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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잘한다, 잘해! 짝짝짝짝!!!!"

"그 녀석들 정말 잘하는데, 저 정도면 신동들이야 신동들"

 

연주가 끝날 때마다 박수갈채가 요란했다. 무대 앞에 둘러 앉아 구경하는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관람석 주변을 에워싼 200여명의 관중들이 열렬히 환호한 것은 세 명의 어린이가 연주한 드럼공연 때문이었다.

 

8월29일 토요일 저녁 6시경, 주말을 맞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야외무대에서는 드럼공연이 한창 벌어지고 있었다. 스피커에서 울려 퍼지는 노래에 맞춰 드럼을 치는 세 어린이는 정말 대단한 솜씨를 보여주었다.

 

요즘 어린이들은 과외공부 때문에 놀 시간도 없이 자라는 안타까운 세대들이다. 더구나 너나없이 어린 자녀들에게 가르치는 음악공부도 대부분 피아노나 바이올린 같은 것들인데 드럼을 치는 어린이가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드럼은 얼마나 신나고 동적인 음악연주인가.

 

"세 녀석이 동작 하나, 박자 하나 틀리지 않고 정확하게 연주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네요. 세 사람이 하나처럼 저렇게 일사불란하게 연주하는 것은 전문연주자가 아니면 어려운 법인데."

 

근처에 앉아 구경하던 40대로 보이는 커플 중 남자 관람객이 하는 말이었다. 그도 드럼에 조예가 있는 사람인 것 같아 물어보니 자신도 한 때 드럼연주에 푹 빠졌었던 사람이라고 한다. 그런데 아직 어려보이는 세 명의 어린이가 저렇게 완벽한 앙상블을 이루는 연주는 뜻밖이라는 반응이었다.

 

세 어린이들의 연주는 10여분이 넘게 이어졌다. 한 곡이 끝날 때마다 관중석에서 터져 나오는 박수갈채와 열띤 호응이 연주하는 어린이들과 진행자를 신나게 하는 것 같았다. 무대로 오르는 앞쪽의 계단 위에는 비슷한 또래의 어린이들 몇이 바짝 다가앉아 연주 구경에 온통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다.

 

10여분 동안 계속된 연주가 끝나고 진행자의 안내로 무대 앞쪽에 나온 어린이 세 명이 꾸벅 인사를 하고 내려온다. 그들 세 명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지만 녀석들은 개구쟁이들답게 금방 이곳저곳으로 뛰어가 버리는 통에 함께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다음 순서부터는 어른들의 연주가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어른들의 연주야 특별할 것이 없었다. 연주 솜씨는 괜찮은 편이었지만 관중들의 호응도 한 풀 꺾여 있었다. 멋진 솜씨를 자랑하는 성인드러머들은 얼마든지 많기 때문일 것이다.

 

연주를 마치고 내려온 어린이들을 만나보려고 했지만 녀석들은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관중들 속에 섞이는 통에 종잡을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어린이들이 연주하는 동안 그들의 사진을 열심히 찍었던 젊은 여성에게 어린이들에 대하여 물어보기로 했다.

 

그러나 그녀도 어린이들에 대해서 확실하게 알고 있지 못했다. 그녀는 곧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고 나서야 어린이들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었다. 연주할 때 가운데 자리에서 검은 색 선글라스를 끼고 발랄한 동작으로 연주를 한 박현준 어린이는 올해 8세로 드럼을 배운지 5개월째라고 한다.

 

그리고 그 왼편에 앉아서 연주한 조금 작은 승제 어린이는 같은 8세로 이제 겨우 3개월째 배우고 있는 어린이였다. 오른편의 몸집이 조금 큰 어린이 정민교는 10세로 역시 3개월째 드럼을 배우고 있는 어린이였다. 멋진 연주 솜씨를 보여준 어린이들이 드럼을 배운 기간은 예상보다 너무 짧았다.

 

"쟤들은 우리 학원에서 드럼 신동 3총사로 통해요."

 

공연한 어린이들과 친구인 듯 한 다른 어린이는 그들 세 어린이를 드럼 신동들이라고 부른다는 것이었다. 8월의 마지막 주말저녁 서울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에선 드럼신동 3총사가 보여준 멋진 공연은 공원을 찾은 시민들에게 신나는 선물을 듬뿍 안겨준 시간이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유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드럼신동3총사,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이승철,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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