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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천추태후>(연출 신종석 황인혁, 극본 손영목 이상민 강영란)이 78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첫 방송에서 시청률 20%를 넘기며 힘차게 출발했다가 중간에 비록 시청률 부진을 겪기는 했지만 작품성 측면에서는 호평을 받은 터라 종영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실 드라마 <천추태후>의 주인공 천추태후(채시라 분)는 우리에게 낯 설은 인물이었다. 그 기록을 찾아보아도 시대의 요부로 기록되어 있었기 때문에 사극 주인공으로 적합할 것인가 의문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천추태후에 대한 기록은 후세 유학자들에 의해 평가 절하된 면이 있다. 이에 <천추태후> 제작진이 천추태후를 재조명한다는 의미에서 기획된 드라마였다.

 

실제로 천추태후는 중국 등 역사서에서 정치가나 외교가로서의 수완이 있었다는 기록이 엿보이고 재임 기간에 북벌을 단행하고 백성들의 세금 부담을 덜어주고자 노력하기도 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유학에 심취한 후세 사가들이 천추태후가 김치양(김석훈 분)과 불륜을 저질렀다는 이유 등으로 천추태후의 업적마저 깎아내린 것이다. 실제로 극 중에서도 천추태후는 종종 후세 사람들이 선의와 의지를 무시하고 자기 꿈을 이루어가고자 하는 행보마저 왜곡할 것을 염려한 바 있다.

 

그리고 그녀의 걱정대로 그녀는 희대의 요부로 기록되고 만 것이다. 그러나 만약에 그녀가 역사의 승자가 되었다면 그 기록은 달라졌을 수도 있다. 요부가 아니라 나라를 위해 전력을 다했던 여걸이 될 수도 있었던 것이었다.

 

또한, 천추태후는 비록 여러 가지 측면에서 역사 왜곡 논란에도 휩싸였지만 고려 출신의 금준(혹은 김진)이 금나라의 시조가 되었다는 기록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학계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좀 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천추태후는 아쉽게도 끝내 꿈을 이루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천추태후 실각 후 꼭 1000년 이후에 방영된 드라마 <천추태후> 역시 해피엔딩이 될 수는 없었다. 아직도 그녀가 극 중에서 이야기했던 "옛 고구려와 발해 땅을 이대로 포기하고 그 이름을 영영 역사 속에 묻어야 하는 것입니까?"라는 대사가 선명하게 남아 있다. 그러면서 그녀의 꿈이 언젠가는 이루어질지 가능성에 희망을 걸어 본다.


태그:#천추태후, #채시라, #사극, #고려,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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