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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는 1958년 서울 출생으로 어린 시절 중앙 일간지 기자였던 아버지와 저녁마다 세계지도를 펴놓고 지명 찾기 놀이를 하면서 싹튼 세계일주의 꿈을 이루기 위해 모든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해 왔다.
 
고등학교 졸업 직후 대학 입시에서 보기 좋게 미역국을 먹고 만 그녀는 고교 3년간 저금한 돈을 가지고 우리나라에서 갈 수 있는 맨 끝까지 가보자는 생각에 무작정 제주도로 향했다.
 
눈물 나게 아름다운 그곳의 비경에 황홀해하며 제주도에서부터 시작된 여행은 부산으로, 강릉으로, 설악산으로 이어지며 보름 간의 팔도유람을 무사히 마칠 수 있게 해주었다. 이 때부터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6년간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발이 닳도록 돌아다녔다.
 
고등학교 때 친하게 지내던 캐나다 선교사 덕분에 할 수 있었던 영어 번역과 통역, 과외, 임시 세무 공무원, 클래식 음악실 DJ 등 시간이 허락하는 한 다양한 일을 했다. 뿐만 아니라 바쁜 시간 속에서도 틈틈이 공부한 결과 홍익대 영문과에 특별장학생으로 입학할 수 있었다. 남다른 친화력으로 클래식 음악실 DJ를 하며 인연을 맺게 된 미국인 부부의 도움으로 대학 졸업 후, 미국 유타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국제홍보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학시절 방학을 이용해 유럽으로 아르바이트를 갔을 당시 그냥 돌아올 수 없어 소위 말하는 배낭여행으로 한 도시에서 2~3일간, 한 나라에서 10여 일씩 머물며 주마간산 식으로 유럽 10여 개국을 돌았다. 배낭여행을 통해 자신감을 얻게 된 그녀에게 이 경험은 그녀의 세계 일주 여행을 가능하게 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유학 중 영어, 일어, 스페인어를 공부했고, 이 후 국제 홍보회사인 버슨-마스텔라 한국 지사에서 3년간 근무, 타고난 능력으로 고속 승진의 길을 밟을 수 있었지만 3년 근무 후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고 세계 일주의 꿈을 이루기 위해 회사를 그만 두었다.

 

여행은 현실 속에 안주하고 있는 이들에게 깨달음을 준다. 보다 넓게, 보다 멀리 보라고.

그녀는 세계 각지 구석구석을 7년 동안 여행했다. 비행기로 유명한 관광지를 그저 보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땅이 붙어있는 한 육로로 다닌다'는 나름대로의 원칙 아래 2100여일을 걸어서 다녔고, 또한 '세계의 오지 마을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무엇에 즐거워하고 행복해 할까?' 라는 호기심과 기대로 우리네 고향 같은 작은 마을 찾아 그 곳에 머물며 그들의 집에서 함께 먹고 자면서 그들의 삶의 애환과 고락을 함께 나누기도 하고 세계 각지에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이웃들의 사랑과 꿈, 웃음과 눈물, 세계를 몸으로 느꼈다.

 

그녀는 자신의 저서에서 '여행 중에 만난 오지의 사람들에게서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고 이를 계기로 나의 삶이 완전히 변화하였다'라고 밝혔다. 현재 국제 NGO월드비전에서 긴급 구호 활동 하고 있는 그녀는 이후 여행은 더 이상 즐거움을 주지 않고 이제 그녀의 심장을 뛰게 하는 것은 재해와 전쟁이 일어난 지역에서의 구호 활동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오지를 다닐 때 지키는 세 가지 원칙이 있다고 한다. 육로로만 다니고, 한 곳에서 적어도 일주일 이상 민박을, 마지막으로 한 나라에서는 적어도 한 달 이상 머무르는 것. 그리고 생활은 현지인들과 똑같이 한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손님일까 생각하던 눈빛이 어느새 친근하게 바뀌면서 곧 친구가 되어버린다고 한다.

 

당신은 진정으로 가슴 떨리는 일을 하고 있는가?

그녀는 가장 행복한 사람은 현장에서 그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며 용기란 어떤 일을 시도할 때 두려워하지 않음에서 생기는 것이고 용기의 정도는 자신이 얼마나 그 일을 하고 싶은가하는 열정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인다. 또한 그녀는 그녀만의 인생 시간표에 맞춰서 남과 비교하지 않으면서 그녀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배낭여행이라 생각하면 대학시절이나 20대에만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어떤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에이, 이 나이에 뭘 하겠어." 라는 생각으로 시작도 전에 포기하고 만다. 그녀는 남들보다 대학입학도 6년이나 늦었고 대학원 공부까지 마치고 회사를 그만두고 세계 일주를 시작했을 땐 그녀의 나이 이미 35살이었다. 그러니 '지금 이 나이에' 라는 것은 없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기간이 아닌 마음가짐이다.

 

그녀는 자신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저는 들국화예요. 늦깎이, 그래요. 사실 사람들마다 생애 최고의 시절이 각각 다르잖아요. 어떤 이는 10대, 어떤 사람은 20대에 맞이하지만 저에게는 아직 안 왔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국화라는 거죠. 가을에 피는 한 송이 들국화."


태그:#한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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