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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한류의 대표스타인 배용준씨가 배우 이외에 하고 싶은 일이 농사를 짓는 것이라고 하여 또한번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이처럼 회색빛 도시의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숨쉬며 생활하는 농촌의 삶을 그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농촌의 조그마한 학교가 서울에서 온 아이들로 북적거리고 자연과 함께 친구하며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또한 귀농 또는 귀촌을 꿈꾸어 보기도 한다.

 

1997년 전후의 귀농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일시적 일탈이었다면 현재 농촌으로 가는 사람들의 동기는 다양하다. 은퇴이후의 삶을 농촌에서 보내고 싶거나, 자연과 함께 하기 위한 전원생활중심형, 안전한 먹거리 문제가 사회적 이슈화 될 것을 예상하고 농업을 직업으로 선택하여 귀농하는 창업농형, 도시문명에 대한 염증으로 대안적 삶의 실현 공간으로 농촌을 선택한 경우 또는 문학과 예술 등 문화 활동의 무대로 농촌을 선택한 예술가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동기와 유형의 사람들이 농촌에 정착하고 있다.

 

그러나 막상 농촌에 정착하는 것이 그리 녹녹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귀농이라는 것이 단순히 주거공간을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주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공간의 이동으로 말미암아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삶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다. 귀농을 하였다가 다시 도시로 떠나는 이들 중 30대의 경우는 자녀교육에 대한 불안감으로, 50대의 경우는 이웃과의 관계가 원활하지 못하여 다시 떠나는 경우가 있다.

 

흔히들 농촌은 정(情)이 많은 곳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시작한다. 그러나 이 정(情)이라는 것이 서로 담장과 문을 사이에 두고 단절되어 살아온 도시민들에게는 그리움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가 되기도 한다. 서로를 자기 자신처럼 알고 감정 등을 주고 받으며, 서로 공동체를 형성하고 살아가는 것이 정(情)이 살아 있는 농촌이라는 사회라면 도시민들은 이런 감정을 주고 받고 사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더 많고, 이웃의 관심이 간섭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할 것이다.

 

농촌에 살고 있는 이들 역시 뭔지는 모를 서먹함이 남아 있어 선뜻 다가가지 않고 하니 서로 친숙해질 기회가 없다. 마을회의, 주민단합대회 등에도 참석하지 않고 하면 더더욱 물과 기름 같은 사이로 남게 된다. 이렇게 주변 사람들과 친해지고 정을 붙이지 못하면 농촌생활이 도시보다 더욱 힘들게 느껴지고 어려워지게 된다.

 

농촌에 살게 되면 농촌 사람들의 생활을 이해하여야 한다. 지난 여름 만난 귀농인 한분의 예를 들어볼까 한다.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이 마을 토박이도 아니신데 마을추진위원장까지 하시게 되셨나요? 했더니 처음엔 서먹서먹하고 서로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했는데,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먼저 인사하고 마을주민들이 농약치거나 하면 먼저 다가가서 농약줄이라도 잡아주고, 일 끝나면 같이 막걸리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 하다 보니 이렇게 되었지라고 하였다. 

 

도시민들의 눈으로 보면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라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농촌에서는 친하기 때문에 당연시하는 일들도 있다. 조금은 개인적인 생각을 접어두고 '우리'라는 생각 '함께'라는 마음과 더불어 '내가 먼저'라는 맘을 갖고 시작한다면 귀농 이후 마을 주민들과 화합하며 사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태그:#귀농귀촌, #정착, #주민화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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