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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바야흐로 냉면(冷麪)의 계절이다.

삼계탕과 함께 여름철 음식의 양대산맥을 이루는 것이 바로 냉면이다.

 

냉면은 종류도 다양한데 물냉면 외에도

함흥과 평양식 냉면이 그 맛을 예전부터 자랑한다.

회냉면과 비빔냉면이 있는가 하면

동치미냉면과 열무냉면도 먹을 만 하다.

 

칡냉면과 세수대야냉면도 명함을 내밀고 있으며

통깨를 볶아 갈아서 육수를 부어 체에 받친

찬 국물에 메밀국수 삶은 것을 넣어

소금 간을 한 냉면인 깻국냉면을 하는 식당도 있다.

 

이 외에도 냉면의 맛과 종류는 더욱 다양한데

여하튼 냉면은 국수와 같은 면(麵)이라서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도 추천할 만 하다.

 

식당에서 사 먹는 냉면 한 그릇 값으로 냉면을 사서 직접

조리해 먹으면 네 식구가 먹어도 남을 분량이 나온다.

 

몸이 안 좋아 입맛이 없다며 비빔냉면을 해 달라는

아내의 간청을 못 이겨 가게에 가서 냉면을 하나 사 왔다.

그리고 비빔냉면에 들어가는 재료는

기왕지사 집에 있는 걸로 융통해 쓰기로 했다.

 

가뜩이나 날도 더운데 시장까지 언제 가나?!

우선 큰 냄비에 물을 붓고 식용유를

두어 방울 떨어뜨려 끓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야 냉면의 면이 서로 달라붙지 않는 때문이다.

팔팔 끓는 냉면의 가닥을 젓가락으로

하나 건져 벽에 던져 찰싹 달라붙으면 다 익었다는 신호다.

 

이걸 건져 냉수를 틀어놓고 바락바락 몇 번이나 잘 씻어야 한다.

다음으론 양념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 또한 별 거 아니다.

 

그야말로 '그까이 거 대충'이면 되는 까닭이다.

먼저 양배추 약간과 익은 김치, 그리고

오이 반 개 분량을 꺼내 도마 위에 놓고 잘게 썬다.

 

고추장과 찧은 마늘에 이어 참기름과 식초도 조금을 가미한다.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고 여기에 단맛(설탕)과

배(梨)까지 넣는다면 동가홍상이지만 없어도 무방하다.

 

당근도 있다면 조금 썰어 넣으면 붉은 색이 식욕을 더욱 자극한다.

이걸 모두 합하여 주무른 다음 상에 올릴 적에

통깨를 넉넉히 뿌려주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열은 열로써 다스린다는 의미의 이열치열(以熱治熱)은

더운 날에 뜨거운 삼계탕 따위를 먹을 적에 쉬 인용되는 말이다.

사전엔 안 나오지만 여하튼 이열치열의 반대말이라고 한다면

아마도 이냉치냉(以冷治冷)이 제격일 것이다.

 

이렇게 만든 비빔냉면에 얼음까지 동동 띄운 오이냉국을

함께 먹는다면 제 아무리 고래힘줄 같은 무더위라 한들

영락 없이 기진맥진하여 십 리 밖으로 달아난다.

 

 

덧붙이는 글 | sbs에도 송고했습니다


태그:#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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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초경서반]&[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 月刊 [청풍] 편집위원 ▣ 대전시청 명예기자 ▣ [중도일보] 칼럼니스트 ▣ 한국해외문화협회 감사 / ▣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CEO) 수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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