신성해운 측의 진술이 있었음에도 검찰이 이를 묵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7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2008년 2월 22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작성된 진술조서를 제시했다. 신성해운 사건을 조사하던 검찰이 이재철 신성해운 이사로부터 진술받은 내용이다.

 

박 의원은 이귀남 법무부 장관을 향해 "이재철씨는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사위로 진술에서 자기 장인과 장모, 심지어는 자기 부인에게 한 달에 500만 원씩을 준 것을 전부 검찰에 상세히 제출했다"면서 "또 2004년에 중앙지검 고위 간부에게는 2억 원을 줬고 한상률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에게는 5000만 원을 줬다고 검찰에 진술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한 전 청장이 신성해운에서 5000만 원을 받은 것을 검찰이 알고 있으면서도, 검찰 간부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한 청장을 소환조사도 하지 않고 유유히 출국을 시킨 것 아니냐"고 따졌다.

 

"검찰 간부에게 2억, 한상률에게 5천만 원" 진술... 법무장관 "보고 받지 못했다"

 

 

이에 이 장관은 "보고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답변자로 나선 최교일 법무부 검찰국장은 "당시 (서울중앙지검) 1차장으로 이 사건에 관여해서 아는데, 처음엔 조사부에서 신성해운 사건을 조사했고 특수부에서 조사할 필요가 있어서 특수부로 재배정해서 조사했지만 (박 의원이 말한) 그런 부분을 밝히지 못하고 종결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도 "신성해운 사건과 관련해 검찰 간부가 거명된 것이 있다면 검찰에서 철저히 조사했을 것"이라며 "이 조서는 법정에 제출되는 것이고 변호사를 통해 외부로도 나가는 것이 뻔해 (감출 필요가 없고), 검찰이 조사를 했는데 혐의가 없어 내사종결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또다시 "이재철씨가 이런 내용이 담긴 리스트를 검찰에 내니까 검찰은 다시 리스트를 내라고 했다"며 "처음에 낸 리스트에는 검찰 간부가 포함돼 있으니 이분 것을 삭제하고 냈다. 그런데, 문제는 (검찰 간부를) 삭제한 리스트에도 한상률에게 5000만 원을 낸 것이 기재돼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씨가 자기 보호를 위해 처음에는 검찰 간부를 물고 늘어졌다가 증거가 없어서 다시 낸 리스트에서는 삭제했을 수는 있다고 본다"면서도 "거기(다시 낸 리스트)에도 한상률에게 5000만 원을 낸 것으로 기록돼 있다면 검찰이 조사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따졌다. 이 장관은 "확인해서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한 전 총리 수사내용 누설 질타... 법무장관 "검찰은 누설하지 않았다고 한다" 

 

 

박 의원이 이날 갑자기 지난해 초에 문제가 됐던 신성해운 국세청 로비 사건을 다시 꺼낸 것은, 최근 일부 언론이 검찰을 취재한 내용에 근거해 한명숙 전 총리 비자금 수수 의혹을 보도하고 나선 것에 대해 검찰의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서였다. 검사나 한 전 청장의 비자금 수수 의혹이 제기된 진술 내용은 밝히지 않았던 검찰이 한 전 총리에 대해서는 일부러 언론에 흘린 것 아니냐는 것이다.
 

다시 말해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과정에서 공공연히 피의사실을 공표한 것이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았고 다시는 이런 일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검찰이, 무죄추정 원칙이 있음에도 한 전 총리와 관련된 진술을 그대로 언론에 전한 것은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같은 당 박영선 의원이 검찰 수사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경위를 따져 묻자 이 장관은 "<조선일보>에 보도된 날 바로 이게 어떻게 보도된 것인지, 우리 직원이 누설한 것인지를 확인했지만 검찰에서는 '자체적으로 누설한 것은 없다'고 했다"며 "내가 더 확인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박영선 의원은 "효성그룹 비자금 사건과 비교해서, 효성그룹 회장의 검찰 소환시기는 6개월이 넘도록 비밀에 부쳐졌지만 한명숙 총리는 소환도 안 했는데 언론에 수사내용이 나간 것에 대해 국민들은 검찰의 언론플레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느냐"고 질타했다. 

 

대한통운 측이 한 전 총리에게 수만 달러를 건넸다는 진술이 있었는지, 또 앞으로 한 전 총리를 소환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 장관은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므로 여기에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만 답했다.


태그:#신성해운, #한명숙, #박지원, #박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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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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