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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대구도시철도 명덕역 구내는 한가했다. 물품 보관함을 지나 매표기로 가는데 하얀 자전거 한 대가 보였다.

'도우미 자전거'라는 포스터와 안내문이 자전거 보관대 유리에 붙어 있었다.

더 자세한 것을 알고 싶어서 역무원에게 물어보니 그는 친절하게 민원실로 안내했다. 그와 나눈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도우미 자전거의 현재와 가능성을 살펴보았다.

대구도시철도 1호선 명덕역 2번 출입구쪽 도우미 자전거 보관대에에 도우미 자전거가 한대 보관되어 있었다. 나머지 4대는 대여 중.
▲ 도우미 자전거 보관대 대구도시철도 1호선 명덕역 2번 출입구쪽 도우미 자전거 보관대에에 도우미 자전거가 한대 보관되어 있었다. 나머지 4대는 대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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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2007년 12월 8일부터 8대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5대 운영. 8대 가운데 5대를 1년 넘게 유지 관리한 것은 꽤 좋은 성적인 셈이다. 충북 영동에 있었던 '양심이 자전거'나 청주에서 실시했던 '시민 자전거' 등에 비하면 관리를 잘 했다. 이 점은 청주시 '시민 자전거' 도우미로 활동했었던 시민기자로서도 인정한다. 아무래도 자전거 수가 적다보니 그만큼 관리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웠던 것 같다.

사용자들에게 당부하는 내용과 자전거 사용방법
▲ 도우미 자전거 안내문 사용자들에게 당부하는 내용과 자전거 사용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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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하철 승객들에게 편의 제공

지하철 역사(驛舍)는 교통시설이기도하지만 문화,생활공간으로서도 쓰이는 다목적 공간이다. 작품전시나 연주 또는 휴식같은 용도로도 써 왔다. 또 더 나아가서 지하철 문고를 설치하거나 우산을 빌려주기도 하는 등 보다 다양하고 실속있게 이바지해왔다. 그런 면에서 명덕역 도우미 자전거는 지하철 본래 목적인 교통수단을 선로 밖으로 확장시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자전거 협찬사에게 홍보 효과, 역세권 활성화

역세권에 있는 업체나 단체로부터 도우미 자전거를 지원받는데 도우미 자전거에는 지원(협찬) 업체의 광고나 홍보물을 붙인다. 협찬 업체는 보다 건전한 방법으로 자신을 홍보하게 되며 공익사업에 이바지한다는 자부심을 갖게 된다. 아울러 보다 많은 사람들이 역세권을 쉽게 찾게 되어 역세권을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된다.

지하철 승객을 보다 많이 늘리고

걷기에는 멀고 버스나 택시를 타기에는 가까운 거리가 바로 역세권이다. 이런 어중간한 거리를 줄여줄 수 있는 것이 자전거인데 지하철에 자전거를 싣고 다니기에는 아직 시설이나 제도 그리고 사람들 인식이 따르지 못한다. 이럴 때 역에서 자전거를 빌려준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지하철을 타게 될 것이다.

유지, 관리가 편리하고 누구나 쉽게 탈 수 있는 생활형 자전거.
▲ 도우미 자전거 유지, 관리가 편리하고 누구나 쉽게 탈 수 있는 생활형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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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미 자전거

자전거 앞 바구니에는 협찬사 광고가 들어가고 뒷바퀴 흙받이에는 역이름과 자전거번호가 찍혀 있다. 체인커버를 붙여서 체인 때문에 옷에 기름이 묻지 않고 변속장치가 없기 때문에 유지, 관리가 쉽다.

개선점

1. 자전거가 너무 적다.

하루에 수천명이 오가는 역에서 도우미 자전거 5대로는 실효성이 거의 없다. 보다 많은 협찬자들로부터 더 많은 도우미 자전거를 협찬 받아야 한다.

2. 보관시설이 너무 좁다.

지하철 역사는 기본 기능과 몇몇 편의기능에 맞게 지은 것이라 많은 도우미 자전거를 보관하기에는 턱 없이 좁다.

3. 자전거로 드나들기 힘들다.

지하철 역사는 대부분 땅아래에 있기 때문에 승강기 또는 계단으로 드나들게 되어 있다.
그래서 무거운 짐을 들거나 자전거를 끌고 드나들기에는 힘이 든다. 요즘 자전거를 가지고 지하철을 타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이를 위해서도 자전거통로를 따로 마련해야 한다.

4. 자전거 디자인

협찬사 광고물과 도우미 자전거라는 것을 뚜렷하게 보여줄 수 있어야 홍보효과와 더불어 도난, 분실을 막기 쉽다.

5. 바람직한 시민의식.

오랫동안 돌려주긴 어렵다면 다른 사람들을 위해 빌려가지 말아야한다. 적은 자전거라고해도 짧게 쓰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쓸 수 있다. 또 타다가 고장나면 자기가 고쳐서 돌려줘야하는데 대부분 고장난 채로 돌려주기 때문에 역무원들이나 협찬사가 그 부담을 떠 안을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협찬은 줄어들게 될 것이고 도우미 자전거를 탈 기회도 줄게 된다.

도우미 자전거 활성화 방안

1. 역과 협찬사 사이에 연계/공동관리

대형매장과 관공서, 병원같은 곳은 드나드는 사람들이 많다. 이 경우 역과 협찬사들이 공동으로 도우미 자전거를 관리하면 보다 편리하게 유지할 수 있다. 역에서 빌린 자전거를 협찬사까지 타고 가서 돌려준 뒤 협찬사에서 반납확인을 받고 일을 본다. 그 뒤 다시 역으로 가게 되면 도우미 자전거를 빌려서 역까지 타고 가서 역에 반납. 또는 다른 곳으로 갈 경우 그 곳에서 가까운 협찬사에 돌려줄 수도 있다.

이런 절차를 거치게 되면 자전거를 도난당하거나 잃어버리지 않는다. 또한 자전거 보관 장소가 협찬사 수만큼 늘게 되어 보관하는데 부담이 준다. 또 이용자들은 어느 협찬사에든 쉽게 자전거를 반납하고 빌려탈 수 있으므로 더욱 편리해진다. 협찬사에서는 그만큼 손님들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어서 수익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은 명덕역에서 단독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역세권 협찬업체와 연계/공동관리를 하게 된다면 보다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 도우미 자전거 연계/공동관리 지금은 명덕역에서 단독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역세권 협찬업체와 연계/공동관리를 하게 된다면 보다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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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버려진 자전거 활용

버려진 자전거를 법에 따라 걷어들인 뒤 도우미자전거로 만들어서 이용한다.

명덕역 2번 출입구 쪽 물품보관소 옆
▲ 도우미 자전거 명덕역 2번 출입구 쪽 물품보관소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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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구도시철도 1호선 명덕역과 계명대역에서 빌려주고 있는 도우미 자전거는 전망이 아주 밝다. 도시철도역을 한층 발전시키고 시민들에게 봉사하려는 의지가 뚜렷하게 드러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보다 많은 자전거와 보관시설 그리고 연계관리 시스템을 확보한다면 현정부가 추진하는 녹색성장은 물론이고 국민건강에도 폭넓게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이다.


태그:#자전거, #도우미 자전거, #자전거등록제, #명덕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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