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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날'

이 행사는 우리의 추석보다 한식에 가깝다. 물론 페루만의 행사는 아니고 전 중남미에 걸쳐서 행해진다. 그 중 멕시코는 수천년 전부터 행해진 의식이라고 하는데 이미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잡혔다.

유럽에도 이런 행사들이 있다고 한다. 문화는 시대를 거치면서 변화를 거듭하겠지만 묘하게 이제는 할로윈데이와 병행 및 혼합이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각국 나라마다 방식은 조금 다르겠지만 죽은 자의 날은 11월 1~ 2일에 열린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11월 1일에 행하는 추세 같다.

여기 페루도 마찬가지다. 10월의 마지막 밤, 우리는 추억의 가수 이용의 노래를 줄기차게 들으며 보내지만 이곳은 저녁에 거의 모든 시민들이 광장과 시내중심가로 몰려나와 서로 구경하기에 바쁘다.

당분간 못볼 사람들이라 인사를 하러 제2도시 아레끼빠에 내려왔는데 마침 이 기간이 할로윈과 죽은 자의 날이라 다시금 그들 풍물을 가까이서 접하게 되었다. 볼리비아에서 도둑을 맞은 후 카메라 사용이 원활치 않아 미리 그 전에 발품으로 찍어둔 사진들 위주로 올려본다.

같은 나라의 묘지지만 확연히 색깔이 다른 곳도 양념으로 먼저 소개할까 한다. 페루 북쪽 삐우라 묘지공원이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라는 성경 구절이 망자들 공간에 맞게 쓰여 있다.
   <페루 삐우라 묘지공원>
 <페루 삐우라 묘지공원>
ⓒ 박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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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분형태가 아니고 평평하지만 가지런히 놓인 무덤들. 망자의 날에는 지나치게 한적한 이곳도 추모객들로 넘칠 것이다. 남쪽보다는 녹색이 많은 지역이라 그런지 훨씬 더 깔끔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삐우라 공원묘지>
 <삐우라 공원묘지>
ⓒ 박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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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끼빠 시립묘지공원의 모습. 뒤로 아레끼빠 영산인 미스티 산이 보인다. 이곳도  다른 묘지들에 비해 시에서 운영을 하는 때문인지 비교적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편이다.
   <시립 공원묘지>
 <시립 공원묘지>
ⓒ 박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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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가지 쪽에 위치한 공동묘지. 예수의 십자가 죽음과 영원한 모성 마리아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성모와 십가가 죽음의 예수>
 <성모와 십가가 죽음의 예수>
ⓒ 박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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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때는 못 찾아와도 11월 1일 죽은 자의 날 만큼은 죽은 이들과 산자들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바뀐다. 이 날을 매개로 죽은 자들과 산자들이 대화를 하는 곳.
  <묘지를 찾은 사람들>
 <묘지를 찾은 사람들>
ⓒ 박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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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이 통째로 들어가는가 보다. 하관이 아닌 이렇게 널을 집어넣는다면 그 냄새는 어찌한다는건지? 작은 납골당이 아니라 실제 관을 집어넣을 수 있는 크기다.
   <관이 들어갈 공간>
 <관이 들어갈 공간>
ⓒ 박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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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골을 모신 작은 아파트에 스프레이 칠을 하는 총각. 고용된 사람같다. 그러나 납골당마저 창살을 두르는 것은 영혼을 모신 집마저도 도둑 걱정을 하는 것일까? 이곳 문화 중 구멍가게가 문을 열지않고 쇠창살로 막아놓은 것도 이질적으로 다가오는데 묘지까지 이렇게 잠금질을 해야 안심하는 것인지.
  <단장 작업중>
 <단장 작업중>
ⓒ 박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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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끼빠에서 3번째 방문한 가장 오래된 역사의 공동묘지. 이 또한 구 시내쪽에 있다.
110년이 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혐오시설이라고 당장 이전을 요구할지 모르지만 이날 정말 인파로 지나다니기가 버거웠을 정도다. 동양인들만 망자에 대한 예를 가지고 제사를  치른다는 것은 어불성설같다.
   <110년이 넘은 공동묘지>
 <110년이 넘은 공동묘지>
ⓒ 박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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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한 일행의 설명에 의하면 지금 보이는 묘지는 부자들이나 힘깨나 쓴다고 하는 이들의 것이라고. 죽어서는 차별이 없는 곳에 있겠지만 생전 지위에 따라 이렇게 대리석 무덤으로 장식을 한다. 아니 어쩌면 더 정확한 표현은 역량있는 후손들이 따로 만든 전용공간이라는 게 맞을 수도 있겠다.
   <부자들이 묻힌 대리석 무덤>
 <부자들이 묻힌 대리석 무덤>
ⓒ 박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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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편에 계속

덧붙이는 글 | 개인 카페와 블로그(한겨레)등



태그:#공원묘지, #죽은자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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