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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세도 못낸 동생, 어떻게 5억 빌려줬나"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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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 13일 밤 11시10분]

천성관 후보자 '버티기', 힘 없이 끝난 인사청문회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1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대검 관계자들과 답변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1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대검 관계자들과 답변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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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밤 10시40분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가 모두 끝났다. 점심시간을 빼고 8시간 40분 동안 이어진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송구스럽다", "모른다"는 천 후보자의 '모르쇠'와 버티기에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하고 퇴장해야만 했다.

민주당은 천 후보자의 28억7000만원짜리 고급 아파트 구입대금 의혹과 채권자인 박경재씨와의 관계를 집중 추궁했다. 하지만 천 후보자는 "15억5000만원을 빌렸지만, 박경재라는 사람을 잘 모른다", "해외 동반 골프여행을 간 적 없다", "아파트 구입대금은 모두 수표로 건너가 금융자료가 없다"는 식으로 교묘히 피해갔다.

연봉 8000여만원과 기타 소득 등 연수입이 1억여원인 천 내정자가 월 이자만 600만~700만원을 내야 하는 23억5000만원의 빚을 선뜻 떠안을 수 있었던 근거도 잘 드러나지 않았다. 천 후보자는 "15억짜리 신반포 아파트를 팔아서 충당하려 했다"고 답했지만, 석연찮은 대목은 여전히 남아 있다.

고급 아파트뿐 아니라 시가 6000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차량 '제네시스' 무상 사용 의혹, 호화 백화점 회원권, 3000불짜리 샤넬 핸드백 등 천 후보자 부인의 명품 구매 자금 등도 도마에 올랐지만, 천 후보자는 사생활 보호와 법적 이유를 들어 자료제출을 거부했다.

핵심 증인 박경재씨의 불출석도 문제가 되고 있다. 민주당에 따르면, 박씨는 인사청문회 증인 채택 전날인 지난 7일까지도 야당 의원들을 만나 "청문회 증인에서 빼달라"고 로비를 벌였다고 한다. 하지만 다음날인 8일 인사청문회 증인과 참고인이 결정되자, 일본으로 전격 출국했다.

야당은 이 과정에서 천 후보자가 모종의 역할을 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인사청문회에서 곤란해질 것을 예상한 천 후보자와 검찰이 박씨를 빼돌리지 않았느냐는 의혹이다. 민주당은 인사청문회에 불출석한 박씨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인사청문회는 끝났지만, 앞으로 경과보고서 및 결과보고서 채택 등 절차가 남아 있어 천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계속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사위는 14일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고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채택하기로 했다.

[6신 : 13일 밤 9시 40분]

증인 박경재씨 '일본 출국' 확인, '부실 청문회' 전락
야당 "청문회 무시하나"- 여당 "자료제출 응하지 말라"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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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고급 아파트 구입 대금 출처 의혹을 밝혀줄 증인 박경재씨가 지난 8일 일본으로 출국한 사실이 확인됐다.

유선호 법사위원장은 이날 저녁 8시 속개된 인사청문회에서 "법사위 입법조사관들을 박씨의 자택과 직장으로 보내 동행명령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자택에는 아무도 없었다"고 밝혔다. 또 "직장에서 확인한 결과, 박씨는 지난 수요일(8일) 일본으로 출국했고, 내일(14일) 귀국할 예정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날 인사청문회는 알맹이(증인) 없이 맥빠진 인사청문회로 끝날 수밖에 없게 됐다. 법사위는 인사청문회 증인 출석을 기피한 박씨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유 위원장은 "불출석한 증인에 대한 처리는 여야 간사간 합의로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인사청문회 초반부터 논란이 됐던 천 후보자와 검찰의 무성의한 자료 제출과 증인 불출석은 '부실 청문회'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박영선 "금융소득자료 제출하라"... 천성관 "검토해 보겠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회의가 속개되자마자 "천 후보자가 본인의 금융자료를 실정법상 개인 금융자료이기 때문에 제출하지 못하겠다고 한다"며 "인사청문회에서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 실정법 뒤에 숨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박 의원은 "소득과 지출의 불균형을 들여다보기 위해 2007년 금융소득 자료를 제출해 달라"는 취지로 요구했다. 하지만 천 후보자는 "공직자 재산공개 때마다 모두 제출하고 있다"며 사실상 자료제출을 거부했다.

