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푸른 농촌 희망찾기" 운동 일환으로 " H.O.T 페스티벌 경북 영양고추 세계의 향신료전"이 벌어지고 있는 서울광장의 모습
 "푸른 농촌 희망찾기" 운동 일환으로 " H.O.T 페스티벌 경북 영양고추 세계의 향신료전"이 벌어지고 있는 서울광장의 모습
ⓒ 윤도균

관련사진보기


올해 9살 된 손자 아이 도영이가 방학 기간에도 눈코 뜰 사이 없이 짜진 학원 프로그램으로 말이 방학이지 등교할 때보다도 더 바쁜 일과를 보내느라 변변히 어디 야외에 한번 데리고 가지 못하여 미안하던 차 손자 아이가 며칠 전 개학하고 모처럼 맞이한 일요일이 되어 학원도 안가고 쉬는 날이 되어 아침 식사를 하며 손자 아이에게 오늘 할아버지 할머니가 "서울 광화문광장" 구경을 시켜주겠다고 했다.

할아버지의 서울구경 제안 말도 채 떨어지기 전 '일언지하'에 할아버지 저 안갈 꺼야요, 하고 거부 반응을 보인다. 그러니 얼마나 황당하던지요. 오직 저 위한 배려인 줄도 모르고. 할아버지 마음 같은 것은 관심도 없이 '단칼에 NO' 하는 손자 아이의 태도를 보며 내심 속으로 '이런 아이를 데리고 할아버지가 쓸데없는 짝사랑'을 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며 조금은 야속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모처럼 마련한 외출 계획을 쉽게 포기하고 손자 아이를 그냥 저하고 싶은대로 놔두면 보나마나 오전에 교회 다녀와 온 종일 '닌텐도게임'으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집에 처박혀 있을 손자 아이 생각을 하니 뒤늦게 손자 아이 키우는 재미에 빠진 할아버지 할머니 정말 '격세지감' 느끼게 합니다. 그 옛날 손자 아이 아범이나 삼촌을 키울 때는 부모가 어디 가자고 하면 그렇게 좋아하고 반가워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손자 녀석은 이제 9살인데 벌써 할아버지 할머니의 제안을 보기 좋게 거절하고 혼자서 놀겠다고 합니다.

이런 당돌한 아이를 보면서 '귀찮은 생각 하면 할아버지도 그래 얼씨구 잘됐다'하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지만 그래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사랑하는 손자 아이를 위한 일이라 생각을 하며 작전을 바꿔 이번에는 손자 아이와 협상을 합니다. 전철을 타고 서울에 가고 올 때 '닌텐도 게임'을 할 수 있게 하여 줄테니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 견학'을 가자고 하니 이 아이 그때서야 두말할 것도 없이 좋다고 약속을 하고 그길로 곧바로 서둘러 교회를 다녀온 손자 아이와 함께 거의 정오가 다될 무렵 도시락을 준비하여 전철을 타고 서울광장으로 달려갑니다.

경북 영양군 H.O.T 페스티벌이 개최되고 있는 홍보용 팜프랫 복사 사진
 경북 영양군 H.O.T 페스티벌이 개최되고 있는 홍보용 팜프랫 복사 사진
ⓒ 윤도균

관련사진보기


이렇게 무려 한 시간여 전철을 타고 서울광장에 도착하니 광장에는 "푸른 농촌 희망 찾기"운동 일환에서 '경북 영양군에서 2009.9.4(금)-9.6(일)에 걸쳐 H.O.T 페스티벌 영양 고추, 세계의 향신료! '장터가 열리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며칠 전 뉴스를 보면서 경북 영양 고추의 생산과정과 말리기 과정 소개를 보면서 소비자 관점에서 믿고 찾을만한 "영양 고추" 라는 생각을 하였는데 뜻하지 않게 영양 고추 판촉 행사장을 만나다니….

마음 같아서는 땀흘린 농민들 생각하여 영양 고추 얼마 정도 사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그러나 올해도 우리 집은 도영이 할머니가 재래시장에서 물 고추를 40킬로나 사서 아파트단지 아스팔트위에서 그 뜨거운 여름날 뙤약 빛 아래 고생 고생하며 태양초를 말렸으니 '영양 고추'축전 행사장은 사실상 건성 눈요기를 하며 한 바퀴 휘 돌아 행사장 메인 홀이 위치한 "영양고추 행사 공연장" 인근에 도착했다.

