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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 전 대통령 'MB정권 민주주의 후퇴' 비판...KBS는 보도 안 해, SBS '논란'

 

8월 18일 한국의 민주주의와 통일에 크게 기여한 김대중 전 대통령이 향년 86세로 서거했다. 방송3사 메인 뉴스는 이날 특보 체제로 김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전했다. KBS와 MBC는 각각 19건, SBS 23건으로 김 전 대통령의 일생과 정치적 업적, 국민들의 애도 물결, 각국의 반응 등을 주요하게 보도했다. 각 언론들은 그가 일생을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평화통일에 바쳤다고 평가했다. 특히 마지막까지 민주주의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고 보면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국민들에게 "행동하는 양심"을 촉구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의 퇴임 후 활동과 관련된 보도에서 방송3사는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KBS는 현 정권에서 민주주의가 후퇴한 것을 우려하고 비판한 김 전 대통령의 목소리는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SBS는 이를 '논란', '평가가 엇갈린다'고 다뤘고, MBC는 김 전 대통령이 마지막 순간까지 '민주주의 후퇴'를 우려했다고 비교적 자세하게 보도해 차이를 보였다.

 

KBS <퇴임 뒤에도 활발한 활동>(정인성 기자)

MBC <"민주주의 지켜달라">(임명현 기자)

SBS <퇴임 후 원로 역할>(남승모 기자)

 

KBS는 <퇴임 뒤에도 활발한 활동>(정인성 기자)에서 김 전 대통령의 퇴임 후 활동을 전했는데, '햇볕정책'과 '남북문제'가 주를 이뤘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이 "2007년 대선 당시엔 대통합을 역설했고, 지난해 총선에선 민주당의 공천 결과를 비판하는 등 국내 정치에 대한 따끔한 충고를 잊지 않았다"며 민주당에 대한 비판을 보도한 뒤, 현 정권에 대한 비판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며 끊임없이 대화를 강조했다"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김 전 대통령이 야당에도 충고하고,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도 비판했다면서 초점을 흐린 것이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이명박 정권의 민주주의 역행을 강도 높게 비판했지만 그런 언급은 쏙 빠졌다. 사실상 그의 유언이라고 할 수 있는 핵심적 내용을 빼버린 것이다.

 

SBS는 <퇴임 후 원로 역할>(남승모 기자)에서 김 전 대통령의 퇴임 후 행보를 "논란", "평가가 엇갈린다"고 전했다. 보도는 "김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며 현 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해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며 '행동하는 양심'을 촉구했던 6.15 9주년 기념연설 장면을 실었다. 이어 "퇴임 후에도 계속된 정치적 행보에 대해서는 일부 평가가 엇갈리기도 하지만 남북 화해와 민주주의를 향한 그의 신념만큼은 우리 정치사에 뚜렷한 발자취로 남게 됐다"고 전했다.

 

MBC는 <"민주주의 지켜달라">(임명현 기자)에서 지난 해와 올해 각종 연설과 저술에서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민주주의의 후퇴를 우려해 온 김 전 대통령의 뜻을 상세하게 전해 다른 두 방송사와 차이를 보였다. 특히,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노 전 대통령 인터뷰를 모은 책 서평에서 민주주의의 위기를 우려하며 격정을 토로했다고 전하고,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행동하는 양심'을 역설했던 6.15 9주년 기념연설 장면을 비추며 "유언을 듣는 것 같다"고 한 측근들의 발언을 언급하며 "대통령의 자리를 마치고 또 후계자에게 그 자리를 넘긴 이후에도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이 추구해 온 가치에 매달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2. 정연주 전 KBS 사장 무죄 판결...SBS는 '단신'

 

KBS <"배임혐의 무죄">(노윤정 기자)

MBC <"무죄"…파장은?>(박충희 기자)

SBS <정연주 前 사장 무죄>(단신)

 

18일 서울중앙지법은 정연주 전 KBS 사장의 배임혐의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검찰의 기소혐의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표적수사·정치수사라는 비판이 제기되었던 정연주 전 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의 문제를 낱낱이 보여줬다. 또한 이번 수사로 방송장악을 위해 정 전 사장을 초법적으로 해임한 현 정권의 부당함이 다시 드러났다.

그러나 이날 방송3사 보도에서는 검찰 수사의 문제점, 정권의 방송장악 문제 등은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다. 특히, SBS는 이날 정 전 사장에 대한 법원 판결을 단신으로 짧게 전하는데 그쳤다.

 

그나마 MBC는 법원 판결을 받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자세하게 전하고, 법원 판결이 미칠 영향에도 관심을 드러냈다. <"무죄"…파장은?>(박충희 기자)은 앵커멘트부터 법원의 무죄판결을 전하며 "정 전 사장에 대한 해임 처분을 놓고 거센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보도에서는 현 정부 출범 직후 감사원 감사와 검찰의 기소 등 정 전 사장 해임을 둘러싼 일련의 과정을 설명한 뒤, 재판부의 무죄 판결을 전했다. 이어 "이에 따라 세금소송 졸속처리를 주된 근거로 내린 해임 처분이 부당하다고 정연주 전 사장이 낸 행정소송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법원이 정 전 사장 해임에 반대해 온 신태섭 전 KBS 해임에 대해서도 무죄를 판결했다고 덧붙였다.

 

KBS는 <"배임혐의 무죄">(노윤정 기자)에서 검찰의 정 전 사장 기소와 이에 대한 법원판결에 초점을 맞췄다. 이날 법원의 무죄판결을 선고하며 "재판부는 정치적 판단을 배제하고 오로지 법리에 따라 판단했다"는 이례적인 입장 발표가 있었다고 언급한 뒤, "오늘 무죄가 선고된 배임사건은 정 전 사장의 3가지 해임사유 중 하나였기 때문에, 정 전 사장이 제기한 해임무효 소송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전했다.

 

SBS는 단신 <정연주 前 사장 무죄>에서 법원이 정 전 사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며 "정 전 사장과 KBS가 세금 소송과정에서 법원의 조정안을 수용하고 소송을 취하한데 대해 배임죄를 묻는 것을 무리라고 밝혔다"고 짧게 전하는데 그쳤다.

덧붙이는 글 | 민언련 방송브리핑 입니다


태그:#김대중 대통령, #서거, #정연주 사장, #KBS,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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