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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야심차게 내놓은 국내 최고가 휴대전화인 '프라다2폰'(LG-SU130).
 LG전자가 야심차게 내놓은 국내 최고가 휴대전화인 '프라다2폰'(LG-SU130).
ⓒ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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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만 봉인 것 같습니다. 추가 취재를 바랍니다."
"LG전자를 소비자원에 고발하려고 합니다."

지난 8월 18일 '프라다2폰'(LG-SU130)을 구입하고도 결함과 불친절한 서비스 탓에 두 달째 휴대전화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제보자 홍아무개씨의 사연이 기사화된 후, 기자의 메일함에는 이 같은 제목의 추가 제보 글이 쏟아졌다.

대부분 "188만 원(24개월 할부 가격은 191만 원)을 주고 샀는데, 여러 차례 교환해야 할 정도로 결함이 많다"는 '프라다2폰' 사용자들의 하소연이었다. 지난 8월 30일 오전 기자와 만난 '프라다2폰' 사용자들은 "구호만 VVIP였지, 품질과 서비스는 꽝"이라며 "피해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 등의 집단행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LG전자는 지난 6월 15일 '프라다2폰'을 출시하면서 VIP를 뛰어넘는 VVIP 명품 마케팅을 벌였다. 일선 대리점에서 판매하지 않고 광고도 하지 않는 등 마케팅에서 일반 소비자들을 배제했다. SK텔레콤 VIP고객 1천 명을 대상으로 6성급 호텔인 '파크하얏트 프레지던셜 스위트룸'에 초청해 출시 기념 행사를 가졌고, 판매도 100여 개 우수대리점으로 한정하기로 했다.

"명품 마케팅에 속았다"는 사용자들의 불만에 LG전자 쪽은 "프라다2폰에 중대한 오류는 없다"며 "일부 사용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불만은 다른 휴대전화에도 나타나는 것으로, 본사에서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4번 교환 후에도 '정상폰' 못 받아... 결국 사용 포기"

수도권의 한 대도시에 있는 LG전자 서비스센터에서 박모씨에게 발급해 준 4장의 '이동전화 교품 신청서'. 박씨는 "4차례 프라다2폰을 교환받았지만, '정상폰'은 없었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대도시에 있는 LG전자 서비스센터에서 박모씨에게 발급해 준 4장의 '이동전화 교품 신청서'. 박씨는 "4차례 프라다2폰을 교환받았지만, '정상폰'은 없었다"고 말했다.
ⓒ 선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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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의 한 대도시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박아무개(30)씨는 이 지역의 LG전자 서비스센터에서 발급해준 '교환 확인 의뢰서' 4장을 내밀면서 "7월 4일에 '프라다2폰'을 구입한 후 4차례 교환받았지만 '정상폰'은 한 번도 없었다"며 "결국 8월 31일 환불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프라다2폰' 구입 후 하루만에 '스피커 소리를 높이면, 스피커가 찢어지는 소리가 난다'는 판정을 받고 교환받았다. 새로 받은 휴대전화 역시 '빛샘 현상(액정화면의 가장 자리에 하얀 빛이 새어나와 화질 저하가 나타나는 현상)'이 발견돼, 며칠 뒤 다시 교환받았다.

그의 4번째 '프라다2폰' 역시 가끔씩 액정화면에 줄이 그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박씨는 "서비스센터 기사가 이를 보자 불량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며 "개인적으로 프라다2폰 사용자를 만나 내 휴대전화가 불량임을 증명한 다음에야 교환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씨의 5번째 프라다2폰 역시 빛샘 현상이 나타났다. 참고 쓰려고 했지만 빛샘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박씨는 "서비스센터 쪽에 '정상폰을 받고 싶다'고 말하자, '정상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며 "당연히 정상이어야 하는 것 아니냐, 이건 아니다 싶어 결국 환불을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품을 출하하기 전에 검사를 다 할 텐데, 어떻게 이런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며 "프라다2폰은 몇 만대만 팔린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많은 결함이 보고된 것을 감안하면 불량률이 매우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6월 출시 후 4차례 업데이트... 수정된 내용만 40여 가지

박씨처럼 프라다2폰을 여러 차례 교환받는 사례는 인터넷 카페 '프라다폰 공식 사용자 모임' 등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대전에서 사는 박아무개(23)씨 역시 3차례 휴대전화를 교환받았다.