이에 박 의원이 "12월 31일 기준 자료 외에 1년간 금융소득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거듭 요구하자 천 후보자와 여야 의원간 설전이 벌어졌다. 천 후보자는 "(고급 아파트 관련) 금융거래는 모두 수표로 직접 (집주인에게) 건너갔기 때문에 (내 계좌에) 금융자료가 없다"고 답했다. 유선호 위원장이 "그 말이 아니라 후보자와 배우자, 직계존비속 소득거래를 제출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해주자 천 후보자는 "(자료제출을) 검토해 보겠다"고만 답했다.

이를 옆에서 지켜보던 한나라당 의원들은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주영 의원은 "몇년도의 모든 금융자료를 다 내라는 것은 지나치다"며 "개인자료라면 후보자라도 거부할 수 있다고 본다"고 옹호했다. 장윤석 의원도 "청문회를 여러 차례 했지만 본인 금융자료 일체를 내라고 한 적은 한번도 없다"고 거들었다.

"박경재씨 일본행, 방조 혹은 종용하지 않았나"

유 위원장의 중재로 인사청문회가 일단 계속되기는 했지만, 여야간 부실 자료 제출 공방은 인사청문회 내내 끊이지 않았다. 같은 당 주성영 의원은 천 후보자에게 대놓고 자료 제출을 거부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금융자료를) 전부 제출하라고 하는 것은 인사청문회가 아니라 수사다, 인사청문회도 룰이 있다"면서 "천 후보자는 양당 간사가 자료제출에 응하라고 해도 응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인사청문회 직전 일본으로 넘어간 박씨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의혹제기도 이어졌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15억5000만원 빌려준 게 떳떳하고, 차용증 쓴 게 떳떳하면 왜 박씨는 나오지 않느냐"며 "천 후보자가 나서서 정당하게 증언하라고 해야 하지 않았느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천 후보자는 "나도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답했다. 발끈한 이 의원이 "뭔가 불리하니까 피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자 천 후보자는 "그런 부분은 잘 모르겠다"고 답을 피해갔다.

친박연대 노철래 의원도 천 후보자 자료가 미흡하다는 점을 들어 "인사청문회를 무시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노 의원은 또 증인 박씨가 나오지 않은데 대해 "천 후보자가 정말 떳떳하면 증인으로 나와서 깔끔하게 해결해야 했다고 본다"면서 "(천 후보자는 박씨가) 일본에 간 것을 방조하거나, 심하게 말하면 종용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며 비난했다.

하지만 천 후보자는 "준비 부족은 인정하지만, (고급아파트 구입대금은) 큰 문제 안 될 것으로 봤다"며 "준비가 부족했다면 송구하다"고만 답하며 비난을 여유있게 피해갔다.

저녁 8시 속개된 인사청문회는 법사위원들의 보충질의와 재보충질의까지 이어지면서 밤늦게 끝날 것으로 보인다.

[5신 : 13일 오후 6시50분]

'15억5000만원' 주인 박경재 증인 출석 안해... 맥빠진 참고인 진술 청취

▲ 박지원 "호화결혼식과 명품쇼핑, 천 후보자는 강부자"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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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1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1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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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께부터 증인-참고인 신문이 시작됐지만 핵심 증인인 천 후보자의 지인 박경재씨가 출석하지 않아 '맥빠진' 참고인 질의만 진행됐다.

민주당은 참고인 진술 청취 시작 전 법무부에 증인 박씨의 불출석 문제를 항의했다. 민주당은 "중요 증인의 소재도 파악하지 못하고, 출입국관리 기록도 볼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지만 별다른 소용은 없었다. 한나라당은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같은 중요한 일정을 늦춘 민주당과 법사위원장에게도 잘못이 있다"며 법무부 편을 들었다.

결국 한나라당 장윤석 간사와 민주당 이춘석 간사가 협의해 박씨에게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고 참고인 진술 청취를 우선하기로 했다. 유선호 법사위원장은 "양당 간사간 합의로 증인 박씨에게 저녁 8시까지 출석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진 참고인 신문에서는 지루한 질문만 오고 갔다. 여야 의원들은 참고인으로 출석한 윤석정 대한변협 부회장, 이창민 법조기자클럽 회장, 이동환 병무청 산업지원과장, 장주영 민변 부회장을 상대로 천 부회장의 도덕성과 자질, 용산참사 논란, 아들 병역 의혹 등을 질문했지만,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한나라당측 참고인으로 나온 윤석정 부회장과 이창민 회장은 "천 후보자의 경력과 친화력, 조직 장악력으로 볼 때 검찰총장 직무수행에 적합하다"고 적극 옹호했다. 반면 장주영 부회장은 "검찰의 용산참사 수사 과정과 결과를 볼 때 부적격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오후 6시25분 참고인 신문을 마친 법사위는 정회됐다. 유선호 위원장은 "저녁 7시30분에 속개하겠다"며 정회를 선포했다.

