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주) 태봉의 김기문 부사장
▲ 김기문 부사장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주) 태봉의 김기문 부사장
ⓒ 차광석

관련사진보기


- (주)태봉의 창업은 언제인가?
"회사의 약력에는 태봉섬유가 86년 창업으로 되어 있는데, 창업은 70년도 후반이며 86년은 법인화를 이룬 시점이다. 그 때는 우리나라 목화는 이불솜으로 사용하고 외국 수입품은 실을 만드는 방적공장으로 가는데, 이 지역에는 일신방직, 전남방직, 대한방직 등이 있어 방직산업이 호황을 이루고 있었다.

우리는 방직공장에서 실을 만들고 남은 부산물들 다시 말해 자투리 수입목화들을 가져와 정제하고 재추출 해 원료 재생하는 일을 가지고 창업을 했다. 그로부터 10년 후 96년 노동집약산업으로서의 한계가 왔고 기업 확장을 위해서는 부산물 재추출만으론 힘들다는 결론을 내리고 섬유가공으로 전환을 위해 면섬유 정련, 표백, 염색의 설비를 갖췄다."

- 이후 (주)태봉의 성장과 제품에 대해 소개해 달라
"가치 차이는 있겠지만 2, 3천만 원의 투자금과 5, 6명으로 시작을 한 우리는 97년 원료가공 사업으로 정련, 표백과정을 거친 제품들을 병원이나 위생용 솜으로 만들어 판매했다.
우리 제품(1차 가공품)에 대해 만족한 일본에서 병원 완제품 생산을 요청 해 99년부터 치과솜과 탈지면을 만들기 시작했다. 99년 당시에는 월 2억5천만에서 3억 정도 매출을 기록해 원료생산만 했을 때보다 4배 정도의 성장을 했다."

- 기업이 가장 어려웠을 때는 언제인가?
"98년 3월 27일 제1공장이 전소하는 대형화재가 났을 때인데 9시 뉴스에도 나왔다. IMF 시기라 경기도 안 좋고 수출할 제품이 없어 큰 위기였다.
내부적으로 제1공장에서 생산품목을 포기하느냐 되살리느냐의 고민을 했었지만 다시 살리자고 결정을 하자 4개월만인 7월 17일에 복구시켜 재가동을 했다.

당시 화재보험사에서는 경기가 안 좋으니 일부러 방화를 했다는 의심으로 본사 임원들이 현장을 내려왔으나 우리의 재무제표를 보고나선 일부러 불을 낼 이유가 없다며 그날 바로 올라갔다.

또 나중에 시청 공무원을 통해 알게 됐는데, 일본과 대만의 거래 업체에서 광주시청에다가 '빠른 복구를 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우리의 화재가 일본의 뉴스에 나왔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신용거래처라 믿고 자발적으로 편지를 썼다는 점에서 많이 기쁘고 감사했다."

김기문 부사장이 미국으로 수출될 제품들의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잇다
▲ (주) 태봉 김기문 부사장이 미국으로 수출될 제품들의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잇다
ⓒ 차광석

관련사진보기

- 회사 이름에서 섬유를 뺐다
태봉섬유에서 (주)태봉으로 이름을 바꾼 것은 '섬유산업은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선입견 때문이다. 예를 들어 태봉섬유라 했을 땐 사원모집 공고를 내도 회사의 내용을 보지 않고 섬유회사라 구시대적이라 여기고 지원 자체를 안 하는 경우가 있었다. 섬유산업에 종사한다는 자부심은 있지만 그것만으로 우수인재가 오지 않는 것을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또 이업종 교류에 나가서 다른 업종에 무시를 당해, '섬유하면 밥은 먹고 사나...방글라데시로 가야하지 않나' 등의 농담을 듣는다.

하지만 그들이 세계1위제품을 가지고 있나? 우리는 가지고 있다. 탈지면과 알콜솜 등은 세계 1등급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국제적으로 탈지면 1등급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로는 미국의 바나트, 프랑스의 하이드라, 벨기에의 알마, 일본의 마루산, 한국의 태봉이 꼽히고 있어 세계 1위 그룹에 당당히 '태봉'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있다.

(사양산업이란) 오해는 기업운영에 타격을 준다. 은행이나 보험에서 불리를 당하기 때문이다. 대출조건도 타 업종에 비해 까다롭고, 은행대출을 위해 보험을 들어야 하는데 섬유를 한다고 보험료를 두세 배나 더 내고 겨우 가입한 경우도 있었다.

- 섬유가 사양 산업인가
"현재 산업의 중심이 광산업, 금형 등 하이테크 쪽으로 치우쳐 있다. 학계 업계 모두 섬유는 사양 산업이라고 말하면서 지원도 약하다. 하지만 사양 산업이라면 대체품이 개발돼 소비가 없어져야 하는 데 섬유는 그렇지 않다.

하이테크 하는 사람은 옷도 안 입나? 그들도 섬유로 된 옷을 입고 있다. 일상에서 쓰는 생필품의 70%를 섬유가 차지하고 있고 비행기 1대를 완전 분해하면 60%가 섬유제품이 나온다. 첨단산업이라는 광산업에서 사용하는 광케이블도 섬유로 만든다.

섬유산업이 사양이라 보이는 것은 연구, 투자가 없어 경쟁에 질뿐 사양 산업이 아니다. 기업가는 투자, 대학에서는 연구를 좀 더 하면 충분히 살릴 수 있다."

(주)태봉의 작업중 모습
▲ (주)태봉 (주)태봉의 작업중 모습
ⓒ 차광석

관련사진보기


- 일본후생성에서 인정을 받았다는데
"2007년 2월 일본후생성 의료기기 외국제조업자 인정서 취득을 말한다. 후생성 인정은 완제품에 대해 품질이 일본 정부에서 정한 규격을 통과했다는 것인데, 우리는 탈지면에 대해 인정을 받았고 일본정부에서 인정을 해 준만큼 매출 올리기가 쉬워졌다.

일본에서의 인증은 영국과 미국 FDA에 이어 세 번째이다. 이는 유럽과 미국 그리고 아시아 최고의 까다로운 일본 등 세 개 대륙에서 우리 제품의 품질을 인정받았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 특허 현황과 신제품에 대해 소개해 달라
"삽입식 생리대 기초제조기계와 침식억제 식생매트 제조부분의 특허를 가지고 있고 출원 중인 것도 3개 있다. 올해 출시한 제품은 침식억제식생매트인 '이지그린매트(easy green mat)'로 각각의 특성을 달리하는 천연목화섬유 3겹층 사이에 식물 종자 등을 압착하여 만든다.

기존 제품들은 폴리에틸렌, 폴리비닐 등 비생분해 소재로 만들어져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것에 비해, 우리 제품은 100% 천연소재로 만들어져 약초, 야생화씨 등을 심어 현장에 그대로 설치를 하면 2주에서부터 최대 100일 안에 모두 분해된다. 주 사용처로는 골프장, 운동장, 토목현장 등이며 올해는 강원도 횡성의 골프장에 납품했고 도로공사 쪽으로 영업 중이며, 올해는 제품 출시가 조금 늦어 아직 매출이 적지만 내년 봄부터의 매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농업용 멀칭비닐도 제작하는데 기존 비닐제품은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처리비용이 드는데, 우리 제품은 토양보호와 비료 성분을 첨가하면 작물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지력을 높일 수도 있다."


태그:#태봉, #김기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