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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날달 24일의 일이다. 시간이 꽤 지났지만 아직도 내게는 잔잔한 감동으로 남아있어 소개한다. 내가 근무하는 서울경찰청 경찰악대에서는 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 거주하는 초등학생들과 중학생들 가운데 평소 음악에 대한 애정과 소질은 있지만 전문적으로 노래를 배울 수 없거나 악기를 다룰 수 있는 상황에 있는 학생들과 더욱 전문적으로 교육을 받고자 하는 학생들 129명을 선발해 윈드 오케스트라와 고적대를 구성했다.

환한 모습의 슈퍼주니어 멤버들(이특,강인,은혁)
▲ 인기가수 슈퍼주니어 환한 모습의 슈퍼주니어 멤버들(이특,강인,은혁)
ⓒ 박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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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창단식이 있었던 날이다. 창단식에서는 사전에 한 달 넘게 경찰 악대와 함께 매주 주말을 이용해 전문적인 레슨을 통해 처음으로 합주를 하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먼저 경찰악대 대원들과 윈드 오케스트라의 합주곡은 새싹들이다(동요)와 앞으로(동요)의 합주곡을 감상할 수 있었다.

어린이 윈드오케스트라 대원들의 연주
▲ 어린이 경찰악대 어린이 윈드오케스트라 대원들의 연주
ⓒ 박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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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고적대의 행진곡 도레미에 맞춘 멋진 동작을 볼 수 있었다. 더욱이 이날 행사에는 오프닝으로 인기가수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중 세 명이 함께했다. 참으로 뜻 깊은 자리였다. 나는 그들의 행사 진행을 돕는 일을 담당했다.

어린이 고적대의 힘찬 행진과 연주
▲ 어린이 경찰악대 어린이 고적대의 힘찬 행진과 연주
ⓒ 박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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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진행은 오후 3시 30분부터 2시간동안 진행되는 행사였다. 슈퍼주니어 멤버들은 3시 20분부터 10분 동안 어린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들이 생각하는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자리였던 것이다.

어린이 경찰악대와 경찰악대 대원들의 합동 공연
▲ 어린이 경찰악대 어린이 경찰악대와 경찰악대 대원들의 합동 공연
ⓒ 박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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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그들은 3시경에 도착했다. 그룹의 리더인 이특과 강인 그리고 은혁이 참여했다. "안녕하세요?"라는 나의 짧은 인사에 그들은 환하게 웃으며 농담까지 건네는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밝은 사람들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먼저 나는 행사의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오늘 행사는 저희 경찰 악대가 어린이들과 함께 연주를 하고 앞으로 그들에게 정기적으로 악기도 가르쳐주기 위해 학생들을 선발해 창단식을 갖는 자리입니다. 특히, 평소 악기를 잘 다루던 학생들도 있지만 상당히 비싼 악기들이 많아서 배울 수 없는 형편에 있는 학생들에게는 무료로 레슨도하고 악기도 빌려줘서 악기를 다룰 수 있도록 하는 취지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슈퍼주니어 멤버인 강인군은 "정말 좋은 취지네요. 사실 저도 어려서 멋진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악기를 배우고 싶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렸지만 너무 비싼 악기라 배울 수 없었거든요. 더 많은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좋겠어요"라며, 자신의 생각을 얘기해 줬다.

"물론이죠. 또한 이들을 가르쳐주는 저희 경찰악대 대원들의 실력도 상당합니다.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한 대원들입니다. 예를 들어 한 대원은 오스트리아 국립음대에서 석사까지 마치고 군대에 입대한 친구인데 아이들에게 인기도 많고 레슨을 선생님으로 부족함이 없더라고요"라며 저는 살짝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이특군은 "정말 웬만한 음악 전문학원에서 배우는 것보다 더 잘 배울 수 있겠는데요. 경찰이 이런 일도 한다는 게 신기해요"라며 환하게 웃어줬다.

사실 나는 그들을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아이돌스타로 <슈퍼주니어>가 워낙 유명하고 큰 행사들만 하기 때문에 그들이 조금은 귀찮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그들은 시종일관 너무도 환하고 밝은 모습이었다. 더욱이 이런 자리에 아이들을 위해 같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에 기뻐하는 듯했다.

인기가수 슈퍼주니어 등장에 환호하는 어린이들
▲ 어린이 경찰악대 인기가수 슈퍼주니어 등장에 환호하는 어린이들
ⓒ 박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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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됐든 그렇게 그들은 무대에 올랐다. 그런데 그들의 진정한 가치는 무대에서 더욱 빛났다. 물론 깜짝 놀란 아이들의 환호도 대단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음악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돌아가며 나눴다. 그러던 중에 강인군은 "여러분은 음악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음악이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힘이 있고 힘든 일이 있는 자신에게는 좋은 처방약이란 생각을 하거든요. 더욱이 여러분은 열심히 악기를 배워서 어려운 친구들을 위해 공연도 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앞으로 여러분의 멋진 공연이 기대돼요. 어쩌면 여러분과 저희는 친구일지도 몰라요. 그렇죠?"라는 말에 모든 어린이들의 함성이 이어졌다.

인기가수 슈퍼주니어는 오히려 내게 큰 감동을 줬다
▲ 슈퍼주니어 인기가수 슈퍼주니어는 오히려 내게 큰 감동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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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가 더 큰 감동을 받았다. 나는 평소 연예인도 하나의 직업이라고만 생각했지 아이들에게 이번처럼 희망과 꿈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별로 못했었다. 물론 연예인분들 가운데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다양한 봉사와 기부를 통해 사회에 많은 이바지를 하고 있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어찌됐든 10여 분동안 슈퍼주니어 멤버들을 보면서 그들이 진심에서 건네는 한마디 한마디를 통해 제 스스로 큰 감동을 받은 하루였다. 그들의 멋진 활동을 앞으로도 쭉 기대한다.

그리고 늦게나마 큰 감동을 준 <슈퍼주니어> 멤버들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앞으로 어린이 윈드 오케스트라는 정기적인 공연을 통해 우리 주변의 어렵고 힘든 친구들을 찾아가 음악을 통해 든든한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 그들의 멋진 활약을 기대했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 개인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미디어 다음 블로그에도 게재했습니다



태그:#슈퍼주니어, #경찰, #어린이, #윈드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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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경찰청에 근무하고 있으며, 우리 이웃의 훈훈한 이야기를 쓰고 싶은 현직 경찰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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