[4신 : 13일 오후 5시40분]

용산참사 유가족들 "용산참사 해결하라" 기습 시위

용산참사 유가족들이 13일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장에서 용산참사 수사기록 공개를 요구하며 기습시위를 벌이다 경위들에게 끌려나오고 있다.
 용산참사 유가족들이 13일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장에서 용산참사 수사기록 공개를 요구하며 기습시위를 벌이다 경위들에게 끌려나오고 있다.
ⓒ 인터넷시사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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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5월 결혼한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아들이 검소한 결혼을 했다는 점을 들어 천 후보자의 청렴성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진실이 드러나면서 결국 부메랑이 됐다.

주 의원은 "아들 결혼 때 청첩장도 안 돌렸다는데 사실이냐, 결혼을 어디서 했냐"고 물었고, 천 후보자는 "(청첩장 돌리는 것을) 아들도 원하지 않았고 나도 원하지 않았다. 조그만 교외에서 5월에 했다"고 답했다.

이에 주 의원은 "누구는 봉하마을에서 결혼도 하고 정치인들도 자기 지역구에서 결혼을 하면 하객이 수천명에 이르고, 하객 한사람이 10만원씩 축의금을 내면 얼마냐"며 "청첩장을 돌렸으면 빚도 갚고 제네시스 승용차도 사고 했을 텐데 왜 안돌렸나. 딱하다"고 반어법을 동원해 천 후보자의 청렴성을 돋보이게 했다.

그러나 얼마 안 가 천 후보자 아들의 '조그만 교외에서의 결혼'의 실체적 진실이 드러났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 아드님이 결혼식을 교외에서 했다고 했는데, 워커힐 W호텔 아니냐"고 물었다. 천후보자는 "예, 야외에서 했습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워커힐 W 호텔은 서울 광장동에 위치한 최고급 6성 호텔이다.

박 의원은 "워커힐 W 6성 호텔에서의 결혼, 초호화 아파트, 잦은 해외 골프여행, 고가 명풍 쇼핑, 위장 전입, 23억5천만원을 빌려 아파트 살 수 있는 사람이면 국민들이 '강부자'라고 하겠느냐 서민이라고 하겠느냐"고 천 후보자를 질타했다. 천 후보자는 "아파트 구입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그런 점에서 신중치 못한 것 반성하고 있다"고 답했다.

"용산참사 수사기록 공개, 헌법재판소 판단 따르겠다"

용산참사 유가족들이 13일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장에서 용산참사 수사기록 공개를 요구하며 기습시위를 벌이다 경위들에게 끌려나오고 있다.
 용산참사 유가족들이 13일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장에서 용산참사 수사기록 공개를 요구하며 기습시위를 벌이다 경위들에게 끌려나오고 있다.
ⓒ 인터넷시사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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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청문회장에서는 용산참사 유가족이 검찰이 비공개하고 있는 용산참사 수사기록 3000쪽의 공개를 요구하는 돌발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손범규 한나라당 의원의 질의가 진행되던 오후 3시 27분경 방청석에 앉아 있던 남녀 2명이 갑자기 일어나 "용산참사 해결하라"고 적힌 구호를 수차례 외쳤다. 이날 손 의원은 용산참사 수사기록 미공개와 관련, '개인 사생활침해 때문에 공개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질의했다. 

기습시위자들은 '용산참사 해결하라' '검찰 수사 기록 3000쪽 공개하라'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항의하다가 20여초 만에 국회 경위들에게 들려서 밖으로 쫓겨났다.

이중 남성 시위자는 용산참사로 숨진 철거세입자 고 이상림씨의 아들로, 검은 상복에 상주 완장을 차고 청문회장 방청석에 앉아 방청을 하다가 이같은 시위를 벌였다.

