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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부터 공주 백제체육관으로 가족여행을 가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시작했다.  남편과 아이들을 설득하여 함께 참여하기로 하고 각자 역할 분담을 하였다. 우리 부부는 2009년 11월 28일 공주 백제체육관에서 열리는 공주, 연기, 부여, 계룡시 등 4개 시군 공무원 배드민턴 동호회(연합회장 김병권) 교류전에 선수로 참여를 하고 큰딸은 사진을, 작은딸은 동영상을 맡기로 했다. 체육관으로 떠나는 가족여행, 생각만으로도 흐뭇하다.

 

어떻게 생각하면 게임에 참여하지 않고 구경만 하는 아이들이 장시간 따분하고 지루할 수 있겠으나 각자에게 역할이 주어졌기 때문에 나름대로 의미가 있고 재미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다소 설레는 기분으로 장비를 점검한 후 체육관으로 출발하였다. 

 

2009년 11월 28일, 공주 백제체육관에서 주최 측인 공주시를 비롯하여 연기군, 부여군, 계룡시 등 충남 4개 시군 공무원 배드민턴 동호회 교류전이 열리는 날이다. 체육관에 들어서자 공주 동호회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개회식 준비를 하고 있다. 다른 팀들이 속속 도착하자 활짝 웃는 모습으로 반갑게 맞아 준다. 연합회 이한수 총무의 안내 방송에 따라 동호인 백여 명이 모인 가운데 개회식이 열리고 파이팅을 외치며 각자 게임에 임하였다.

 

오늘 열리는 교류전은 배드민턴 동호회원들 간의 친선게임인 관계로 큰 부담은 없다.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며 즐기면 되는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게임에 임해서 그런지 첫 게임을 쉽게 이길 수 있었다.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도 큰 부담을 갖지 않고 화기애한 분위기에서 재미있는 게임을  펼친다. 체육관에 웃음꽃이 활짝 핀 것은 당연지사요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승패를 떠나 각자 최선을 다해보지만 본의 아니게 실수가 있게 마련이다. 초보인 나도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가 뜻하는 대로 공을 보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너무 힘이 들어가다 보니 공보다 먼저 라켓이 허공을 가르는 바람에 공이 그만 알밤처럼 바닥으로 뚝 떨어지고 만다. 여기저기서 아쉬운 탄성이 쏟아진다. 그런가 하면 서브를 잘 넣기 위해 너무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그만 네트도 넘기지 못하고 마는 경우도 생긴다. 그 아쉬움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런가 하면 파트너와 호흡이 맞지 않아 서로 부딪치기도 하고, 라켓끼리 부딪쳐 놀라기도 한다. 공이 의도하는 대로 가지 않고 엉뚱한 곳으로 날아갈 때면 양 팀에서 보내는 엇갈린 표정도 볼만하다. 평소의 실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는 게임이지만 참여하는 모두의 얼굴에 즐거움이 가득하다.

 

딸들도 각자 맡은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 멋진 사진과 동영상 자료를 기대해본다. 사실 이번에 체육관으로 가족여행을 계획한 아주 특별한 이유가 있다. 딸들에게 엄마 아빠가 즐겨하는 사진과 글쓰기에 관심을 갖도록 기회를 부여함은 물론 멋진 가족여행기와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다. 발길 머문 자리 그냥 흘려버리기 보다는 글과 사진으로 남겨 멋진 추억으로 간직하는 일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가족이 만드는 이벤트이기도 하다.

 

그렇게 남긴 글들이 때로는 시가 되고 수필이 되고 인터넷 신문 기사가 된다. 곳간에 곡식이 차곡차곡 쌓이듯 우리 가족에게 남겨지는 글과 사진들은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우리 집 행복 만들기" 로 시작된 가족여행기 등 글쓰기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우리 가족만의 책으로 만들어 지기도 했다. <함께 떠나는 행복한 가족여행>이다.

 

또한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와 사랑의 마음을 엮어 <가족! 그 아름다운 이름으로>라는 자작나무를 만들었고, 결혼과 함께 시작된 칠년 동안을 주말부부로 지내며 편지로 애뜻한 마음을 나누었던 부부의 사랑이야기를 <우리 부부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란 이름으로 출판했다. 이 또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책들이다. 아이들에게 물려줄 값진 유산이기도 하다.

 

친선 게임이 끝나고 공주시 동호회원들이 체육관 옆 식당에서 마련한 중식시간 또한 잊히지 않을 것이다. 공주시 연합회장의 선창으로 시작된 건배제의는 각 시군 대표들로 이어지고, 주거니 받거니 한잔 술로 분위기는 무르익는 가운데 내년에 부여에서 만날 것을 약속하며 아쉬운 발길을 옮겨야 했다.  

 

집에 돌아가면 공주 백제체육관에서 열린 4개 시 군 공무원 친선 배드민턴 교류전도 하나의 가족 이야기로 엮어져 행복한 보물로 남겨질 것이다. 먼 훗날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었을 때 이 이야기와 그동안 써놓았던 이야기들을 방안에 펼쳐놓고 사랑하는 딸들과 또 그 자녀들이 함께 모여 추억 속을 거니는 모습을 상상하면 벌써부터 가슴가득 벅찬 감동이 느껴진다.


태그:#배드민턴, #친선경기, #공주 , #백제체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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