그는 "7월 20일 구입 후 한 달 동안 ▲(컴퓨터 키보드 배열과 같은) 쿼티 자판 오작동 ▲본체·쿼티 자판 유격으로 인한 '삐걱' 소리 발생 ▲본체·프라다링크(손목시계 모양의 '프라다2폰' 액세서리)간의 갑작스러운 연결 해제 등의 결함으로 3차례 교환을 받았다"면서 "아직도 '정상폰'을 만져보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워낙 고가이다 보니까, 자판에 불이 들어오지 않는 등의 작은 결함에도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며 "180만 원이 넘는 돈을 주고 휴대전화를 사고도 이러한 자잘한 소프트웨어·하드웨어적인 결함까지 신경 써야 하니,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지적했다.

실제, LG전자는 프라다2폰을 지난 6월 15일 출시한 후 3개월 사이 4차례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내용을 발표했다. 출시한 지 불과 나흘만인 6월 18일 진동 오작동에 대해 사과하고 업데이트를 발표해 망신살이 뻗친 바 있다. 이후 7월 8일과 21일, 그리고 8월 18일 등 3번의 업데이트가 더 이뤄졌다. 지금까지 업데이트된 내용만 40여 가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또한 LG전자 쪽에서 먼저 업데이트하기보다는 사용자의 문제제기로 이뤄진 경우가 많다는 게 사용자들의 지적이다. 한 사용자는 "업데이트가 돼 좋은 제품이 되는 것은 좋다"면서도 "프라다2폰이 제대로 검사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시됐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전했다.

프라다2폰 사용자들은 "업데이트가 휴대전화 출시 2달 만에 4차례나 이뤄졌는데, 이는 사용자가 먼저 요구한 것으로 LG전자는 사실상 손 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인터넷 카페 '프라다폰 공식 사용자 모임' 화면을 캡쳐한 것이다.
 프라다2폰 사용자들은 "업데이트가 휴대전화 출시 2달 만에 4차례나 이뤄졌는데, 이는 사용자가 먼저 요구한 것으로 LG전자는 사실상 손 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인터넷 카페 '프라다폰 공식 사용자 모임' 화면을 캡쳐한 것이다.
ⓒ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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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도 엉망... "서비스센터에서 '프라다2폰' 처음 본다고 해"

프라다2폰 사용자들은 휴대전화의 품질뿐만 아니라, LG전자의 서비스에도 큰 불만을 나타냈다. 서비스센터에서 프라다2폰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아,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지방의 한 대도시에 사는 이아무개(30)씨는 "결함이 발견돼 프라다2폰 출시 한 달만인 7월 중순 서비스센터에 갔더니 기사가 프라다2폰을 처음 본다고 했다, 기사 7명 중 4명이 구경했다"며 "서비스 자체가 불가능했다, 너무 황당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직접 LG전자 본사에서 품질과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니, '더 이상 개선할 사안은 없다'고 답했다"며 "삼성의 최고가 휴대폰보다 2배나 비싼 휴대전화를 샀는데, 품질과 서비스가 너무 엉망이라 화가 많이 난다"고 전했다.

서울의 한 LG전자 서비스센터를 찾았다는 박아무개(29)씨는 "8월 초 휴대전화에 오류가 있다고 말하니, 지점장이 제 휴대전화를 이용해 문자를 보내고 버튼을 이것저것 누르며 별 문제가 없다고 했다"며 "다른 지역 서비스센터에 가니까 오류가 있다고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결국 환불을 받으려고 했더니, 휴대전화 개통 석 달이 안 된 경우에는 180만 원이 넘는 돈을 완납하고 영수증을 가져와야 한다고 했다"며 "환불도 쉽지 않아 계속 오류가 있는 프라다2폰을 사용하고 있다, 다시는 LG 제품을 쓰고 싶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LG전자 "중대한 오류는 없다"

한편, LG전자는 "프라다2폰이 비싼 휴대전화인데도 불구하고, 중대한 오류가 많이 발생한다는 일부 사용자들의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LG전자 홍보팀 관계자는 "프라다2폰은 다른 휴대전화에 비해서 사양이 높고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면서 "그러한 과정에서 조금씩 오류가 생길 수 있는데, 업그레이드를 통해 모두 해결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프라다2폰 사용자들이 인터넷에 다양한 불량 내용에 대해 올리는데, 이 정도는 타사 휴대전화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는 것"이라며 "타사도 마찬가지지만, 우리도 중대한 오류가 아닌 이상, 본사 차원에서 일일이 다 대응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사용자들이 프라다2폰에 대해 가지고 있는 높은 기대 수준을 만족시켜주지 못한 것은 죄송한 일"이라면서도 "프라다2폰에 전반적으로 발생하는 중대한 오류는 없다"고 강조했다.


태그:#프라다2폰, #프라다폰,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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