천 후보자는 이날 용산참사 수사기록 공개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따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유선호 법사위원장은 이날 오후 후보자에 대한 추가질의를 마치면서 "법원이 공개를 허용했는데도 재판의 당사자인 검찰이 이것에 불응하는 것은 재판을 거부하는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에 천 후보자는 "법원에서 결정에는 검찰쪽 주장이 반영되지 않고 변호인의 주장만 받아들여 그렇게 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그것에 대한 헌법 소원이 제출돼 있으니 헌법재판소에서 합리적인 결론을 내주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3신 : 13일 오후 4시]

"주민세도 못낸 동생, 어떻게 5억 빌려줬나"
줄줄이 터지는 새 의혹... 당황스런 천 후보자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1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대검 관계자들과 답변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1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대검 관계자들과 답변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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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문회가 진행될수록 야당 의원들의 공세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오후 2시 재개된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은 천 후보자가 동생에게 빌렸다는 5억원의 실체와 부인 김영주씨의 제네시스 승용차 무상 사용 의혹을 끈질기게 물고늘어졌다.

특히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오전 인사청문회에서 천 후보자가 내놓은 답변을 뒤집는 증거자료를 들고 나와 매섭게 따지고 들었다. 천 후보자의 얼굴에는 당혹스러움이 묻어났고, 답변도 명확치 않게 늘어졌다.

박 의원은 천 후보자의 부인 김씨가 임대(리스)한 제네시스 승용차의 보증금을 작년 5월 김씨가 직접 냈다는 서류를 찾아내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천 후보자는 2009년 6월 22일 제네시스 차량을 승계했다는데, 작년(2008년) 5월 29일 부인 김씨가 차량보증금 1780만원을 낸 것으로 나온다"며 "어떻게 된 것이냐"고 따졌다.

이는 "지인 회사가 임대한 차량을 올해 6월부터 승계받았다"며 무상사용 의혹을 부인해 온 천 후보자의 주장과는 다른 사실이다.

박 의원이 "작년부터 부인이 보증금을 냈다"고 몰아붙이자 천 후보자는 당혹스러운 듯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했다. 급기야 그는 "캐피탈 회사에서 자기네 절차대로 진행한 것"이라는 동문서답을 내놨다.

박 의원은 "이는 '제이유 사건' 당시 상품구매담당 이사가 수입차량을 자신의 아내에게 10여개월 사용하게 해 배임죄로 기소된 것과 똑같은 케이스"라며 계속 공세를 퍼부었다. 이에 대해 천 후보자는 제대로 답변하지도 못했다.

천 후보자의 동생 성훈씨가 빌려줬다는 5억에 대해서도 박 의원은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동생 성훈씨가 종합소득세나 주민세 조차 못 내서 체납했는데, 체납 사유가 "재산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

박 의원은 "(천성훈씨의) 체납증명서를 떼 봤더니 재산이 없기 때문에 세금 안낸 것으로 돼 있다"면서 "세금도 못낸 사람이 어떻게 5억원을 빌려주느냐"고 언성을 높여 따졌다.

이에 대해 천 후보자는 "동생에게 물어봤더니 전산처리가 잘못됐다고 하더라, 전부 다 냈다고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서울시 자료에는 '무재산 결손처리'로 돼 있는데, 그럼 서울시가 잘못했다는 것이냐"고 되받았다.

박 의원은 또 5억원이 동생 성훈씨가 대주주로 있다는 덕원트레이딩의 부당한 거래를 통해 조성된 자본금의 일부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는 2008~2009년 사이 천 후보자 가족의 수입-지출 대차대조표를 만들어 와서 의혹을 추궁했다. 이 의원은 "증빙서류만 갖고도 천 후보자의 2년간 수입과 지출을 계산하면 출처없는 돈이 1억여원이나 된다"면서 "후보자에게 다른 후원자가 있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하지만 천 후보자는 "그런 것은 전혀 없다"며 "내가 정확히 계산해보지 못했는데 자료를 주면 살펴보겠다"고 답을 피해갔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감싸기는 계속됐다. 장윤석 의원은 "공직생활 25년 만에 아파트 1채라면 상당히 청렴하고 검소한 공직생활 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이번에 1채 뿐인 아파트를 (결혼한 아들과 함께 살려고) 늘려가느라 생긴 문제 때문에 얘기가 나오는데, 결혼한 아들과 함께 산다는 것은 천 후보자가 평소 가정교육을 철저히 했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한껏 추켜세우기도 했다.

