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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서울 홍대 근처의 한 카페에서 일본의 '백수운동가'이자 <가난뱅이의 역습> 저자인 마쓰모토 하지메(34·오른쪽)와 주덕한 전국백수연대 대표의 대담이 진행되고 있다.
 28일 오후 서울 홍대 근처의 한 카페에서 일본의 '백수운동가'이자 <가난뱅이의 역습> 저자인 마쓰모토 하지메(34·오른쪽)와 주덕한 전국백수연대 대표의 대담이 진행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선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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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의 임금을 삭감해 인턴을 채용한다니 말이 안 된다. 돈 많이 받는 사람들 임금을 깎아야 하는 게 아닌가."

일본의 '백수운동가'이자 <가난뱅이의 역습> 저자인 마쓰모토 하지메(34)는 못 믿겠다는 듯 탄식을 내뱉으며 말했다. 인턴이 몇 개월짜리 임시직에 불과하다는 말을 듣고는 그는 놀랍다는 듯 말을 더 이상 잇지 못했다.

주덕한 전국백수연대 대표는 "청년 실업 대책으로서 실효성이 없다"고 머쓱하게 답했다. 이에 마쓰모트는 "일본 정부 역시 재취업 창구를 만들고 있긴 하지만, 다시 경쟁 사회에 내몰고 있다"며 "큰 의미가 없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28일 오후 서울 홍대 근처의 한 카페에서 열린 마쓰모토와 주덕한 대표의 대담은 한국과 일본의 비슷하면서 다른 청년 실업문제에 대한 비판으로 가득 찼다. 그러면서 이들은 청년실업문제 해소를 위한 새로운 '백수운동'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최근 한국에 출간된 <가난뱅이의 역습>은 가난해도 기죽지 않고 사는 일본 젊은이들의 삶을 다루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기존의 노동 운동과는 다른, 청년실업 문제에 대한 유쾌한 문제제기로 일본에서 마쓰모트는 이미 유명인사가 됐다.

"자기 뜻대로 사는 '아마추어의 반란'이 필요하다"

마쓰모트는 니트(NEET·일하지 않는 젊은이들)와 프리터(Freeter·아르바이트 등 임시직 취업자)로 대표되는 일본의 20대의 삶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들이 갈수록 무기력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20대는 한국의 20대와 꼭 닮아 있었다.

"실업자와 백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원래는 보통 사람들처럼 '제대로 살고 싶다', '경쟁 사회에서 이겨내야 한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제는 조금 달라졌다. 앞으로 전망이 없으니 사는 게 재미없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주덕한 대표는 "한국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자살을 선택하고 있다"며 "실업문제는 사회구조적 문제인데, 개인적인 문제로 환원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말을 받았다.

이에 마쓰모토는 "일본에서도 실업이 자기책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며 "청년 실업이 청년이 게을러서 나타나는 게 아니라는 것과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의 실상을 알려야 한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지금과 다른 생활스타일을 보여줘야 한다"는 그의 말을 들어보자.

"자유롭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트럭 위에 밴드를 싣고 시끄럽게 연주하면서 유쾌하게 춤을 추고, 잠옷 바람으로 밖에 나가고, 돈이 없어도 얻어먹으며 살 수 있는 모습 말이다. 이런 모습 자체가 저항이다. 이는 청년 실업문제를 알려나가는 방식이다. 운동이 진지하면 재미가 없고 관심이 없다."

그렇다면 청년실업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이 있을까? 주덕한 대표는 "공무원 9급 시험 학원에 600명이 들어가는 반이 있는데, 10명 빼고는 다 떨어진다"며 "이들에 대한 해결책이 없다"고 말했다. 마쓰모토는 "사회를 바꾸기 위한 길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대책에 기대면 결국 버림받는다, 우리가 뭔가를 만들어야 한다"며 "청년들을 위한 가게·커뮤니티·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곳에서 사회 흐름에 휘말리지 않고 자기 뜻대로 사는 '아마추어의 반란'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태그:#마쓰모토 하지메, #가난뱅이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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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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