수도권 도시민들에게 그 옛날의 향수를 심어주기 위하여 다양한 농촌체험을 할 수 있도록 조성된 '잠자는 자연을 일깨운" 쇠꼴마을 팜프랫
 수도권 도시민들에게 그 옛날의 향수를 심어주기 위하여 다양한 농촌체험을 할 수 있도록 조성된 '잠자는 자연을 일깨운" 쇠꼴마을 팜프랫
ⓒ 윤도균

관련사진보기


뜻밖에도 나의 고향 파주 '임진강 황포돛배' 모형이 전시되어 있고 함께 "잠자는 자연을 흔들어 깨운" 쇠꼴마을 김교하 촌장님을 뜻하지 않게 만나게 되어 반가운 인사를 나눈 후 어떻게 이곳 서울광장까지 오셔서 행사하고 계시느냐고 질의하니 사실은 영양군으로부터 뜻깊은 행사에 '고향의 향수를 불러 일으켜 줄 수 있는 이벤트 전시장으로 쇠꼴마을이 초대'받아 초가집에 정자를 비롯한 황포돛배 모형을 전시하고 그 옛날 농촌에서 탈곡 기로 벼 타작하는 과정을 재현해 보이고 있다는 말씀을 듣고 둘러보았다.

▲ 도심 서울광장에서 벼타작 체험하는 손자 아이 일요일을 맞이 하여 손자아이에게 광화문 광장 견학을 시켜주기 위하여 나섰다가 시청앞 서울광장엘 들렀는데 뜻밖에 농촌체험 벼타작 하는 전시장에서 손자 아이가 손수 도곡기로 벼타작을 하고 도리깨지를 하는 산 체험을 하였어요
ⓒ 윤도균

관련영상보기


이곳 행사장을 찾은 시민 대부분 손에 손에 아이들 손을 잡고 유달리 이곳 '쇠꼴마을 농촌체험장'에 많은 인파가 줄을서 대기하며 "대한민국 수도 서울 도심 서울광장 마당"에서 1960-1970년대 우리 농촌에서 볼 수 있었던 가을 수확기 탈곡 모습을 재현하며 관람객 누구나 이 탈곡 과정에 직접 참여하여 그 옛날 농촌 체험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손자 아이를 데리고 간 할아버지 할머니로서 얼마나 반갑던지요. '여우도 죽을 때는 고향을 향하여 머리를 두고 죽는다는데' 난데없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내 고향 파주의 옛날 정취를 만날 수 있으니 손자 아이보다 오히려 할아버지가 더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 나들이 길이 되었어요.

벼 훑기 실습 체험 삼매경에 빠져있는 손자 아이 도영이
 벼 훑기 실습 체험 삼매경에 빠져있는 손자 아이 도영이
ⓒ 윤도균

관련사진보기


손자 아이 도영이가 "쇠꼴마을" 김교하 촌장님의 지도하에 도리깨질 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손자 아이 도영이가 "쇠꼴마을" 김교하 촌장님의 지도하에 도리깨질 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 윤도균

관련사진보기


그런데 다행히 손자 아이가 이곳 '쇠꼴마을 농촌 체험장'에서는 자기가 손수 도리깨질에 재미를 붙여 서투른 동작으로 김교하 촌장님과 도리깨 장단을 맞춰 도리깨질도 하고 도곡 기를 밟아 벼를 털어보고 훑이기를 이용하여 벼를 훑어보기도 하고 또 한편에 마련된 맷돌을 이용하여 맷돌질도 하고 조금 전까지 뜨거운 햇살 아래 짜증을 부리던 손자 아이가 농촌체험에 재미 붙여 이제 그만 가자고 하여도 막무가내로 무려 한 시간여 이상 '쇠꼴마을' 농촌체험장에서 농촌 체험을 했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정자에 앉아 기념 사진을 찍었어요
 할아버지 할머니와 정자에 앉아 기념 사진을 찍었어요
ⓒ 윤도균

