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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여름 날씨를 보이는 가운데 경남 거창지역의 불상을 찾아 나섰다. 거창은 지역 특유의 불상들이 양식을 유지하고 있어 보물급 불상이 많은 곳이다.

 

거대한 바위면에 새겨진 마애삼존불

 

금원산 자연 휴양림내 문바위를 지나 있는 보물 제530호 가섭암지마애삼존불상은 바위면 전체를 배 모양으로 파서 광배를 만들고 그 안에 삼존불 입상을 새겼다.

 

중앙의 본존불은 얼굴이 비교적 넙적하며, 얼굴에 비하여 작은 눈·코·입, 밋밋하고 긴 귀 등에서 토속적인 인상을 풍긴다.

 

 신체의 표현과 좌우로 벌린 발 등에서 고려시대의 초기 불상임을 알 수 있다.  좌·우 협시보살은 본존불과 거의 같은 형식으로 조각되었지만 어깨의 표현이 본존불보다는 부드러운 곡선을 하고 있다. 연꽃무늬 대좌와 좌우로 뻗친 옷자락 등은 삼국시대의 양식과 비슷하지나 형식화되어 있다.

 

옆의 명문 글자 중의 천경원년십월은 고려 예종 6년(1111)에 해당되어 그때 조각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거창박물관에는 탁본이 전시되어 있다.

 

강남사지 석조여래입상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322호 거창 강남사지 석조여래입상은 도로변에 이정표가 있으며 마을 내 전각을 지어 보존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마멸이 심하며 큰 광배가 새겨져 있다.

 

 목에는 삼도가 뚜렷하고 양 어깨를 감싸고 입은 옷을 입고 있는 것 같으나 전체적으로 마모가 심해 형체를 알아볼 수가 없다.

 

조각 수법으로 보아 통일신라시대 후기 불상으로 추정된다. 강남사지가 어떤 절인지는 기록에 전하지 않는다.

 

농산리 석불입상

 

보물 제1436호 거창 농산리 석불입상은 주변이 잘 정비되어 있었다. 몇 년전 찾을 때와는 다소 다른 느낌이 든다. 이정표도 잘 되어 있어 이제 찾아 가는데는 무리가 없다.

 

 

전형적인 통일신라시대 불상 양식을 따르고 있으며 신체에 비하여 다소 머리 부분이 큰데 얼굴이 일부 손상되었지만 전체적으로 잘 조각된 것을 알 수 있다. 양어깨를 덮어 내린 통견의 법의는 가슴에서 U자형 옷주름을 이루다 잘록한 허리 부분으로부터 Y자형으로 갈라 이른바 우전왕식 옷주름의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

 

우측 상단부가 깨어져 나간 광배는 불신과 한 돌로 이루어진 주형거신광이다. 거창지역 불상 중 외모면에서 잘 생긴 불상 중 한구이다.

 

양평동 석조여래입상

 

보물 제377호 거창양평동석조여래입상은 주변이 금양사 혹은 노혜사라고 부르는 절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불상 주위에 주춧돌이 남아 있고, 불상 앞에 석등 재료가 흩어져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일대에 사찰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연꽃무늬 대좌 위에 서 있는 형태로 머리 위에 얹어 놓은 큰 돌 둥근 천개는 근래에 만들어진 것이다.

 

 

얼굴은 둥글고 원만하며 눈·코·입 또한 잘 처리되어 있다. 가슴은 당당하지는 않지만 신체의 굴곡이 충실히 드러났으며, 날씬하면서도 우아한 아름다움이 남아 있다. 얇게 걸치고 있는 옷자락에는 U자형의 옷주름이 흐르다가 두 다리에서 긴 타원형을 그린다. 오른손은 내려 옷자락을 잡았고, 왼손은 배에 대어 검지 손가락만 펴고 있다.

 

두 팔은 몸에 붙어 있어 조금은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조각수법으로 보아 통일신라 후기의 불상으로 추정되며 바로 앞까지 차가 간다.

 

상동 석조관음입상

 

보물 제378호 거창 상동 석조관음입상은 거대한 단독 보살상으로 연꽃이 새겨진 8각의 대좌 위에 서 있다. 주변에는 건흥사라는 절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머리 위에는 상투 모양의 머리묶음이 솟아 있을 뿐 보살상에서 나타나는 관은 없어진 상태이다. 밋밋한 얼굴에는 작고 가는 눈, 다문 입이 표현되어 있어서 자비로운 모습과는 거리가 먼 인상이다.

 

 어깨는 각이 져 있고 가슴에 장식된 목걸이와 양 어깨에 걸쳐 입은 천의는 매우 형식적이다. 허리에는 굵은 띠가 있고, 그 아래로는 양 다리에 걸쳐 U자형 옷주름이 엇갈리게 배치되어 있다. 오른손은 몸에 붙여 정병을 들고 있고, 왼손은 가슴에 대어 연꽃봉우리를 쥐고 있다. 조각 수법으로 보아 고려시대에 유행하였던 관음보살상으로 추정된다.

 

주변은 모내기가 시작되었는지 한 참 분주해 보인다. 거창지역의 불상뿐만 아니라 여러 탑과 불교 관련 유적 답사는 다음으로 이어진다.


태그:#거창 가섭암지마애불, #강남사지 석불입상, #상동 석조관음보살상, #거창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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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문화유적을 찾아 답사를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구석진 곳에 우리문화를 찾아서 알리고 문화관련 행사를 좀 더 대중에게 보급하고자 하며 앞으로 우리문화재의 소중함을 일깨워 나아가려고 합니다. 괌심분야는 역사유적, 석조조형물과 민속,고건축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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