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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어제 저녁 잔업 마치고 퇴근하여 볼 일 보고 밤 11시 넘겨 집에 들어와 씻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잠 좀 잤나 싶었는데 밖에서 갑자기 꽥꽥 거리는 소리가 시끄럽게 들렸습니다. 누가 지나가다 세워 둔 차를 찼나 싶었고 좀 있으면 중단되겠지하고 잠자코 누워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게 웬일입니까? 처음엔 한두번 꽥꽥 거리던게 시간이 흐를수록 시끄러운 소리가 조금씩 길어지더니 조금후엔 아예 중단없이 꽥꽥 거렸습니다.

저도 잠에서 깨어 일어나고 아내도 일어나 거실로 나왔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야?"

저는 잠결에 짜증을 내며 주섬주섬 옷을 갈아 입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습니다. 벽에 붙은 시계를 보니 새벽 3시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어, 밖에 비오네"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던 아내가 우산쓰고 나가 보라고 해서 우산을 들고 밖으로 나가 보았습니다. 문제의 차량은 뒷 길에 세워둔 조금 오래된듯한 봉고차에서 나고 있었습니다. 이미 여러 마을 사람들이 나와 웅성거리고 있었습니다.

"아이씨, 아침에 출근해야 되는데 이기 뭐 꼬?"

사람들은 제각기 우산을 들고 나와서서 한마디씩 내 뱉었습니다. 시간이 꽤나 오래 된거 같은데도 차량 주인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있었습니다. 저는 화가나서 112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여기 동부초등학교 앞 동서빌라 뒷 길인데요. 승합차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나요. 와서 차량 좀 가져 가세요"

전화를 한 후 경찰차가 오기를 기다리는데 앞 집 2층에서 여성분이 내려 오더니 1층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제서야 1층 불이 켜지고 사람들이 몰려 나왔습니다. 그 중 나이가 지긋한 남자분이 승합차 오른쪽 바퀴 쪽으로 몸을 굽히고 뭔가를 만지작 거리더니 시끄러운 소리가 중단되었습니다.

"아저씨 이기 뭔교? 잠 도 못자게. 아침에 출근도 해야 하는데... 에이"

아저씨와 그 가족으로 보이는 분들이 우산들고 선 마을 사람들에게 연신 미안하다며 굽신 거렸습니다.

"이게 비가 와서 합선이 되었나 봅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그런 줄 알았으면 작동기를 꺼 놓든가 했어야지 이게 뭡니까. 경찰에 신고까지 했잖아요"

마을 사람들은 그렇게 한마디씩 하고는 각자 집으로 다시 들어갔습니다.

요즘 그런 일이 종종 일어납니다. 차량 도난 방지를 위해서 설치해 둔 장치 때문에 가끔 이렇게 마을 사람들이 피해를 보곤 하지요. 발로 툭 차기만 해도 꽥꽥거리는 차량들이 많더군요. 기계문명 발달이 그다지 좋은 것만은 아닌거 같습니다. 오늘 새벽처럼 비오는 날이면 혹가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또 일어나지 말라는 법 없으니까요.

오늘 하루 출근해서 작업하는데 참 힘든 하루를 보냈습니다. 차에다 도난방지용 장치를 설치한 분들은 한번쯤 장치 고장 유무를 살펴 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우리마을서 일어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말이지요.


태그:#승합차, #고장, #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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