관련사진보기


이번에는 다시 청계천광장을 지나 광화문 광장으로 가는데 이날 따라 따갑게 내려쬐는 가을 날씨에 힘이 들었는지 손자 아이는 물론 도영이 할머니까지 힘들어하며 광화문 광장에 무엇이 있기에 그곳을 가려는 것이냐며 차라리 덕수궁 관람이나 시켜주고 가자고 할머니와 손자 아이가 합세하여 할아버지를 원망합니다. 하지만, 매사 '견문이 불여일견'이란 생각을 하며 더는 말대꾸하지 않고 서둘러 발길을 재촉하여 광화문 광장에 도착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 주위에 솟아 일제히 오르는 춤추는 분수에 따라 열광 환호하며 좋아하는 아이들의 모습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 주위에 솟아 일제히 오르는 춤추는 분수에 따라 열광 환호하며 좋아하는 아이들의 모습
ⓒ 윤도균

관련사진보기


광화문광장 도착 조금 전까지 할머니와 함께 그렇게 힘들다고 구시렁대던 손자아이 '이순신 장군 동상' 주위 일대에 마치 춤추듯 용솟음쳐 치 솟아 오르는 분수를 보더니 언제 짜증 냈었느냐는 듯 할머니도 손자 아이도 아예 넋을 놓고 분수에 취한 듯 보고 있다. 많은 아이들이 분수대 속에 뛰어들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좋아하는 모습을 본 손자 아이 '급조된 모처럼의 외출 계획' 이라 미처 여벌 옷도 못 가져 왔는데 말릴틈도 주지 않고 옷 입은채 그대로 분수 속으로 뛰어들었다.

▲ 광화문 광장 분수대 광화문 광장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 주위에 설치된 솟구치는 분수 아래 아이들이 너도 나도 뛰어 들어 환호하며 좋아하는 모습을 동영상에 담아 보았어요
ⓒ 윤도균

관련영상보기


순간순간 멈췄다 다시 노즐에서 여러 가지 형태로 분수가 치솟아 뿜어져 나오면 누구랄것도 없이 광장을 가득메운 인파가 일제히 꺄악 ~ 소리를 지르며 환호하며 아이들이 즐겨 노는 모습을 보며 어른들도 덩달아 흥이나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아이들 노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광화문 광장' 개장한 지 불과 한 달여 조금 지났다는데 벌써 광화문 광장은 이제 도심의 또 다른 모습 명소로 어느 사이 입 소문이나 한번 다녀간 사람들은 아예 다음번 올때는 아이들 여벌 옷을 준비하여 다시 찾는 관광 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어디 그뿐인가 잠시 분수가 쉬는 시간을 틈타 경복궁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멀리 청와대도 보이고 또한 한창 복원 중인 광화문 조형물도 보이고 거기에 방송 3사가 경쟁이라도 하듯 인기리에 방송중인 셋트장을 설치하여 볼거리를 더 하고 그런가 하면 양편으로 청개천 시원지 물이 흐르는 가운데 대형 꽃밭이 마치 '플라워카펫'을 깔아 놓은듯 조성된 카펫 공원이 나타나는데 이 '플라워카펫' 공원은 '우리나라 전통 단청 모형'을 본떠 조성하였다고 하는데 이곳에서는 사진에 취미를 가진 내가 손자 아이보다 더 좋아하며 열심히 앵글을 마춘다.

우리나라 전통 문양인 단청을 모형을 본떠 조성된 "플라워 카펫"공원 모습
 우리나라 전통 문양인 단청을 모형을 본떠 조성된 "플라워 카펫"공원 모습
ⓒ 윤도균

관련사진보기


이렇게 기대 이상으로 도심 한 복판 광화문 광장에서 아름다운 풍경과 분수 놀이 체험을 하고도 아쉬움이 남아 조금만 더 놀다 가자는 손자 아이를 간신히 달래 귀갓길에 올랐는데 전철안에서 뜻밖에 손자 아이가 '할아버지 할머니 고맙습니다.' 이렇게 좋은줄도 모르고 혼자 집에서 께임이나 하며 놀려고 했었다고 반성 하며 할아버지 할머니 덕택에 오늘 생각지도 않게 어려운 농촌 체험도 하고 광화문 광장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 할아버지도 만나뵐 수 있는 산 체험 공부를 하였다.

할머니에게 다음 주에 한 번 더 가자고 졸라대고 있다 그런 손자 아이 모습 보면서 도영이 할머니 손자 아이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래 다음 주에는 아파트에 할머니 친구들과 손자 아이들 다 함께 데리고 가자고 해야 겠다고 약속을 하니 손자 아이 입이 대문만큼 벌어져 싱글벙글 콧노래까지 부르며 기쁘고 즐겁게 귀가를 합니다.


태그:#서울광장 , #농촌체험, #쇠꼴농장, #광화문광장, #영양고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