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김대중 전 대통령은 21일 오후 서울 이문동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관에서 열린 '동아시아 공동의 역사인식 그리고 평화와 민주주의 번영을 위한 국제학술회의' 개회식 기조강연에서 북한과 미국의 관계에 대해 "북한은 지금 초조해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빌리 브란트와 나, 동방정책과 햇볕정책'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미국 새 정부에서 반가운 소리가 나오기를 기다렸는데 나오지 않으니 그런 것"이라면서 이렇게 진단했다.

 

그는 또 "미국은 동북아 담당 정책라인이 완성되지 않아 정책 스터디도 완성되지 않았는데, 그래서 북한이 급한 것"이라면서 "(이달 초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 지도자들이 '당신이 미국에 잘 얘기해서 빨리 희망적인 메시지를 보내도록 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현재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현 정부가 출범한 이래 남북관계는 급속히 경색되고 날로 악화되고 있으나, 이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판단하는 근거를 묻는 질문에 김 전 대통령은 "이미 북한은 (1994년 북미) 제네바 협정과 (2005년) 9·19 선언에서 핵 포기에 합의했다"면서 "오바마 정권이 자리를 제대로 잡으면 금년 가을부터는 북한과 본격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이 올 여름까지 대북정책라인 구성과 대북정책 재검토 작업을 끝낸 뒤 북미 양자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 대통령도 남북화해 외에는 대안 없어"

 

김 전 대통령은 북한이 "초조한 나머지 '너 죽고 나 죽자'는 심정"이라고 진단한 후 "북한이 우리가 볼 때는 못된 짓을 많이 하는데, 클린턴 대통령도 말했지만 강자는 약자의 입장을 생각하는 도량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 대통령은 북한과 관계개선을 위해 6·15선언과 10·4선언을 실천하고,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하며, 개성공단 내 북측 노동자들을 위한 기숙사 건립 문제를 해결해줘야 한다고 이명박 정부에 촉구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도 6자회담을 성공시키고 남북관계를 화해로 이끄는 그 길을 벗어날 수 없다.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가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과 화해를 추진한) 동방정책이 한발 앞서 성공했는데, 이제는 햇볕정책이 성공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한국외국어대 역사문제연구소와 한국독일사학회가 주최하고 빌리 브란트 재단과 동북아역사재단이 후원한 이날 행사에서 빌리 브란트 전 총리와 맺은 인연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하면서, 전두환 정권 시절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했던 1983년부터 1985년까지 브란트 전 총리와 주고받았던 영문 편지들도 공개했다.


태그:#김대중, #햇벝정책, #동방정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