[2신 : 13일 오후 2시]

천성관, 15억 빌린 박씨와 해외골프에 명품까지
박지원 의원 폭로... 포괄적 뇌물 수수 의혹 제기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1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한 뒤 물을 마시고 있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1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한 뒤 물을 마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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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알게 된 지인'이라며 빌린 돈의 대가성을 부인하고 있는 박아무개씨가 천 후보자와 함께 해외로 골프 여행을 다녔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박 의원은 이와 함께 천 후보자의 부인이 박아무개씨와 함께 공항 면세점에서 초고가의 핸드백을 구입한 것을 지적하면서 '포괄적 뇌물'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관세청에 요청한 자료들이 다 허위로 제출됐는데, 진짜 기록을 입수했다"며 "기록에 따르면 2004년 8월 9일 천 후보자는 박아무개씨와 함께 골프채를 갖고 해외로 출국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천 후보자는 "그런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인했지만, 박 의원은 재차 "천 후보자의 부인은 직업이 없지만 2008년 1월에서 5월까지 3번 해외여행을 다녀왔다"며 추가적인 사실을 공개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이 3번의 해외여행을 다녀오면서 천 후보자의 부인은 면세점에서 각각 3000달러, 3000달러, 1000달러어치의 고가품을 구입했다. 특히 지난 2008년 2월 10일에는 천 후보자의 부인과 박아무개씨가 인쳔공항면세점에서 똑같이 3000달러짜리 샤넬 핸드백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도 천 후보자의 부인이 사들인 고가품에는 60만원짜리 샌들, 구두, 핸드백, 보석, 향수, 속옷 등이 포함돼 있었다고 박 의원은 밝혔다.

박 의원의 의혹 제기는 함께 해외 골프여행을 다녀온 것과, 부인에게 고가의 핸드백을 사준 일 등이 사실상 박아무개씨가 비용을 부담한 것이고, 이는 사실상의 뇌물이 아니냐는 것.

박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서 검찰의 의견은 포괄적 뇌물이라는 것인데 박아무개씨로부터 15억5000만원을 빌리고 해외 골프여행을 같이 가고 샤넬 핸드백 3000달러짜리를 같이 사들고 들어왔다"며 "이 쇼핑리스트를 제출하면 (박씨를) 포괄적 뇌물죄로 기소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천 후보자는 "그분(박씨)과는 전혀 그런 관계가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뇌물 의혹'을 강하게 부인한 천 후보자는 위장전입 사실은 순순히 인정했다. 박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이 위장전입을 해서 자식들을 좋은 학교에 보내려고 한 것처럼 후보자도 위장전입을 한 바 있다"고 말하자 천 후보자는 "네"라고 짧게 답했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1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문을 유선호 위원장에게 전달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1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문을 유선호 위원장에게 전달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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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보다 큰 씀씀이... 조순형 "23억 빚진 사람이 6천만원 차 계약?"

천 후보자의 '수입에 비해 큰 씀씀이'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포화도 빗발쳤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천 후보자가 28억7000만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진 총 23억 5000만원의 빚을 언급하면서 "이자비용만 월 517만원 정도로 추정되고, 천 후보자의 월급이 한 달에 600~700만원 정도 되는데 이자를 어떻게 감당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천 후보자는 "(월급 액수를) 정확하게는 알고 있지 못한다"며 "아들도 (돈을 벌고) 있고, 며느리도 (돈을 벌고) 있어서…"라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은 다시 "2006년 총급여는 808만원인데 신용카드 사용액은 1803만원, 예금은 2263만원이고, 2007년 총급여는 2288만원, 신용카드는 2624만원, 예금은 4722만원, 2008년 총급여는 2962만원, 신용카드는 3634만원, 예금은 7148만원"이라며 "어떻게 된 일이냐"고 다그쳤다.

천 후보자는 "신용카드는 회사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먼저 쓰고 나중에 청구해서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지만 박 의원은 "개인 신용카드인데 그럴 수 있느냐, 입증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은 "하이츠 아파트를 사기 위해 빌린 돈의 이자를 내가 계산해보니 한 달에 800만원이고, 제네시스 차량을 지난 6월에 리스하기 전에는 사려고 계약서까지 썼다"며 "23억원의 빚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6000만원짜리 차를 계약하느냐, 기대되는 큰 수입이 있느냐"고 물었다.

조 의원은 또 '자신의 변제 능력 행위를 초과해 제3자의 채무보증을 서지 말 것'을 정해놓은 검사윤리강령을 언급하면서 "이 조항은 검사가 빚을 많이 지면 공무 수행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빚을 많이 지지 말라는 취지"라며 "어떻게 서울 중앙지검 190명의 검사의 수장으로서 솔선수범하고 근검절약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천 후보자는 "앞으로 잘하겠다"고 답했지만, 조 의원은 "이 자리는 후보자가 앞으로 뭘 바로잡겠다고 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후보자의 공직 24년 전반에 대해 검찰총장으로서 적격한지를 평가하는 자리다. 왜 자꾸 앞으로 잘하겠다고 하느냐"고 일축했다.

[1신 : 13일 낮 12시 4분]

"포괄적 뇌물죄" -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추궁하는 야당, 감싸는 여당, 피해가는 천성관 후보자

이춘석 민주당 의원이 13일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천 후보자의 신사동 H아파트 매입 경위와 관련, 구입자금 출처에 대해 추궁하고 있다.
 이춘석 민주당 의원이 13일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천 후보자의 신사동 H아파트 매입 경위와 관련, 구입자금 출처에 대해 추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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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유선호)에서 열린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예상대로 천성관 후보자의 28억원대 고급 아파트 매입 의혹이 가장 큰 쟁점이 됐다.

민주당 등 야당은 천 후보자가 지인인 박아무개씨로부터 15억5000만원을 빌린 게 '포괄적 뇌물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천 내정자의 재산 신고액이 14억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청렴한 검사'로 추켜세우며 적극 옹호했다. 이에 따라 천 후보자의 재산형성 의혹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천 내정자에게 거액을 빌려준 지인 박씨가 인사청문회를 거부하고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아 야당의 공세는 무력화될 처지에 놓였다. 민주당은 증인 박씨의 출석거부를 비난하면서, 오후 인사청문회 출석을 거듭 요구했다.

주성영 "천 내정자, 보기 드물게 청렴한 검사"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13일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법사위 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13일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법사위 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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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인사청문회 첫 질의자로 나선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천 내정자의 공안 전력을 적극 옹호했다. "검찰총장이 되면 남루한 옷을 입고 탐관오리를 척결하는 암행어사와 같은 검찰이 되도록 부탁한다"고 말문을 연 주 의원은 천 내정자를 "국가를 위해 묵묵히 일한 검사"로 추켜세웠다.

그는 "천 내정자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때 공안부서에 근무했는데, 오히려 그때 분들이 천 내정자를 변호하고 추천해야 마땅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천 내정자의 재산 의혹에 대해서도 "검사생활 24년 만에 재산이 14억, 15억밖에 되지 않는 것은 보기 드물게 청렴하게 살아왔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홍일표 후보는 "서민들은 몇 천만원 빌리는 것도 쩔쩔 매는데 지인인 박아무개씨가 15억원을 그냥 빌려줬겠느냐,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 천 후보자를 추궁했다.

하지만 천 후보자가 "국민들에게 송구하다"고 거듭 고개를 숙이자 "앞으로 반성해야 한다"고만 말하고 더는 묻지 않았다. 홍 의원은 천 후보자에게 "부동산 투기도 안 하고 재태크도 할 줄 모르는 청렴한 사람인 것 같다"는 칭찬도 덧붙였다.

한나라당 박민식 의원도 "내가 보기엔 재산 문제는 특별한 것 없는 간단한 얘기"라며 "집을 내놓았는데, 팔리지 않아서 여러 가지 논란이 생긴 것 일 뿐"이라고 천 내정자를 변호했다.

반면 야당은 천 후보자의 도덕성을 물고 늘어졌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천 내정자가 15억5000만원을 빌렸다는 박씨의 차용증서는 8억원밖에 기재돼 있지 않다"며 "차용증서를 믿을 수가 없다"고 추궁했다. 친박연대 노철래 의원도 "천 내정자는 15억원이나 빌려 준 박씨의 재산이 얼만지도 모른다는데, 말이 되느냐"며 "이 정도면 포괄적 뇌물죄 수준"이라고 몰아붙였다.

하지만 천 내정자는 "(포괄적 뇌물죄는)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답변하며 공세를 피해갔다.


태그:#천성관, #인사청문회, #법사위, #고급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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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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